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 와서 역사적인 가치만 약간 있을 뿐 별달리 재미도 없는 "오적"의 김지하는, 포멀한 소개에 따르면 시인이지만 실은 구라쟁이에 막말꾼이며 건달이다

그런데 그양반이 허풍과 허세와 쎈척과 막말에 조예가 깊건말건이 문제가 아니라 왜 재미가 별로 없게된걸까?

교육수준도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인터넷과 명목상 민주주의등의 요인으로 이제 그정도 말장난쯤은 누구라도 쉽게 싸지를 수 있게 되었다는 현실을 일단 베팅해본다

하물며 개나 소만도 못한 초글링도 말글을 자못 비장하거나 대견하게 게시하는 판이다

여담이지만, 알고보니 나랑 동갑이었나 한살 적었나 하던 아흐리만이라는 사람도 그동안 저질렀던 추태를 책으로 벌써 두권이나 엮어냈다더군

나이는 쳐먹고 감동도 자아내지 못하는 기존 논객들은 그렇다면 닥쳐올 밥그릇의 불확정성에 대해 어찌 대처해야 하나?!

사료에 따르면, 토마토의 뒷북으로 인해 고추에 완전히 장악당한 한국 양념씬에서 재료와 조리실력의 부실함을 매운맛으로 만회하는게 의식하지 못하는 상식이라 한다

탁월성과 희소성을 상실한 논쟁꾼들은 그처럼 어쩔 수 없이 경쟁적으로 점점 심하게 짜릿한 막말과 (해학이 수반하지 않는)풍자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복잡하게 뭐가 많이 든 머릿속 알맹이를 꺼내다가 딸랑딸랑 자랑하고픈 그 망측한 욕구, 안그런적이 언제 있었는지 하여간 부조리하고 불공정한 현실, 비기득권 약자층에 편먹어준다는 고결한 자기위안적 정체성등이, 떠들지 않으면 주목받지도 의미를 부여받지도 못하는 글꾼들의 투쟁본능에 불을 끼얹어 유난히 진솔하고 고약한 17대정권을 향해 하나마나한 짓들을 하고있단 말이다

하지만 우리들 감각이 아무리 무뎌지더라도 정도란게 있는 법

게다가 임의의 범주를 정하고 나름 통쾌한 융단폭격을 가해봤자, 우리가 묵시적으로 과녁으로 간주하는 인물 또는 집단이나 계층인자의 개인이 난 아냐하고 신경 꺼버리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

아무리 열심히 강부자니 고소영이니 삽질정권이니 강남복부인이니 자극적인 조어를 갖다 쏴봐야 불타는 로마의 3D그래픽이 나오는 화면을 바라보며 Wii컨트롤러*1를 주물럭대는 상황에 불과하단 말이다

열심히 씹고 토하고 논리를 내세워봤자, 그 얘길 듣고 반성하며 정의란 무엇이고 양심이란 무엇인가 고뇌해야 할 작자들은 꿈쩍도 안한다

애당초 거기까지 우리의 목소리가 전해지지 않는것이 무엇보다 우선하는 이유이고, 용케 눈에 띄게 되었더라도 그들나름의 선입견으로 그저 짖는소리로 필터링되는것이 다음이며,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고 수구친일개독의 짐승을 추종하는 쁘띠들은 어쨌든 지들이 합리적인 중도보수 소시민인줄 알고있으니 여기서 목이 터져라 외쳐대도 그게 자기를 부르는 소리인줄은 꿈에도 모른 채....

...아 싀바 진짜 우울하다



그니까 진정좀 하자

화끈하다고 장땡이 아니고 얼큰할수록 잘 팔리는것만이 아니다

말이 빚어낼 어떤 효과를 보다 강력하게 하고싶은 마음에 다짜고짜 세게 뿜어내고 크게 터뜨리고 독하게 내뱉는건 알겠는데, 당장은 딸딸이라도 친것처럼 개운할지 몰라도 근본적인 우리의 목적을 이루는건 점점 더 힘들어질 뿐이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사람들도 우릴 피해서 저멀리 희미하게 사라져간다

그리고 안개너머 완전히 보이지 않는곳으로 놓쳤다가 우연히라도 다시 만났을 때, 낮선 서로가 승냥이나 뱀처럼 보일지도 몰라

































*1
네로황제.
닌텐도 Wii플랫폼으로 하는 리듬게임은 아직 안나왔음
내가 못 찾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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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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