송강호

인물탐구 2007. 4. 9. 04:27

영화는 안봤다. 이 글엔 송강호와 영화의 포스터에 대한 이야기만 담겨있다

송강호
 
그처럼 낮선 얼굴을 나는 본적이 없다
 
눈과 귀가 두개고 입이 하나고 콧구멍이 두개달린, 위상기하학적으로 전혀 나와 다르지 않은 그 얼굴(얼굴? 정말?)은, 마주하는 동안 그리고 외면한 다음 내내 뇌리에 떠다니며 나를 얼떨떨하게 만든다
 
마치 외계인을 보는것 같다.. 라면서 씩 웃어보았지
 
풍경속의 한그루 나무가 시선을 끌지 않듯, 표정같은게 싱겁게 내려앉은 그의 얼굴은 내게 어떤 맥락도 감흥도 해석도 허용치 않겠다는듯 묵묵하게 그저 거기에 있을 뿐이다
 
나는 슬프다
 
왜?
 
고민하다 고민을 시작한 이유마저도 잊듯, 울다가 왜 울었는지 기억조차 나지않듯, 차라리 그의 어느 구석에서 말하기도 민망한 슬픔을 느꼈는지 도무지 알수가 없어서 그냥 슬프다
 
그러나 견디지 못할 정도로 눈물도 말라붙을정도로 슬프지는 않고, 그냥 뭐 슬픈지 아닌지도 알딸딸하게 대충 슬프다
 
늦은 아침과 정오, 그리고 그 사이에 끼인 눈부시고 찌뿌둥한 시각
 
나는, 이른바 퇴근이라는걸 그 어색한 시각에 하고 있었고 그 절차중의 하나로써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하철이 다가와 내앞에 설때까지 닫혀있어야 하는 문에서 그의 얼굴이 보인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밤이되어 집에 들어가 자는 다수의 생활패턴
 
해가 높이 떠있고 목구멍이 칼칼한 타인의 아침은 그러한 고정관념에 위배되는 나를 항상 상기시켜준다
 
아 피곤해
 
나는 늘 무언가를 보거나 혹은 보는척하면서 멍하니 있곤 한다
 
지하철이 들어오기 전 잠깐인가 나는 그의 얼굴을 그렇게 멍하니 쳐다봤다
 
혹시 이 당황스러운 슬픔이 얼굴로 드러났을까?
 
옆에있는 다른 문으로 들어가던 예쁜 누나가 날 쳐다보고 있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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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아햏햏/ 선언 2006. 12. 15. 15:56
세상에 이로운 사람
바퀴축이 차와 바퀴를 잇는다 한들
굴러가는것은 바퀴이고 타고 움직이는것은 차일 뿐이다
내가 큰일을 한다고 자만하지 말 것이며, 많은이를 안다해서 뽐내지 말자
교만한 마음을 품는순간 나는 맥락없는 길고 곧은 막대기가 되어 길바닥에 내동댕이 쳐지게 된다
내가 없다고 안되는 일, 나밖에 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 정성을 더해 보다 훌륭해질 수는 있다
세상에 이롭고 쓸모있는자가 되자
가치있는 일에 땀을 흘릴 수 있는 사람이, 뜻있는 이의 걸음에 기꺼이 발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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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아햏햏/ 혼잣말 2006. 8. 8. 23:57

그를 보며 어떤이들은 여름의 정취를 말하고
 
그를 보며 누구는 외래종의 생태계파괴를 입에 담는다
 
어느땅에 살며 무엇을 먹고 무엇을 믿고 살은 무슨색이며 머리칼의 색과 키와 체취와 언어가 어찌하든 우리는 한가족인데,
 
하물며 저어기 가로수 잎사귀 뒤 그늘녂의 매미가 토종이면 어떻고 먼데서 온 덩치크고 우악스러운 외래종이면 또 어떠하랴
 
 
라이터 반토막만한 검은 친구들이 있다
 
수많은 시인들이 아전인수격으로 이말저말 갖다대고 칭송해준 그녀석이다
 
끈기과 인내의 표상이자 변신의 상징. 매미
 
인간종족 선생은 후학들을 가르치기 위해 매미의 허락도 없이 그들의 삶을 날조한다
 
다른 생물과 무생물을 거짓으로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주제에 그들을 닮기 원하는건 온 세상에 인간밖에 없다
 
그러니까, 나는 매미같은 삶을 꿈꾼다
 
그의 음성은 비록 소리이기에 귀로써만 느끼지만, 그러나 태양과도 같은 찬란함을 뽐내며 나를 눈물짓게 한다
 
이내, 전원이 끊어진 마냥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어느 때 별안간 그의 삶이 끝이 난다
 
자신을 태워 삶을 증명해주던 이름모를 매미에게 애도를...
 
순식간에 그대를 잊고 또다른 매미의 외침에 정신을 팔겠지만,
 
나는 잠깐이나마 너를 흠모했었다
 
나는 매미의 삶을 꿈꾼다
 
나는 매미처럼 살고 싶다
 
나는 매미가 되고 싶다
 
 
어쩌면 나는 어느지역의 외래종으로써 누군가의 감정적 배척을 받을지도 모른다
 
출신과 종족에 구애받지 않고 공평하게 박해를 가할, 소음을 무엇보다 심각하게 꺼려하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물론 음량의 다소에 따라 약간의 격차를 두는것이 더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그중에는 있을지 모른다
 
오늘도 변함없이 건축물의 숲과 식물의 숲을 넘나들며 꺼끌하고 날카로운 노이즈를 뿜어내는 매미
 
 
매미가 있다!
 
그들은 아마 나보다 먼저 매미의 삶을 희망했던 자들일게다
 
매미가 운다!
 
그들 윤회의 굴레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흘러가고 있다
 
매미가 운다
 
졸립다
 
꿈을 꾼다면 나는 매미가 되어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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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아햏햏/ 선언 2005. 11. 21. 07:03
생각이 많아지면 바보가 된다
뭣들하느냐? 당장 생각을 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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