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강남역을 향했다

졸려서 졸았다가 정신을 들어보니 실신하기 전 비어있던 옆자리에 앉은 사람도 졸다가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대고 있더라구

상황을 알아챈 내 의식에게, 생각이 찰나사이에 기분이 좋아야겠다는 결정을 내렸음을 전해주었다

얼른 자야하므로 일단 이에 관해 질낮고 진심아닌 오해와 변죽을 사절하고 싶음을 밝힌다

그냥, 구상화를 가하지 않고 상황 그대로 누가 내게 기댄게 좋았어

사당역인가 그쯤까지 모르고 같이 졸다가 깨었고, 이후 강남역에서 내릴 때 까지 기꺼운 마음으로 어깨를 내어 드렸다

맞닿은 부위는 어깨였으되 엉뚱하게 찌글린 골반이 좀 불편하지만 별건가?

그리고 그 아저씨는 본의도 아니었겠고 내가 위에 기록한바와 같은 기분으로 살랑살랑 설레이면서 눈빛까지 초롱거리며 꿈질댈 때 문득 잠이 깼다가 모른 체 그자세 그대로 있으려는 것 같았지만, 역시 별거냐?

그래

척추측만증이든 외로움이든 잉여애정이든 기우뚱한 사람들 모두 적당히 잘 찾아서 내옆에 앉았던 그분처럼 무심코든 버팔로같은 애교가 담긴 숄더차징이든 어서 누구에게 기대자

피하면 상심말고 다른데 기대자

나한테 오면 마주 기대줄게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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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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