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강남역을 향했다

졸려서 졸았다가 정신을 들어보니 실신하기 전 비어있던 옆자리에 앉은 사람도 졸다가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대고 있더라구

상황을 알아챈 내 의식에게, 생각이 찰나사이에 기분이 좋아야겠다는 결정을 내렸음을 전해주었다

얼른 자야하므로 일단 이에 관해 질낮고 진심아닌 오해와 변죽을 사절하고 싶음을 밝힌다

그냥, 구상화를 가하지 않고 상황 그대로 누가 내게 기댄게 좋았어

사당역인가 그쯤까지 모르고 같이 졸다가 깨었고, 이후 강남역에서 내릴 때 까지 기꺼운 마음으로 어깨를 내어 드렸다

맞닿은 부위는 어깨였으되 엉뚱하게 찌글린 골반이 좀 불편하지만 별건가?

그리고 그 아저씨는 본의도 아니었겠고 내가 위에 기록한바와 같은 기분으로 살랑살랑 설레이면서 눈빛까지 초롱거리며 꿈질댈 때 문득 잠이 깼다가 모른 체 그자세 그대로 있으려는 것 같았지만, 역시 별거냐?

그래

척추측만증이든 외로움이든 잉여애정이든 기우뚱한 사람들 모두 적당히 잘 찾아서 내옆에 앉았던 그분처럼 무심코든 버팔로같은 애교가 담긴 숄더차징이든 어서 누구에게 기대자

피하면 상심말고 다른데 기대자

나한테 오면 마주 기대줄게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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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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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까지 전해지는것 중 가장 아름답고 그럴싸한 신화에 따르면, 제우스의 벼락에 쪼개어지기 전 우리 인류의 옛 모습은 지금 두명에 해당하는 만큼씩이 붙어있는것이 한 단위였다고 한다

무슨 뿔이 나서 우리를 분리하셨는지, 누가 알까?

그렇기도 하지만, 너와 내가 주지하고 있다시피, 양성생식으로써든 단위생식을 통해서든 번성하는 모든 지구의 생물은 흐트러진 군체로써 한 종을 이루는 것이며 낱낱의 인자들은 때가 오기 전에는 보통 자신이 유리된 조각임을 깨닫지 못 한다

나의 밖에있던, 나를 시작할 때에 내 일부가 아니던 무엇이 나도몰래 안으로 스며들어와 미풍처럼 요령좋게 가장 중요한곳에 자리를 잡는것이, 일반적으로 그 첫단계이다

그 조각의 생애 처음 맞이하는,

이를테면 사랑이리라

그러나 그때까지는, 자각이 날카롭거나 어떤 예지같은걸 못하는 범골인 이상 그저 좋고 말 뿐

심지어 스스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채 착상하기도 전에 내쫒는 사례도 있다

그리고 길지않은 시간이 흘러, 들어온 물질이 갑갑하거나 지겨워져 안에서 용틀임을 치다가 탈출이라도 하는 순간, 그것이 이제 나의 조각이 된 줄로만 알았고 이물질이 주는 내부의 충만함에 전율하던, 그러나 이제 이물질을 잃어버린 조각은 비로소 외면할 필요가 있던 진상과 조우한다

그 때에 달해서야 그리움과 목마름을 경험하여 비로소 알 수 있다

그가 떠난게 아니라 나의 일부가 강제로 분리당한 사건이다

지배종족의 농간으로 어미에게서 떨어진 우리집 작은 강아지가 내 손길에 파르르 떨던 그 때에, 아아 그 아이는 무엇을 느끼게 된 것일까

필시 그것은 오로지 각자의 꿈꾸는 안에서만 작용하는 허구이고 그리고 욕심이라고 할법한 것이리라

모두가 하나같던 시절에 대한 향수

낭만적이고 숭고한, 아름답고, 헌신과 희생을 연상케 하며, 한편 가련하고 무려 착하다고까지 세간 회자되는 가치는, 절대 틀렸다고 본다

그리고인식은, 탐심이다

우리는 존재함을 느낄 수 있는 나의 밖에 모든 것을 원하고 그것에 끌린다

알아보고 상응함은 곧 그것을 원하고 일부에서 나아가 그 전체와 나를 합하고 싶은 그냥 그렇게 뻔하고 당연한 욕망이다

희망차고 허망한 오늘의 밤.

여전히 이상적으로 충족받지 못하리란걸 아는 나의 외로움은 그러나 만에하나의 다행으로 바라보며 가장 사랑할 무엇과 다시 만나게 된다

우리것과 달리 주술의 빠짐없는 배치가 꼭 필요한 아리안어족의 문법처럼, 이제 주어의 자리에 나를 두고 마침표에 앞선 목적지에 그를 두도록 하자

오가는 쌍무의 관계는 이루지 못 할 지언정, 입으로 규정하고 고개를 마주 끄덕여 문장을 성립함이 실패할 망정, 나는 끈기있게 전하리라

동사인 사랑을

우주를 허무를 채우고 있지만 그러나 색도 촉감도 무게도 부피도 없는 유일한 움직임을,

우리 조상들의 몸이 갈라진 이후 명멸해왔던 수없이 동일한 그들처럼,

역사 이전의, 둘이 하나이던 태고에 스스로 오롯하게 자족하던 그것들처럼,

실체가 없는 착란이며 착란의 계약이거나 한쪽의 열망에 대한 방조적 피동에 불과하다 해도, 바치는 정성에 마주 미소지으며 팔벌려 받아주지 아니하고 어느날 미련없이 자리를 놓아두고 떠나신다 할 지라도, 어쩌면 여백에 대해 꾸미어 추측하고 이름을 짓는 형이상학의 삽질일지도 또 모른다만, 그리고 또한 나의 순수한 욕망이 방향을 틀어버리는 허탈한 귀결도 있을 수 있으나, 총소리처럼 나를 충격하는 기쁨이 나를 보다 편케함을 이미 알고 있으니 고개를 들고 뚜벅뚜벅 나는 전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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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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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ubject tonight is Love
The subject tonight is Love
And for tomorrow night as well,
As a matter of fact
I know of no better topic
For us to discuss
Until we all
Die!


Beautiful Hands
This is the kind of Friend You are-
Without making me realize
My soul’s anguished history,
You slip into my house at night,
And while I am sleeping,
You silently carry off
All my suffering and sordid past
In Your beautiful
Hands.

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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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내게는 향수병이 없다

멀리 오래 그리고 돌아오기 힘들게 떠나본적은 없지만, 그럴 것 같다

마찬가지로 나는 특별히 가보고싶은 어떤 곳이 없다

유명한 휴양지, 유서깊은 고도, 극한의 압도하는 조망, 모두 흥미없다

나의 애착이나 호기심이 영역과 지명에 별로 구애당하지 않는것일까

아니면, 세상에 관심이 없는 남자라서 그런걸지도

내 마음에 바로 속한것이 아니면 하찮다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하더라도, 나의 쪼잔한 의식에 닿아있다고 인정되지 않은 그것들은 나의 감동과 애착을 자아낼 수 없다

그러던 놈이 이제는 사람에게서 향수를 느낀다

Perfume의 향수라 하여도 틀리지 않고 좋아보인다

근처를 떠돌다 어떤 내 감관을 간지럽히는 은은함이 있으니 냄새면 어떻고 기억이면 어떠하랴




§ 2 - 팔리아먼트 피는 여자

이것은 매캐하리만치 달고 느끼한 담배다(돌틈에서 사는 토종벌의 독한 꿀맛처럼)

비명에 간, 나보다 제대로 후각쟁이 그루누이라면 분명 이 자취에서 고기안먹는 향긋한 백인소녀를 불에 굽는 모습을 연상 했으리라

엮이어 내가 사적으로 느끼는 흥미는, 다른 무엇보다도 선정적이라고 표현함이 걸맞을 종류이다

그 때, 첫글자 의 입모양을 취하고 후두의 빗장을 놓아 소리가 나오는 순간,

나의 공감각이 작동하여 선지의 비릿걸죽한, 침탈당한 붉음을 연상해낸다

이미 죽어버려 애석하고, 또한 생동감을 찾을 길이 없어 서글픈 심상이란다

조건반사라 해도 틀리지 않을만치 나에게 익숙한 절차이다

이것을 대변하는 색이 푸르기에 부자연도 하다

그러나뭐어때 그 여인의 나른하고 온순한 일상과, 유연하고 보드라울 쓸쓸함을 상상해본다

딱히 탁월은 않으리라 빤히 견적이 나오지만 어쨌든 나든 누구든 서로에게 종사할 즉시의 애틋함으로 엮일 사내라면 만족하기에 충분은 할 나신을 떠올리며 나는 응큼한 감흥에 젖는다

생각은 자유잖아




§ 3 - 생각은 찰나에 속한다

머릿속으로 말처럼 떠올리는, 그만 말로 빚어 입 밖으로 꺼내고 마는 것은 겉으로 삐져나와 세상과 맞닿은 이를 테면 의식의 표피각질에 불과하다

흔히들 안쪽까지 볼 수 있을 기회는 얻지 못한다

코끼리다리의 협소한 겉만 핥아서, 전체의 장엄함과 그 안에 이치를 닮은 움직임이 있음도 모른다

내가 무척 아끼는 책이 있다고 치자(실제로 몇권 있다)

좋아서 수십번을 읽고 되뇌다 어떻게 완전히 외우게 되었다고 한다(물론 그렇게는 못했다)

본적이 없는 사람은 밤을 꼬박 새야 겨우 일단 끝까지 읽어는 볼 수 있되, 어차피 중간중간 잊어버리기도 하고 행간의 이면에서 도도하게 흐르는 뜻을 단박에 알아챔도 기대키 힘들다(나라고 알까?)

(하여간에)

(생각)은 찰나에 속한다

나는 그 책의 모든 알맹이와, 받아들일 수 있는 내 양만큼의 작자의 의도, 그리고 내가 형성한 감상과 교훈과 이어서 나와 내 삶에 대한 적용 그리고 결과, 끝으로 그에게 그것을 전해들으며 즐거워하던 기억까지,

으흠~ 하는 한 순간에 모조리 떠올릴 수 있다

생각은 찰나에 속한다

당연히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이 자리에 앉아 내가 인식한 그만큼에 더하여 나머지 모든 것을 아우른다

(생각은 찰나에 속한다)




§ 4 - 떠올려 쓰려 했던 그 순간 사라져버렸다


이렇게 한줄을 비움으로써, 그리고 이렇게 흰색으로써 표현할 수 있을까

제목처럼 가운데를 비운 괄호기호를 이용하여, 마치 흰 여백이 아닌곳이 바로 글자이고 더 이상 올라갈 수 없음을 깨달은 지점이 곧 정상이었다라더며 넌지시하게 설명을 시도한다면, 가능할까

주상균님께서 생각은 모든 것을 넘어 전혀 새로운 곳으로 갈 수 있다고 하셨지만, 안돼못가

머리가 떡져서 밖에 나가려면 씻어야 하는데 귀찮아서 계속 방안에서 창 열몇개 열어놓고 빈둥대고 있잖아

잠도 아주왕창 퍼잤고 밥도 아까 먹은 것 같고 위장을 포만케 해주는 반죽의 위에 미지근하게 식은 홍차 한잔도 끼얹었겠다

자 이제 또 희망찬 하루인데, 기운이 빠져나간다

배우들이,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나 펀드 작살나고 기르던 개가 오토바이에 밟혀죽은 그날까지 아주 애써서 상상하며 감정을 잡아 눈물을 흘려야 하는 시대가 생각났다

점점 무기력해지고 있어

부른 순간 그렇지 아니하게 되거나 흘러내리거나 휘발된다거나 함에 대해 간신히 전해들은, 그것을 닮고자 함일 터이지

참 지금은 구라로 생리식염수를 채워주더군

이 글도 구라지

노자도 그 옛날 설명을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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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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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적

아햏햏/ 범주화 2010. 1. 25. 08:39


같은 것을 믿으니 교우이고, 같은 것을 원하고 또한 같은 것을 이룰 사명을 각기 받았으니 동지이기도 하다

거창히 말해 같은 것에 속해있기도 하매 식구가 되기도 할 것이며, 그것이 한 여자로 인한 것이었다면 특히 동서형제가 되고 한 남자로 말미암은 연이라면 그러니까 자매가 될 것이다

멋대로 스파게티괴물님의 축수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파스타리안으로서, 물론 기꺼이 남매도 이 대열에 끼워줌이 마땅하다는 부연을 덧붙이고 싶다(모두에게 맥주와 기쁨이 있으라!)

아울러 사랑은 변하거나 움직이거나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천연하게 있었듯이 앞으로도 그대로 있는 것이다

그것의 배타적인 속성이나 면모에 대해 내가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마저 가지고 영역표시하고 다투는 꼴을 묵인하기엔 이미 내가 상상할 수 있는것만 해도 너무 광대하다

They say, 연적이여

겨룸과 견제는 그쯤에서 그만하고 이제 너희끼리도 사랑을 나누라(얼라이도 걸고..)

NASA는 달의 뒷면을 보고싶어서 로켓까지 쏘아올렸다

자신있을지는 모르겠다만 너희가 떠안은 과제는 혼자 지기 너무 크고 엄중하다

앞선자는 끌고 뒤따른자는 밀어주며 함께 봉사하고 나누어 기뻐하자

또한 독실한 유물론자로서 말하건대거기 아무것도 없다

좋은게 좋은거야

R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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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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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 down the silence
Inside my head
Bring back the colors
Were you insane?
Further from where I´ve started
Further to go
Keeping my heart under control

Why do I still feel you? Feel you
And all you´ve got
I still feel you, feel you
All I need is you
All I need is to feel you, feel you


Why did you change your mind and run away?
Thoughts of you by my side
Are starting to fade
I know that you should be mine
So I wont let go
Everyday I´m trying to get close

Why do I still feel you? Feel you
And all you got
I still feel you, feel you
All I need is you
All I need is to feel you, feel you

Stop running all the time
don´t fight the feeling inside
Cause when you try it hard
don´t matter where you go it´s deep in your soul



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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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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