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랜드Rolland : RH-300
포스텍스Fostex : T40RP mkII
슈어 : SRH840
테크닉스 RP-DH1200
한 5년전에 하나 샀다가 얼마못가 뿌셔먹고 새로사서 3년동안 쓰고있다
당시 16만원쯤 했는데 지금은 환율이 어쩌고 하면서 18만원으로 올라있지만 오픈마켓에서 15만원 내외로 살 수 있다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이런종류의 헤드폰중 아주비싼놈을 제외하고는 가장 뛰어난무난한 성능이다
소리는 저음역과 고음역만 강화되었을 뿐, 전혀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만큼 착색이 없고 담백하여 해당음역의 eq만 잘 선택해서 내려주면 스튜디오에서의 모니터링에도 손색이 없(을것같)다
높은저음(100~300Hz정도?)이 튀어나와있고 그 밑의 극저음이라 부르는 대역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희박한데, 그 결과 킥드럼의 어택이 보다 강조되어 북소리가 뻥좀 보태면 망치로 바위를 두들기는듯 딱딱하게 들리며 베이스기타나 베이스기타를 모사한 신디사이저의 리듬은 같은 맥락에서 상대적으로 건조하고 뻣뻣하다*2
그러므로 하우스를 비롯한 전자음악이나 락같은 경우엔 다소 덜하겠지만,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이 단순한 감상만을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좀더 깊은 저음을 잘 내주는 다른 헤드폰들에 비해 다소나마 불리한 특성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추론일 뿐 이소리가 더 좋다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을것이다(나도 벙벙대며 퍼지는 쪽보다는 가능한 단단하게 조여놓은 베이스가 더 좋다)
또한 좀더 높은데에 있는 저음이 강조되어 낮은쪽의 소리가 중역대까지 디밀고올라오게 되어 그 결과로 목소리를 비롯한 음색과 멜로디를 표현하는 중역대악기들의 톤이 탁하게 들린다(물론 대부분의 dj헤드폰이 다 그렇지만)
거기에 더해서, 내가 쓰는 헤드폰만 오래도록 혹사당하여 진동막이나 자석이 많이 삭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 모델 고유의 안좋은 특성인건지는 모르겠지만, 직접음과는 별로 상관이 없고 대신 잔향이나 공간감에 관여하는 10KHz윗쪽의 가늘고 차갑고 에어리한 소리가 함께 비교하는 다른 헤드폰들에 비해 무척 약하게 나온다
무슨 말이냐면 전체적인 소리가 한층 더 어둡고 둔탁하게 들린다는 거다
세부적으로 설명하자면 피아노나 플루트, 바이올린등의 악기로 연주하는 가장 높은소리와 심벌즈같은 치찰음대역의 쇳소리가 밋밋하고 멍청하게 나온다
전반적인 저음량이 오히려 더 많기도 한 그나마 신형인 오디오테크니카의 PRO700이나 정말 얼마전에 출시한 소니XB700의 경우에는 강력하고 풍부한 베이스에도 불구하고 그에 지지않고 나름대로는 맑고 투명한 중음역이 나오는데, 테크닉스(파나소닉)의 기술팀이 병신이 아닌 이상 이러한 신형 경쟁제품들의 진보된 성능을 모를리가 없으니 자극좀 받고 그에 못지않은 신제품을 하루빨리 개발해 내놓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누가뭐라하고 어디서 대든다 할지라도 어쨌든 테크닉스야말로 dj의 자의식이나 워너비를 마음속에 품었다면 사랑하고 존경할수밖에 없는 1200의 제작사이니 말이다
한편 이처럼 어택만이 강조되고 밑으로 퍼지는 극저음의 양감이 부족한 저음은, 반대급부로 상대적으로 민첩하고 또렷하게 반응하는 장점으로 인해 박자가 찍히는 순간을 보다 정확히 인지할 수 있게되어 djing헤드폰에게는 상당히 유리한 특성이지만 클럽같은곳에서 울리는 소음이 정도이상으로 크다면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
헤드폰볼륨을 아무리 올려봐야 시끌벅적한 외부소리에 젓가락으로 밥상두드리듯 딱딱대는 소리만 더해져서 귀만 아플 뿐 소리는 구별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반응성이 아주아주 약간 무딘 대신 밑바닥저음이 보다 풍부한 오디오테크니카의 PRO700이나 소니의 V700DJ같은 헤드폰이 더 유리하다*3
그 외에 특별히 언급할만한 사항은 헤드폰의 무게인데, 실제로는 다른 동급/동류의 헤드폰들 평균에비해 100g정도 무거울 뿐이지만 머리에 오래 쓰고있거나 목에 건채로 다닐때의 체감무게와 피로도는 거의 두배정도가 되는듯하다
한편, DH1200이 헤드폰 이어폰 스피커를 통틀어 지금껏 가장 오랫동안 내옆을 지켜줬던 물건인지라 어쩔수없이 나는 이놈소리에 길이 들었고 이놈은 내 음악에 길들어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헤드폰을 앞으로 이어질 다른 헤드폰들의 평가에 대한 기준으로, 그리고 반찬없이 쌀밥먹는듯한 무착색적 착색으로 유명한 진리의 베이어다이나믹 구형 DT880과 스탁스한테 한끝차이로 뒤지는 순결한 AKG K501둘에 더해서..... 하여간 이유는 없으니 닥치고 ER4PS까지의 셋을 가끔가끔 기준의 기준으로 삼아 비교를 진행할 생각인데, 이곳을 찾아온 분들이 궁금해할 헤드폰들의 소리에 대해 가능한 이해하기 쉽고 객관적인 설명을 제공하고 싶지만 이러한 한계로 인해 내 개인적인 레퍼런스의 소리를 들어본적이 없는 분들이 어쩌면 막연히 느낄것도 같아 미리 양해를 구한다
울트라존 DJ-1 New
별로 안좋다
음량이 일단 작고 그렇다고 소리가 맑거나 깨끗도 못한데 무엇보다 온쿄 pci90의 비리비리한 출력에서 기인하는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강력하고 제대로된 헤드폰앰프로 확실하게 구동시켜봤자 다른 헤드폰들도 그만큼 더 좋아질테니 소용없는 짓
대역밸런스도 단순 감상용으로 쓰기엔 무리가 없지만 시끄러운 곳에서의 djing을 위해서는 너무 가볍다
그리고 울트라존에는 DJ-1 PRO라는 상급기가 하나 또 있는데 예전에 잠깐 들어본 바로는 그놈역시 (최소한 dj에게만큼은)쓸모없다
게다가 울트라존이 자랑하는 구라음장 S-Logic도 막상 들어보면 별 존재감도 없고 오히려 djing에는 없느니만 못한 듯
화룡점정으로 왼쪽과 오른쪽의 소리가 티나게 차이나기까지 한다(y자형 이어폰이나 선이 한쪽으로 들어가는 헤드폰은 어느정도 이런 현상을 감수해야한다지만..)
젠장 이걸 왜샀을까
---2009년 8월 5일 추가---
양쪽의 음량편차는 아무래도 전에 쓰던 온쿄 pci90이나 rca-3.5스테레오 직결케이블의 문제인듯 하다
다른데다 연결해서 다시 죽 들어봤는데 그만큼의 차이가 없더라(체감할만큼의 차이 없음)
울트라존 미안~ BLS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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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간 현재 정식가격은 (무려)17만원쯤 된다
겉모습이 약간 다른것 외엔 똑같으리라 추측되는 HFI580과 자매제품 680, 780도 조만간 구해서 비교해봐야 될듯하다
---2009년 7월 7일 추가---
다시 들으며 곰곰 생각해보다 이전의 결론이 틀렸음을 알게되었다
본 헤드폰의 소리는 결코 탁하거나 흐리지 않다
좀더 무게중심이 낮고 두툼한 소리에 귀가 적응이 되어있어서 아무래도 힘이 좀 약하고 소리가 작은 DJ-1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던것 같다
다시 마음을 비우고 들은 DJ-1의 소리는, 여전히 dj의 도구로 쓰이기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인상이지만 그냥 듣는데 쓰기에는 어떤 손색이나 하자도 없었다
베이스는 빠르고 단정하고 똘망똘망하되 S-Logic으로 인해 미약한 메아리(둥~ 또는 두웅~ 하는 소리가 둥~웅~처럼 들린다)와 함께 울려나오는듯 독특한 느낌이 들고, 중역과 고역은 경쾌하고 까실거리고 시원하다(소녀시대의 제시카목소리같다)
조만간 지금 쓰는것보다는 소리도 크게나오고 도토리키재기나마 힘도 센 dac이나 헤드폰앰프를 장만하려고 하는데 기분과 취향에 좌우되지 않고 뚜렷하고 확실한 차이와 성격을 파악할 수 있게되리라 기대한다
그리고 몇일전에 골든이어라는 곳에서 측정한, 아마도 똑같으리라 추측되는 자매제품(HFI580)의 주파수응답곡선에 의하면 맨 아랫부분 약간의 대역만 조금 부풀어있고 그 외에는 플랫에 준하는 특성을 보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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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7일 추가---
대체 왜그러는지 이해가 안되는데, 들리는 소리크기가 작은만큼 볼륨을 더 올려줘도 이상하게 클럽안에서 소리가 잘 안들린다
진동막이 우글거리며 나죽네 비명지르고 소리보다 디스토션이 더 많이 들릴 정도까지 올려도 아무튼 안들린다
베이스 말고 그 바로 위에 미드베이스의 육덕이 모자라서 그런가도 싶지만, 얘보다도 저음이 적거나 약한 7506이나 심지어 px200도 비트매칭을 위해 들려야 하는 소리를 말썽없이 잘 전해줄 수 있다는걸 생각해보면 분명히 뭔가가 또 있다
그리고 참고로 턴테이블바늘을 만드는 오토폰이라는 회사에서 라인업확충을 위해 다른곳도 아닌 울트라존의 oem제품을 내놨고 얼마전에 국내에도 드디어 ba트랜스듀서타입 이어폰인 E-Q7의 뒤를 이어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랬을 것 같지도 않지만 만에하나 튜닝해서 뭘 바꿔봤자 기본이 어디 가겠냐
운좋게 헤드폰 사기전에 이걸 먼저 읽어버린 dj가 있다면 제발 울트라존과 오토폰은 사지마라
그냥 듣는데만 쓰기 위해서라면 오히려 적극 추천을 하고 싶지만 위에 밝힌대로 클럽같은데서 써먹는덴 애로사항이 만발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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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K ST-PR400
청음매장에서 20분쯤 한번 들어보고 마침 헤드폰을 망가뜨린 dj친구에게 뽐뿌넣어서 사게한 후 틈틈이 듣고있다
잠시 6만원으로 떨어졌다가 현재 8만원으로 팔리고 있으며, 가격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몹시 훌륭하다
dj용답지않게 보컬을 비롯한 중음역의 소리도 상당히 제대로 나와주고 아무튼 전반적으로 장르 안가리고 쓸만한 헤드폰인데 돈은 없고 음악은 잘듣고싶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게다가 휴대용 mp3p같이 허약한 기계에 물려도 아주 빵빵하고 크게 울어주는 기특함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같은 가격대에서 적수가 없는 아웃도어용 헤드폰이라 할만하지만, 백인 대가리크기에 맞춘듯한 헤드밴드의 요다현상은 답이없다
그런데 소리의 측면에서 다시 짚어보자면 감상용으로 훌륭한만큼, 엄밀히 따져서 djing용 헤드폰으로써의 전문성은 약간 떨어진다 하겠다
그리고 베이어다이나믹의 DJX-1이라는 헤드폰과 모양이 똑같은걸로 보아 같은곳으로 oem을 넣은모양인데, 어디선가 찾아본 사용기를 통해 짐작해보건대 소리는 그게그거인듯!
혹시나 하고 방금 두 헤드폰을 모두 판매하는 사이트로 찾아가 공시된 제원표를 봤더니 차이가 크더라
이놈도 어떻게 한번 구해서 직접 들어봐야 되겠다 ;ㅅ;
---2009년 7월 7일 추가---
다시 빌려다가 들어봤다
10분남짓 중요하게 생각하는 파트만 골라듣고 바로 돌려줬지만 그동안 친구가 디제잉에 사용하면서 어떤 변화(번인)가 생겼는지, 내가 처음듣고 얼핏 느꼈던게 어떠한 특성으로 인한 것이었는지를 깨닫기엔 충분한 시간이리라 생각한다
음량은 역시나 옛날의 기억처럼 무척 컸다
몇dB정도나 차이가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좌우지간 엄청 크다
내가 갖고있는 헤드폰중 비교적 출력이 약한편인 울트라존의 DJ-1보다 두배 크다고해도 맞을듯
아마 음량측면에서만 보자면 젠하이저의 HD-25와도 자웅을 겨룰 수 있을것같다
음질과 음색은 예전의 기억과 다르게 혼탁하고 퍼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내가 쭉 사용하던 테크닉스 DH1200에서 느꼈던 뿌옇게 흐려진듯한 소리가 떠올랐으며 평범하게 그냥 듣는데 쓰는것보다 가혹한 환경*4일 수밖에 없는 클럽에서의 디제잉으로 인한 결과라고 본다
그리고, 특히 낮은 저음의 반응이 무척 둔하고 뭉툭한게 인상적이었는데 원래 이런놈인지 짧은 기간동안 빡세게 노화되어 생긴 증세인지는 모르겠다
참고로 dj용 헤드폰들의 입력허용수치*5가 대충 3000에서 3500mW정도 되는데 어디서 얼핏 듣기로는 연속해서 96시간인가동안 저만큼의 신호를 받아야 유닛이 빠개진다는 의미라고 하지만 그보다 낮은 압력의 신호를 1시간씩 반년동안 지속적으로 집어넣어도 마찬가지로 망가지거나 고장날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본 헤드폰의 유닛은 저렴한 가격에 걸맞게 허용한도수치가 500mW이다
신호강도를 정확히 측정하며 얼만큼의 음량일 때 몇와트의 신호가 전달되는건지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아마 왠만큼 힘이 강하다고 하는 헤드폰앰프도 오버로드 직전까지 최고로 증폭시켰을때의 출력이 기껏해야 1000mW어치를 넘지 못할거라고 본다
그리고 조용한 곳에서 듣는다면 귀가 어지간히 망가진 사람이 아닌 한 그 1/3도 못되는 볼륨도 견디지 못할것이다
무슨말이냐면 그냥 혼자 듣고 노는 목적에서 이가격에 이만한 헤드폰을 찾기 힘들것이라는 주장은 물론 변함없지만, 헤드폰 몸뚱이의 기계적인 단단함이 아닌 소리를 내는 유닛의 내구성이나 스태미너측면에서는 내가 좀 실망을 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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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막 PHX
옛날옛적 꼬꼬마시절에 운좋게 좋은놈을 중고로 구해서 잘쓰고 다니다가 역시 뿌셔먹었다
사진을 찾아보고 짐작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소니V700DJ나 테크닉스DH1200같이 묵직하고 두툼한 회색 플라스틱재질로 만든 헤드폰들에 비해 밴드의 늘어나는 곳과 관절부위가 많이 허약하다
옛날에 쓰던놈이라 가물가물하지만 당시 함께쓰던 DH1200에 견줘 손색이 없었던것 하나는 분명히 기억이 난다
특히 저음역 소리가 통통 튀거나 혹은 가래떡처럼 쫄깃거리는 느낌이 아주 괜찮았는데 지금 다시 들어보면 평가가 약간 바뀔것도 같지만 구할수만 있다면 한번쯤 들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그런데 지금 미국에서 69달러, 영국에서 45파운드, 일본에서 12000엔에 팔고있는데, 일본도 약간 폭리지만 이런 중저가보급형 헤드폰을 우리나라에서 21만원이나 받아쳐먹는건 대체 뭥미?
오디오테크니카 ATH-PRO700LTD
두어달쯤 썼다는걸 중고로 업어왔다
전 주인이 최소한의 몸풀이는 해뒀으리라..
뒤에붙은 LTD는 한정판이라는 의미이며, 제원표에 따르면 PRO700보다 아주약간 성능이 좋지만 실제 청음에서의 주목할만한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중에 여건이 되면 또 비교해보긴 하겠지만 일반 PRO700 사용자나 구입희망자들은 큰 의미를 두지말고 같은 제품이라 간주해도 무방하겠다
그리하여 가망없는 좆ㅋ망ㅋ헤드폰 울트라존 DJ-1을 저리 던져놓고 DH1200과 번갈아가며 닥치는대로 들어봤다
별점 반개차이로 PRO700LTD의 판정승
퍼지지 않고 단단하면서 은은한 양감도 놓치지않는 고품질 저음이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고음역에서 귓구멍을 샥샥긁는 심벌/하이햇의 간사한 찰랑거림이 처음 한두곡을 들으며 느낀 전반적인 특징이다
그러니까 높은 고역대에서는 뚜렷한 착색이 있다는 말이다(영어권 제품소개 페이지를 뒤지다 "Clear, well-defined treble, rich bass response"라고 써놓은걸 찾았다)
아울러 보컬과 각종 기타등등악기류는 물론이고 심지어 음색의 구분이 쉽지않은 저음역의 킥드럼이나 베이스기타, 사인파 퓨어톤을 연상케 할만치 담백하게 뿜어낸 롤랜드x0x계열 신스드럼에서 마저도 듣는사람을 헤벌레하게 만들 애매하고 불순한 총체적 화장끼가 느껴진다
한참 여자보컬 하우스를 듣다가, 문득 큰맘먹고 에블린매장에 들른 노처녀에게서 어제와 다른 압박감을 느끼는 상상을 해봤다. 아 취한다
이점과 관련해서 상당히 많은분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는데, 사실 착색이란건 보컬에서만 존재하는게 아니다
헤드폰도 좋아하는 몇몇 씹덕잉여일본애니 애호가들 사이에서 오디오테크니카의 벛나무헤드폰이 이른바 야동폰*6으로 이름을 높이고 있지만 사실 헤드폰이나 스피커등에서 드러나는 착색이란건 (여성의)목소리 외에도 멜로디악기와 퍼커션종류의 음색, 공간감의 형성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개념이다
아무튼 얘말고 대부분의 다른, 그리고 오디오테크니카말고 다른회사에서 만든 20만원 내외의 올라운드형 밀폐형헤드폰과 그중에서도 특히 dj헤드폰의 불가피한 취약점인 중/고음역 톤의 색감에서 설득력이 조금은 있는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중/고음역에 성분이 흩어져있는 보컬 및 멜로디악기의 맑고 윤기나는 톤과 그로인해 얻게될 듣는 즐거움, 대편성 오케스트라까지 섭렵하진 못할망정 그래도 여러종류의 소리가 함께 뒤섞여 나올때 구분해서 들려주는 해상력등이 글러먹은 와중에 그래도 듣다보면 괜찮더라
물론 대놓고 맞비교한 DH1200이 더 먼저 나온 구식 기술력의 결과물이고, 아마도 3년넘게 dj믹서의 우악스런 출력을 받아가며 너덜너덜 맛탱이가 가려는 중이라 소리가 많이 탁해진듯한 기분인걸 감안하고 싶지만 그래도 기본실력은 어디안간다
그 다음으로 dj헤드폰으로써의 평가를 감히 내려보자면, 위의 ST-PR400과 마찬가지로 단순 감상의 목적으로써 좀더 유리한만치 약간은 덜 전문적이고 덜 적합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환경이나 상황의 엄격함이 녹음실등에서 적확한 소리의 확인을 위해 사용하는 모니터링헤드폰만큼은 안되겠지만, dj가 일하는중에 사용할 헤드폰이 본래소리를 지맘대로 왜곡하는 특성을 보인다면 아무래도 dj의 선곡과 eqing(상황과 음악에 맞춰 대역밸런스 고르게 하기 내지는 일부를 크게 강조하기)에 알게모르게 영향을 끼쳐 어떤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
그 문제라는게 예를 들자면 실제 원곡의 소리가 이러하고 거기에 숨어있는 작자의 의도는 저러한데, dj는 소리의 왜곡으로 인해 그것을 오판할 수 있다는 말이다(변죽좀 쳐야겠다. 이와같은 논리에 의해 나는 펑션원도 싫다)
dj헤드폰은 단지 무슨소리가 나오는지 참조하고 박자를 맞추기 위해서만 사용하는게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자기 마음대로, 자기 마음가는대로 음악을 들려주어 다함께 즐겁도록 하는것이 무엇보다 우선이고 중요한 dj의 임무이자 존재이유이고 곡을 만든사람의 속셈이나 음악과 음향의 완결성에 대한 추구는 그 다음이거나 쓸모없는 짓이지만, 뭐가 어떻더라도 혼자 듣고 좋아할것이 아니라면 재생되어 들리는 소리의 정확함은 우리가 항시 추구하고 고민하며 지향해야 할 중대한 화두이다
헌데 과연 이 헤드폰을 사용하는 수많은 dj들이(2년전엔 DH1200이 유행해서 너도나도 사용했었고 요즘은 PRO700이 유행임. 내가 본 클럽dj중 2/3가 이걸 쓰더라) 이런 상황과 사정을 감안해서 자신의 감각과 신념을 정확하고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내생각엔 그렇지 못하다
그리고 사실은 그럴 필요도 없고 생각할 가치조차 없는 일일는지 모른다
하여간 잔말이 많았지만, 어쨋든 좋은 헤드폰이다
거리의 힙합간지를 위해 사셨든, 소신있게 댄스뮤직이나 혹은 모든종류의 좋은 음악을 듣기위해 사셨든, 혹은 당신이 dj여도 좋고 앞으로 살 예정이라도 상관없다
이 헤드폰은 충분보다 넘치는 성능의 훌륭한 제품이고 당신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좋은 친구이므로 내가 뭐라든 대충 무시하고 목적에 맞게 잘 사용하길 바란다
단 니가듣는 소리는 가짜다
---2009년 8월 1일 추가---
결국 클럽에 들고나가서 한타임 디제잉에 사용해봤다
dj믹서의 헤드폰 출력단에서는, 내가 집에서 컴퓨터용 인터페이스 한둘과 휴대용기기를 통해 들으며 다른 몇종류의 비슷한 헤드폰에 비해 많다고 느꼈던 저음량이 더욱 심하게 늘어났다
이 헤드폰을 처음 연습과 플레이를 시작했을 그때부터 사용했다면 다른 헤드폰으로 디제잉을 하려했을 때 킥드럼의 타격과 베이스의 율동을 들을 수 없을것이고, 어젯밤의 나처럼 다른 헤드폰만 줄창 쓰다가 이놈으로 바꾼 상황이라면 느닷없이 쏟아지는 베이스의 물량에 당황해서 헤드폰볼륨을 올렸다 내렸다 하다가 박자가 어긋나겠지....
한정판이라길래 고생고생해서 손에 넣었건만 정말 매번 실망만 하게 만드는 헤드폰이다(사실 오테헤드폰은 아주 최근에 나온 레퍼런스급 두셋을 제외한 전부다가 이렇게 골치덩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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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Sony MDR-V700DJ
한시간전에 중고로 사와서 비교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다짜고짜 결론부터 토해놓자면 그래도 꼴에 돈값이나 겨우 채우는 성능은 됐다만 하우스건 뉴에이지건 팝송이건 채 10초를 못듣고 한숨만 푹푹 내쉬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제쯤 그렇게 몇곡 듣느니마느니하다가 상자속에 도로 박아놨으며, 다시 들을일은 없을것같다
이후 몇일간 한가한 순간마다 이 헤드폰에 대해 궁리해보고 남은 느낌에 따르면, 소니의 V700DJ는 감상용이 아닌 관상용 헤드폰이랄까?
있어보이는 힙합스타일을 위해 이순간에도 덥석덥석 낚여주시는 전세계 청년들의 경우를 예로 들 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란것이 지금 내가 주장하고픈 이야기이다
앞으로 얼만큼의 세월이 흐르고 우리의 심미안과 기술력이 얼마나 진보하더라도, 이보다 더 아름다운 헤드폰은 절대 출현할 수 없을것이다!(그리고 이어폰씬의 현존하는 전설인 MDR-E888도 아울러 언급하고 싶다, 이 두놈 정말 의식이 녹아내릴 정도로 아름답다!!)
그리고 dj용 헤드폰 디자인의 이정표를 세운 역할이랄까 싶은 부분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다
아시다시피 dj장비의 중심인 턴테이블과 믹서는 다른데 쓰던 물건을 대충 줏어다가 활용하는것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심지어 요즘 유행하는 랩탑디제잉의 컴퓨터도 원래는 게임사무용이다)
턴테이블은 그당시의 주된 음악매체인 판을 그저 재생하기 위한 물건이었고, 믹서도 녹음이나 연주를 위해 여러가지 악기의 소리를 섞는 용도에 불과했지만 마침 여럿이 모여 쉬임없이 나오는 노래를 함께 즐기는 상황에도 적절히 써먹을만해서 채용되었다는 말씀이다
그처럼 dj의 헤드폰 역시 처음에는 그냥 감상용으로 나온걸 아무거나 갖다가 쓰던 와중에 좀더 그 목적에 적합토록 이런저런 조건들을 붙여 새로 만들어내던것이 오늘날에 와서는 당당한 헤드폰의 서브장르가 된것이지
내가 방안에 앉아 홀로 골똘히 추측한바에 의하면, 일단 dj가 사용하는 헤드폰도 세대라는 기준으로 구분이 가능하며 그 세대를 나누는 근거는 우선 디자인이다
잘 모르겠지만 최초 1세대는 몇줄위에 언급한대로 대충 갖다썼던 다른 목적의 헤드폰이라고 치겠다
그리고 2세대는 다음과 같다 - Stanton DJ PRO2000, Pioneer SE-DJ5000, Numark PHX
그 다음 3세대 - Sony MDR-V700DJ(하급기 500도 포함되며, 300은 컨셉이 다름), Pioneer RP-DJ1200
여기서 씬의 이후 방향이 결정된다
3.5세대 - Pioneer HDJ1000, Technics RP-DH1200
내가 3세대로 분류한 두놈은 소니쪽의 제품을 대놓고 베낀 디자인이다
딱 느껴지는 인상에서 독자성이나 자신감이 다소 희박하여 어차피 다 내맘이지만 또한번 임의로, 과도적 세대로 분류하였다
4세대 - Audio-Technica ATH-PRO700(하급기 500도 포함), Denon DN-HP1000(하급기 700도 포함), Allen&Heath XD-53
똑같이 소니가 새로이 내놓은 dj헤드폰 디자인의 패러다임에 속해있는 처지이긴 하지만 헤드폰 목의 기계적인 움직임이나 이어컵 스폰지의 내부넓이가 넓혀진등의 편의사항에 해당하는 몇가지의 사소한 개량이 이루어진것을 첫번째로, 그리고 4세대로 분류된 헤드폰들이 같은 금형을 토대로 만들어졌다는 특성을 두번째의 근거로 삼아 따로 분류했다
관심이 있어 사진이라도 찾아봤거나 직접 사서 비교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있는 내용이리라....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것은, 데논과 알렌히스에서는 최소한 오디오테크니카의 금형만큼은 그대로 갖다썼으며 인클로저 외부의 장식만을 약간 변형시켰을 뿐이라는 사실이다
게다가 크기나 무게는 물론이고 음향스펙마저 똑같이 적혀있음도 또한 알게 되었을텐데, 막상 들어보면 가격차이만큼에 해당하는 명백한 음질적 우열(XD-53 ≥ HP1000 >> PRO700 ≒ HP700 > PRO500)이 느껴지긴 하지만 어쨌든 들어간 유닛도 같은 공장에서 oem방식으로 사소한 튜닝만 달리하여 공급받았으리라 추측된다(근데 외국에선 값이 비슷OTL)
어쩌면 전부 다 oem일지도 모른다아마 소리도 다 똑같을거야OTL
그리고 당연히 마찬가지로 데논의 700은 오디오테크니카의 500과 크기, 무게, 음향스펙이 똑같이 나와있다
---2009년 8월 5일 추가---
그런데 전시해놓은곳에 놀러가서 다시 봤더니 똑같은줄로 기억하고 있었던 알렌히스 XD-53헤드폰의 관절부 모양이 다르다
부랴부랴 집으로 기어들어와서 다시 사진을 찾아보니, 돌아가는 목부분은 하급기인 오디오테크니카의 PRO500과 데논의 HP700에 들어가는것과 같은 부품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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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 AKG K181, Pioneer HDJ-2000, Dr. Dre Monster Beats OE
앞으로의 디자인경향이 어디로 흘러갈지 궁금하게 만드는 제품들
...지금까지 없던 정보를 모아서 정리하겠답시고 블로그를 시작했지만 정말 별짓을 다하고 있다
내가 여기저기서 좆밥이라고 욕먹는게 일리가 있는듯도 하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구나
그나저나 위의 논리에 등장한 헤드폰들이 어떻게 생긴건지 사진이라도 봐야 이해를 하든 반박을 할 수 있을것이다
나중에 한가한 시간에 차차 링크할것이고, 궁금이 급하면 직접들 찾아보도록 해라
하여튼 이제 소리에 대해 논해보도록 하자
소니 V700DJ의 음질은 한마디로 정말 한심하다
당연히 막무가내로 쑤셔박고 뽀개는 강성의 소리인데, 적어도 나는 그러한 측면에서조차 어떠한 매력이나 쾌감이나 전율 또는 기쁨을 얻지 못했다
어차피 밀폐형인데다가 주로 써먹을 음악장르도 그렇고 더군다나 거세게 몰아치는 외부의 소음에 저항하며 dj의 귀에 그것과 다른 소리를 전달해야 하는, 그러니까 음색이나 음질같은건 일단 제껴두고 소리를 강력하게 뿌려주는 목적이 최우선이긴 하지만 그래도 심했다
크고 강한소리도 나름대로 형편없지만 저중고 전 대역에 걸친 뉘앙스나 약음의 표현이 아주 좆같다
베이스는 멍청하게 뻥딱뻥딱대면서 중역대의 민감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함부로 침범하고, 더 윗부분의 쇳소리는 찬란함이나 차가움, 찰랑거림, 번쩍거림같은 몇가지 미덕을 과감히 외면하며 시종일관 혼탁하고 날카로운 태도로 소중한 나의 귀를 공격했다
그러니까 절대 감상용으로는 쓰지 말도록 하자
하지만 클럽에서의 디제잉에만 쓰려한다면 적극 추천한다
위에 적혀있는 오디오테크니카의 PRO700에 대한 글중에 보면 "퍼지지 않고 단단하면서 은은한 양감도 놓치지않는 고품질 저음과 높은 고음역에서 귓구멍을 샥샥긁는 심벌/하이햇의 간사한 찰랑거림"이라는 대목이 있는데, 조용한곳에서 차분히 니가 좋아하는 팝과 힙합이나 가요따위를 들을때의 만족감은 하늘과 땅차이의 간극을 보이겠지만 그 대신 요놈의 명목상 용도가 아주 시끄러운곳에서 필요한 소리를 챙겨듣고 조정하기위한 도구임을 감안한다면 그때의 결과는 오히려 비슷하다
한쪽이 푸짐하고 보들보들한 베이스와 섹시하고 명확하게 들려오는 고음처리를 통해 외부소음을 뚫고 니가 필요로하는 박자의 신호를 들려준다면(마치 사진에서 특정 오브제에만 채도나 외곽선보정을 가하여 주목도를 높이려 하는것과 같다), 다른 한쪽은 다짜고짜 부수고보는 더럽고 묵직하고 강력한 베이스와 양철술상을 스뎅젓가락으로 후려패듯 멀쩡한 음원도 클립핑난것처럼 들리게 하는 더 강력하고 아울러 탁하기까지 한 무차별고음으로 임무를 무사히 완수하는 차이정도라고나 할까
차마 듣다가 기분나빠질까봐 얘네끼리 번갈아 맞비교하는 절차를 진행할 마음이 들지 않지만 음량이나 대역밸런스도 대략 비슷한 수준인것 같다(테크닉스 DH1200보다는 분명히 좀더 우악스럽고 좀더 묵직했었다)
하여간 그냥 듣기만 하는 목적이라면 다른걸 알아보도록 하고, 좋은 헤드폰이나 이어폰 많이 갖고있으면서 디제잉용으로만 대충대충 막굴릴놈을 따로 구하고자 한다면 유닛 망가지기 전이나 후나 똑같은 소리가 나온다는 의미에서 고장문제에서도 자유로운 이놈을 사자
소코에서 정해놓은 소매가는 16만원 근처지만 짭션이나 ㄱ마켓같은곳에 중국에서 넘어온 병행수입품을 9만원아래로 팔아먹는 분들이 계셨던것 같으니 잘 찾아보도록
데논 DN-HP1000
오디오테크니카의 금형공유 내지는 oem일게 뻔해서 다른애들 다 제쳐놓고 일단 PRO700LTD와 맨투맨 맞비교질중이다
음색이나 소리의 개성적인 면모에 대한 분석은 좀더 많은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첫곡 들으면서는 두놈 소리가 똑같은것 같아서 당황했는데 시간이 지나가며 차이와 정체가 서서히 드러난다
무엇보다 중고로 사온 HP1000이, 판매자님의 말에 따르면 노래 서너곡어치밖에 안돌린 신동급인지라 이른바 완성단계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100시간어치는 신호를 넣어줘야 어느정도 가닥도 잡히고 서로 공평도 하며 그와중에 나도 객관적인 평을 할 수 있게될 것 같다
그러나 사실 길들이기의 효능을 인정은 하지만 그다지 큰 영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므로 대충 한시간쯤 번갈아가며 들어보고 평을 내려보도록 하겠다
너무 복잡해서 그냥 배다른 형제인 오디오테크니카의 PRO700LTD만을 비교대상으로 삼았는데, 생긴것관 딴판으로 얘네들끼리의 소리가 가장 크게 차이가 남을 일단 알아두길 바란다
우선 고음역의 쇳소리에 대해서.
역시 오테는 오테랄까.. 데논의 제품이 오디오테크니카에서 oem(오디오테크니카 딱지를 달고나온 대부분의 헤드폰이, 사실은 이름을 밝히지 못하는 다른 공장에다 하청줘서 만든거라는 누구나 아는 비밀도 있다. 혹자는 그중 하나가 크레신이라고도 하고....)으로 만들었건 어쨌건간에, 당당히 자기네회사 이름으로 내놓은 헤드폰인만큼 철저한 Brand Identity관리가 이루어졌다
위에 PRO700LTD항목에서 언급한 하이햇같은 쇳소리의 묘한 촐싹맞음이 PRO700LTD로 들을 때마다 바로바로 인식되었다는 말이다
다른 부분이나 다른 대역은 몰라도 이것만큼은 정말 자다깨서 바로 들어도 티날정도로 확연히 다르며, HP1000의 소리는 차라리 소니의 V700DJ나 울트라존의 DJ1의 소리와 더 닮았을 지경이다
음량은 HP1000쪽이 전반적으로 약간 더 크게 들린다
스펙에 따르면 HP1000은 일반형 PRO700과 성능이 같고 뒤에 LTD가 붙은놈은 느끼지 못할정도로나마 그보다 소리가 커야 되는데(그러니까 PRO700LTD가 더 소리가 크거나 최소한 똑같아야 되는데) 뭔가 기분이 알딸딸하다
그리고 소리가 큰것에 더해서, HP1000에서 나오는 중저음/저음쪽의 타격감이 더 세다
그 힘에 뭍혀서 덜 느껴지지만 반면에 PRO700LTD의 저음부는 보다 깊고 낮은위치에서 마치 물컹하고 찐득거리는듯한 느낌으로 들려온다
어느정도냐면 듣다가 느끼해서 콜라라도 마시고 싶을정도?
아니, 그것보다는 차라리 대역밸런스니 뭐니하는 거시적인 특성은 우선 제쳐두고 모든 대역의 소리에 걸쳐서 HP1000이 상대적으로 푸석푸석하게, 또는 건조하게 들린다고 하는것이 보다 타당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때의 "푸석함"의 반대개념이라 할 수 있는 "촉촉함", 또는 "영롱함" 이라고 부르는 특성은 다름아닌 오디오테크니카만의 독보적인 개성이 아니던가!
그리고 이에 대비되는 HP1000의 무표정함은, 다시말해서 보다 더 모니터링적 성향에 가깝다는 뜻이다
때문에 이대목에서 한번 더 언급하게 되는데, PRO700LTD의 소리는 정말정말 유별나다(다들 알다시피 오디오테크니카는 정말 희한한 음향업체다. 어떻게 이런걸 만들 수 있을까?)
내가 확신하는데, 지금까지 여기서 다루었던 헤드폰들은 물론이고 앞으로 등장하게 될 다른 제품들 전체를 아울러 소리를 들어보았을 때, 물론 회사에 따라 그리고 가격대로 짐작이 가능한 성능에 따라 각기 다른 톤과 느낌이겠지만 분명히 PRO700LTD만 저쪽 멀리에 동떨어진 듯 요상한 소리를 내주고 그밖의 다른 헤드폰들끼리의 차이는 그에 비하면 별게 아니다
참고로 어디서 누가 플랫한, 리니어한, 평탄한, 밸런스가 맞는, 혹은 좀 다른 관점에서 올라운드형인.. 따위의 표현을 구사하는걸 보았다면 대충 비슷한 뜻으로 간주하며 맥락을 이해할 수 있으며 이 부분은 발음체 유닛의 응답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밝혀둔다
그건그렇고 오테가 기교는 있는대로 부려놨는데 결국 해상도는 HP1000이 훨씬약간 더 좋았더라능..십덕십덕...
아무튼 이상과같은 차이로 인해, 선입견이나 플라시보이기도 하겠지만 HP1000의 소리가 더 안정적이고 풍부하게 들린다
한마디로 더 좋다
아무튼 이제 심하게 못난애 괴롭히는 무의미한 비교평가는 이정도로 접고, HP1000하나만을 두고 본 본격 분석을 이제 들어가도록 하겠다
소니 MDR-7506
음악 듣는걸로만 쓸거면 사지마라
젠하이저 : HD25
요놈은 본 비교기의 맨 마지막에 등장하게 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졸라 비싸자나
하지만 공강시간 컴퓨터실에서 들어간 시코장터에 엄청나게 싼 매물이 올라왔고 그시점에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음악과 스캔만화와 야동멀티미디어를 보다 넉넉한 공간에 용도별로 분류해두고 쾌적하게 즐기려는 생각으로 사려했던1.5테라 하드디스크의 총알이 마침 모여있었............
그러니까
..........당장 오늘밤 뭔갈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처럼 발기했지만 그보다는 일단 이것저것 들어보며 쉬어야겠다
처음 샀을땐 앗싸 드디어~ 했었다
근데 몇일안가 또 느닷없이 등장해버린 아래 코스의 MV1덕에, 의미가 바랬다(상대가 안됨)
더듬어보니 이걸 산 날로부터 벌써 한달이 지났구나
그동안 짬짬이 들으며 파악은 대강 했으니 하여간 정리해본다
무엇보다 우선해서 언급하고 싶은 이야기는, 본 헤드폰은 디제이가 쓰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휴대용헤드폰의 최고 베스트셀러인 PX200나 심지어 이어폰(처음 이어폰을 사용하는 dj를 발견한건 대략 4년쯤 전이었다. 스크래칭의 간편함을 위해 임시로 이어폰을 그냥 쓰는 경우를 뺀다면 국내에서는 반년쯤 전부터 모 클럽dj가 이어폰으로 디제잉을 하고 있다)같은걸로도 얼마든지 잘 할 수 있지만,
그러므로 관점을 음악 감상자 겸 헤드폰오덕으로 한정하겠다
이제 소리에 대해 얘기해보자
이전까지 내가 모아왔고 들었던 다른 dj용 헤드폰에 비했을 때 가장 먼저 드러나는 차이는 중저음역의 부실하거나 깔끔한 특성이었다
맨 아래 바닥부분의 베이스는 비슷한 수준 내지는 약간 더 강조된 수준이며, 따라서 킥드럼과 베이스라인이 빚어내는 박력이나 웅장함의 측면에서 오히려 더 강력하고 충실하면서도 저음역에 중고음이 먹혀들어가서 탁하거나 두텁거나 멀리들리는 현상이 느껴지지 않는다
절대적인 수준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대략 40만원 윗쪽에 자리잡은, 꾼들이 레퍼런스라고들 부르는 헤드폰들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균형감이 느껴진다
한편, 실제로도 그런건지 측정이 구라인지 외국의 모 헤드폰사이트에서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10000Hz쯤에서 상당히 높은 피크가 보이는데, 좌우지간 치찰음도 샥샥 잘 쏟아지고 시원상쾌한 소리가 그 결과로써 뿜어져나오니 베스트장르는 드라이한 디스트톤으로 무장한 락과 메탈계열이 되겠다
물론 가장 시너지가 뛰어나다는 말일 뿐이고 최소한 내가 듣고있는 음악중에서 이 헤드폰때문에 맛이 상하거나 음악이 망가졌다는 느낌이 드는건 없었다
다만 중저음에 해당하는 약간 낮은톤의 양감이 부족한 이유로 인해 차분하고 푸근한 분위기의 발라드나 특히 우리나라 가요들중에 간혹 음량이 푹 꺼지는 느낌이 드는 노래가 몇곡 있기는 하더라
그리고 놀랍게도 울트라존의 DJ1과 거의 흡사한 대역밸런스를 보이는데, 저번주인가 청음매장에 놀러가서 진열된 HFI-580, 680, 780들과 맞비교해보니 역시 또 무척 비슷했다(여담이지만 비슷한건 비슷한거고 아무튼 580과 DJ1보다는 HD25가 더 투명하고 깔끔한 한급 위의 소리를 낸다. 오래 비교대조를 해봐야 확실한 결판이 날테지만 잠깐 듣기로 680은 막상막하였고, 780은 오히려 더 별로였다)
어쨌든 진동막의 넓이나 인클로저의 용적이 절반쯤밖에 안되면서도 덩치는 사실 의미가 없는거라고 몸으로 역설하듯 심각하게 강력한 면모를 보이며, 저음역의 힘과 공간감같은 몇가지 부분에서는 차라리 더 좋았다
나한테 중고로 내놓은 전 주인께서는 영화감상용으로 썼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가격이 문제다
이베이와 아마존에서 나오는 HD25의 평균가격은 130달러 정도로써, 약간의 성격차이를 감안하고 하여간 실력으로 맞짱을 떠봄직한 데논의 HP1000과 거의 같은 수준이며 그냥 만만하게 하나 사다가 음감이건 디제잉이건 혹은 밖에서 쓰고다니거나 영상촬영 오퍼에도 사용하고 녹음실에서 마스터링에도 써먹을 수 있을 정도로 좋은 헤드폰인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5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책정이 된걸까?
코스 MV1
아시다시피 본 벤치마크의 최초목적이 DJ헤드폰이라는 어느정도 매니악한 장르 안에서의 비교품평이었지만, 의욕을 앞세워 어쩌다보니 와꾸가 엇비슷한 다른 헤드폰들 까지도 포괄하게 되었다
니가 지금까지 모른것처럼 혹은 아는바대로, 코스는 국내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헤드폰업체이다
그리고 회사 자체가 이바닥 오덕들이 한때 열광했던 KSC시리즈 클립폰과 2웨이 무빙코일방식의 KDE250으로 꾼들한테나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형편인지라 국내의 dj중에서 이걸 쓰는 사람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외국에서도 상황이 비슷하더라
하여튼어쨌건 개인적으로 몇년 전부터 '저것들 언제한번 사고를 칠것같단말야..'라면서 주시하고 있었고(KDE250으로 정말 쳤다), 몇일 전에 벤치마크의 기준을 딱 충족해주며 괜히 맘에들었던 코스의 유일한 제품이 중고로 떴길래 또 낼름 집어왔다
운좋게 본 헤드폰을 구하여 몇일간 들어본 소감에 따르면, 헤드폰제조사 코스는 내 개인적인 추측 그대로 독자적인 기술력과 고유의 개성을 지닌 저력있는 업체였으며, 미국기준 소매가 120달러의, 플래그쉽으로써 다른 유명한 업체의 그것에 비해 무척 가격이 저렴한 MV1은 (적당하지만 또 아쉽기도 한)수입마진이 붙은 22만원의 국내가격이든 박리다매등으로 거품이 없다시피 한 120달러의 미국가격이 기준이든 아주 충분한 가격대 성능비를 지닌 훌륭한 헤드폰이었다
아무튼.
식순에 의거, 본 헤드폰의 소리에 대해 논해보자
하지만 그에 앞서서 본 헤드폰의 독특하고 놀라운 사운드를 구성하는 3가지의 특징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하겠다
하나. 높은 임피던스Impedance*7와 낮은 효율*8
대체로 헤드폰이 고급 고성능 고가격으로 넘어갈수록 임피던스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그러나 효율은 큰 상관관계가 없는 편)
저렴하고 대중적으로 아무렇게나 쓰는 수준에서 대략 30~40옴(dj헤드폰도 이정도에 머무름), 비싸지면서 슬슬 올라가다가 100옴 근처에 여러놈들이 포진해있고, 또 슬금슬금 올라가다가 감상용이든 뭐든 300옴쯤 되는거 두셋과 그리고 특수한 목적으로 설계한 것 중에 600옴까지 가는것도 있다더라(일단 무빙코일방식만 놓고 하는 이야기)
그런데 MV1의 공칭 임피던스는 무려 250옴!
가격이 비슷한 다른 업체의 다양한 헤드폰들 전체를 놓고 보아도 무척 심한 수준이고, 이 글에서 비교대상으로 함께 나오는 헤드폰들로만 범주를 좁히면 특히 더 그렇다
그런데 코스 홈페이지에 제공되는 제원에 따르면 고급형이거나 풀사이즈라 부르는 몇몇 다른 헤드폰들과 임피던스와 변환효율이 똑같이 나와있다
그러니까 다 똑같은 유닛알맹이를 갖다가 아주 사소한 튜닝만을 제각기 가해서 집어넣었다는 의미이고 MV1만 특정한 목적을 위해 높은 임피던스로 공들여서 만들었다기 보다는 얘네가 원래 이렇구나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하여간 세번째 특성과 함께하여, 포터블로 쓰기에 굉장히 불편하다
둘. 금속을 증착시킨 진동막
보통은 헤드폰패드의 가운데를 보면 천이나 스폰지, 철망등으로 유닛(진동막)이 가려져있다
진동막이란게 약간 빳빳한 비닐재질이고 뒤에 자석이 들어있는 만큼 모래알 속의 쇳가루나 담뱃재, 귀지따위의 자잘한 오염으로부터 그것을 보호하고 일부의 경우 미처 다스리지 못한 소리의 거칠음을 약간이나마 순화해주는 역할도 하는데, 이 헤드폰은 특이하게 유닛이 보이도록 드러나있으며 앞을 플라스틱망으로 막아는 놨지만 면봉정도 굵기의 가느다란 막대기로는 건들 수 있을만치 구멍이 성기게 되어있다
그래서 들여다 봤더니, 코스헤드폰의 진동막이 알루미늄티타늄을 증착시켜서 만든거라는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진짜 주방용 호일같이 생긴게 붙어있더라
스피커중에 가끔 트위터를 비닐이나 헝겊종류같은게 아니라 알루미늄이나 티타늄같은 금속으로 만든게 있는데 아무래도 비닐보다 금속이 더 딱딱하고 무거운만큼 상대적으로 거칠고 날카로운 음색이 난다고 한다
그리고 금속을 덧씌운 MV1의 진동막도 기본적으로 그러한 성향을 드러냄을 알 수 있었다
그러한 성향이 어떤거냐고?
내가 그동안 모아서 들어왔던 애들이 끽해야 패면서 길들인 똥개라면 이놈은 야생 삵정도?
존내 사납드라
그건그렇고.
효율이 낮은만큼 앰프볼륨을 아주 많이 올려줘야 하며 머리에 쓰지 않고 그냥 나오는 소리를 들으면 저음역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가벼운 소리가 나온다(세번째 항목 참조)
한편, 유난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비교적 낮은 편인 효율에 대해서 고민 해보다가 금속이 비닐이나 플라스틱보다 아무래도 무거운만큼 똑같은 게인을 넣어줘도 자석과 코일의 힘이 대애충 엇비슷한 수준인 이상 진동막을 잘 움직여주기가 상대적으로 힘든것이 여러가지 이유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