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져서 안되겠다 갈아엎고 품목별로 다시 정리할란다

새 헤드폰을 수배하면서 틈틈이 다시 읽어보니 실용성말고 음색측면에서의 분석이 너무 부실한것같은 느낌이 새삼 든다

다시 열심히 들으면서 메모하는 중


아시다시피 나는 dj다

그리고 이렇게 되기 전에는 헤드폰과 이어폰을 졸라 조아라 하는 소년이었으니, 생각해보면 대략 십여년 전부터 이런 글을 제대로 쓰고싶었던것 같다

아래에서 비교할 헤드폰들은 흔히 dj헤드폰이라고 불리우는 유형의 제품들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이놈들을 골랐을까?

위에 밝혔다시피 내가 클럽dj라는것이 제일 주요한 이유가 되겠다

모든 dj들은 어쨌든 dj헤드폰을 하나씩은 갖고 있는데, 내것과 다른 다양한 제품들을 갖고있는 동료들의 물건들이 각각 어떤 성능과 특성을 보이는건지 많이 궁금했었거든..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헤드폰 제조사에서 하나 이상씩은 내놓아서 발을 걸치고 있는 유형이기에, 기본적으로 비슷한 제한(밀폐형)과 특성(자극적인 소리)을 바탕해서, 비록 해당 업체의 모든 기술력과 철학을 투사시킨 최고급제품은 아닐지라도 각자의 개성이나 노리는 바를 엿보고자 함이 두번째 이유였다

그 다음으로는 mp3플레이어등의 번들을 비롯한 저렴한 보급형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쓰는 수많은 사람들이 넘어가기를 희망하거나 최소한 많이 궁금해하는 장르인데도 통합적인 분석과 정리를 시도한 사람이 지금까지 나타난적이 없었다는 사실도 꼽고싶다

단지 가장 비싸거나 가장 공들여서 만들었으리라는 이유만으로 각 헤드폰업체의 레퍼런스급이나 혹은 특이하게 나무재질의 인클로저로 제작된 헤드폰들 끼리로 시도한 벤치마크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특별히 밀폐형의 dj헤드폰만을 컨셉으로 잡아서 들여다보는 기획을 나는 지금까지 찾을 수가 없었다

일본이나 유럽, 중국같이 내가 읽지 못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권역에서는 이미 이런 시도가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영어를 사용하는 헤드폰이나 dj와 관련한 커뮤니티에서는 나오지 않았고, 내가 못찾아서 못본거라고 치더라도 어쨌든 나만큼 집요하게 달려들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나도 언젠가는 이거 다 해치우고 레퍼런스급도 건들어보고 싶다

아무튼 참고로 사람들이 dj헤드폰이라고 분류하는 헤드폰들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1. 밀폐형 - 거기에 더해서 헤드폰의 패드가 귀를 감싸는 Circumaural형식이어야 됨
  - 밖의 소리가 들어오는걸 막아주기 위해

2. 소리가 크다 - 가격대가 비슷한 dj용 말고 다른 헤드폰들에 비해 임피던스가 비교적 낮게 맞춰져서 신호를 많이 빨아들일 수 있으며, 거기에 더해서 효율(입력감도)도 높기때문에 같은수준의 신호에서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다. 그 대신 반대급부로 해상도나 재현력같은 측면에서는 조금 손해를 보는 경향도 있다
  - 주변이 시끄러워도 제대로 들을 수 있도록

3. 헤드폰 유닛이 돌아간다 - 크게 두가지 방식이 있는데 아래에 좀더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 헤드폰을 목에 대강 걸치거나 한손으로 든채 듣기 편하도록, 그리고 머리에 쓰고 벗기 편하도록

4. 헤드폰 줄이 한쪽으로만 연결되어 있다 - 제대로만 만든다면 문제가 없지만 체감할 정도로 음량이나 음질이 차이나는 제품이 가끔씩 발견된다. y형 비대칭줄로 만들어진 이어폰도 비슷한 맥락이며, 얘네중에서는 소리편차가 더 자주 발견되는것 같았는데 그것때문인지 요즘 나오는 신제품들은 대부분 양쪽 길이를 똑같게 만들더라
  - 3번과 같은이유

5. 중음역의 비중이 조금 낮다 - (결과적으로)양도 적을 뿐만아니라 톤과 음색에 기여하는 정도도 덜하다
  - 북(킥드럼)의 낮은 타격음과, 고음부의 하이햇같은 금속성 타악기가 내는 소리등으로 이루어진 박자가 보다 잘 들리도록, 또한 시끄러운 환경에서 헤드폰의 소리가 주변소음에 녹아들어 잘 안들리므로 그에대한 보상을 위해. 그리고 참고를 위해 약간 다른분야의 이야기를 잠시 언급하고 싶은데, 목적은 이것과 다소 다르지만 헤드폰이나 이어폰이나 스피커를 아우르는 가장 최근의 경향은 중음만 살짝 죽여놓고 위아래 끝부분을 강조한, 갈매기형 또는 돈샤리나 V형이라고들 부르는 대역튜닝이다(특히 헤드폰과 이어폰의 경우는 보다 넓은 공간감을 위해서 이와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런 특징들은 또 클럽에서 dj가 일할때만이 아니라 외부소음이 심한 길거리에서의 음악감상을 할 때에도 장점이 된다

게다가 dj라는게 모르는사람이 봤을 때 좀 멋있어?

그래서 dj헤드폰이라는 장르가 성립되어 수많은 헤드폰회사에서 계속해서 개발되어 나오고 dj를 선망하거나 클럽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열심히 사주는 지경에 이르렀다

참고로 아래 헤드폰목록중 4번항목의 비슷한애들중 대부분은 이렇게 거리에서의 감상을 목적으로 새롭게 만들어낸놈들인데 소리는 대충 비슷한 편이지만 djing에서 쓰이기엔 약간씩 문제가 있다

하지만 쓰는사람도, 궁금할 사람도 적지않을듯 하여 목록에 넣어봤다

아울러 5번항목은 dj말고 스튜디오나 공연장의 엔지니어들이 주로 사용하는 모니터링Monitoring*용 헤드폰인데 주변소음의 차단을 위한 밀폐형이라는정도 말고는 공통점이 없지만 얼핏 비슷은 해서 추가했다

일단 테스트는 온쿄의 pci90사운드카드에 벨덴1192a선과 스위치크래프트단자로 만든rca-3.5stereo연결선을 이용했으며, 음성향이나 성능측면에서 제대로된 소스기기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것 한가지로만 비교할 예정이니 각 헤드폰끼리의 구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리라 본다
에코社의 노트북용 오디오인터페이스인 인디고dj를 pci어댑터로 연결해서 다시 들어보고 있음 - 이걸로 들으니까 어쩐지 헤드폰끼리의 음색이 전에비해 서로 너무 비슷해져서 구분이 힘들어지는듯한 느낌이 든다

감상을 목적으로 설계한 dac도 좋겠지만, 일단 인디고를 몇일동안 좀 쓰다가 조만간 usb나 1394방식의 녹음/작업용 인터페이스를 하나 사서 처음부터 제대로 들어보려 한다

---2009년 9월 16일 추가---
지능일렉콤의 DAC-1 Overture를 샀다

잠시 들어보니 노이즈에 졸라 취약하고 내 취향과 예상에는 다소 못미치지만 아쉬운대로 그전에 쓰던것보단 나은것같으니 이제 다시 몽땅 끄집어내서 다시 들어보는일만 남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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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가능하다면 측정기기를 이용해서 응답특성이나 임피던스그래프같은것도 뽑아보고 싶은데 될지는 모르겠다(언젠가 goldenears.net 에 측정을 요청할 예정임)측정 다 했음

1. 출전선수 - 갖고있거나 오래 썼던것
테크닉스Technics RP-DH1200 - 보유, 거의 수명이 다한 듯그런거 업ㅂ다 나는 속설이라면 속고보는 팔랑귀ㅋ
울트라존Ultrasone DJ-1 New - 보유
TDK ST-PR400 - 친구가 쓰고있음, 반이상 망가진 상태 ;ㅅ;
뉴막Numark PHX - 옛날에 1년쯤 썼다, 다시 갖고싶음
오디오테크니카Audio-Technica ATH-PRO700LTD - 보유
소니Sony MDR-V700DJ - 보유, 봉인
데논Denon DN-HP1000 - 보유, 파악 중
젠하이저Sennheiser HD25 - 보유, 파악 중
소니 MDR-7506 - 보유, 봉인
코스KOSS MV-1 - 보유
피아톤Phiaton MS400 - 기다료바~
울트라존 PRO650 - 친구거 빌려서 들어봤다

2. 대기중 - 조만간 빌리거나 살 계획
알렌히스Allen&Heath : XD-53
AKG : K181DJ
파이오니어Pioneer : HDJ2000

3. 출전예정 - 별로 탐탁친 않지만 쓰는사람이 많으므로 비교를 위해 기회가 된다면 한번 들어는 볼 생각
파이오니어 : HDJ1000, SE-DJ5000
소니 : MDR-V500DJ
데논 : DN-HP700, DN-HP500
오디오테크니카 : ATH-PRO500
테크닉스 : RP-DJ1210(1200)
슈어Shure : SRH750DJ
베이어다이나믹Beyer Dynamic : DJX-1

4. 기타 비슷한 애들 1 - 소리특성이 비슷한 감상용 헤드폰
선정기준은 밀폐형, 저음이 강력함, 유닛직경이 50mm내외로 큼, dj헤드폰과 비슷한 경향이고 쓸만하다는 기존 사용자들의 평가. 이상 네가지이다

그 외에 전문적인 용도가 아니라 감상에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밀폐형헤드폰 중 음향적인 특징이나 개성에서 엇비슷하며, 보편적으로 많이 알려지고 사용되는 dj헤드폰과 동급이거나 다소 가격대와 성능기대치가 높은제품, 스펙측면에서 약간 기준에 미달이더라도 특정회사의 그나마 최고급 제품의 몇종류를 각각 골라놓았다

목록에서 누락된 헤드폰은 메리트가 없으니 가급적 피하도록 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내가 찾아읽은 소문과 사용기에만 근거한 목록이며 저렴한 보급형과 인지도가 낮은 제품은 거의 빠져있으므로 전적으로 따르지는 말고 자신의 귀와 감각을 믿도록 하자
소니 : MDR-XB700, MDR-XB500, MDR-XB300
보스Bose : TriportOE, TriportAE
WESC, 스컬캔디Skullcandy
닉슨Nixon : Master Blaster, Nomadic
AKG : K518DJ(81DJ)
데논 : AH-D1001, AH-D2000
울트라존 : PRO 또는 HFI라인업의 밀폐형 상급기
오디오테크니카 : 티타늄이나 알루미늄인클로저로 제작된 밀폐형 상급기
피아톤 : PS500, PS320, MS300

5. 기타 비슷한애들 2 - 스튜디오와 공연장에서 쓰이는 모니터링*1헤드폰
AKG : K271(272HD)
소니 : MDR-7509(HD), MDR-CD900ST - 7506은 구려서 탈락(이지만 어느새 보유중)
오디오테크니카 : M50
롤랜드Rolland : RH-300
포스텍스Fostex : T40RP mkII
슈어 : SRH840





테크닉스 RP-DH1200
한 5년전에 하나 샀다가 얼마못가 뿌셔먹고 새로사서 3년동안 쓰고있다

당시 16만원쯤 했는데 지금은 환율이 어쩌고 하면서 18만원으로 올라있지만 오픈마켓에서 15만원 내외로 살 수 있다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이런종류의 헤드폰중 아주비싼놈을 제외하고는 가장 뛰어난무난한 성능이다

소리는 저음역과 고음역만 강화되었을 뿐, 전혀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만큼 착색이 없고 담백하여 해당음역의 eq만 잘 선택해서 내려주면 스튜디오에서의 모니터링에도 손색이 없(을것같)다

높은저음(100~300Hz정도?)이 튀어나와있고 그 밑의 극저음이라 부르는 대역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희박한데, 그 결과 킥드럼의 어택이 보다 강조되어 북소리가 뻥좀 보태면 망치로 바위를 두들기는듯 딱딱하게 들리며 베이스기타나 베이스기타를 모사한 신디사이저의 리듬은 같은 맥락에서 상대적으로 건조하고 뻣뻣하다*2

그러므로 하우스를 비롯한 전자음악이나 락같은 경우엔 다소 덜하겠지만,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이 단순한 감상만을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좀더 깊은 저음을 잘 내주는 다른 헤드폰들에 비해 다소나마 불리한 특성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추론일 뿐 이소리가 더 좋다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을것이다(나도 벙벙대며 퍼지는 쪽보다는 가능한 단단하게 조여놓은 베이스가 더 좋다)

또한 좀더 높은데에 있는 저음이 강조되어 낮은쪽의 소리가 중역대까지 디밀고올라오게 되어 그 결과로 목소리를 비롯한 음색과 멜로디를 표현하는 중역대악기들의 톤이 탁하게 들린다(물론 대부분의 dj헤드폰이 다 그렇지만)

거기에 더해서, 내가 쓰는 헤드폰만 오래도록 혹사당하여 진동막이나 자석이 많이 삭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 모델 고유의 안좋은 특성인건지는 모르겠지만, 직접음과는 별로 상관이 없고 대신 잔향이나 공간감에 관여하는 10KHz윗쪽의 가늘고 차갑고 에어리한 소리가 함께 비교하는 다른 헤드폰들에 비해 무척 약하게 나온다

무슨  말이냐면 전체적인 소리가 한층 더 어둡고 둔탁하게 들린다는 거다

세부적으로 설명하자면 피아노나 플루트, 바이올린등의 악기로 연주하는 가장 높은소리와 심벌즈같은 치찰음대역의 쇳소리가 밋밋하고 멍청하게 나온다

전반적인 저음량이 오히려 더 많기도 한 그나마 신형인 오디오테크니카의 PRO700이나 정말 얼마전에 출시한 소니XB700의 경우에는 강력하고 풍부한 베이스에도 불구하고 그에 지지않고 나름대로는 맑고 투명한 중음역이 나오는데, 테크닉스(파나소닉)의 기술팀이 병신이 아닌 이상 이러한 신형 경쟁제품들의 진보된 성능을 모를리가 없으니 자극좀 받고 그에 못지않은 신제품을 하루빨리 개발해 내놓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누가뭐라하고 어디서 대든다 할지라도 어쨌든 테크닉스야말로 dj의 자의식이나 워너비를 마음속에 품었다면 사랑하고 존경할수밖에 없는 1200의 제작사이니 말이다

한편 이처럼 어택만이 강조되고 밑으로 퍼지는 극저음의 양감이 부족한 저음은, 반대급부로 상대적으로 민첩하고 또렷하게 반응하는 장점으로 인해 박자가 찍히는 순간을 보다 정확히 인지할 수 있게되어 djing헤드폰에게는 상당히 유리한 특성이지만 클럽같은곳에서 울리는 소음이 정도이상으로 크다면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

헤드폰볼륨을 아무리 올려봐야 시끌벅적한 외부소리에 젓가락으로 밥상두드리듯 딱딱대는 소리만 더해져서 귀만 아플 뿐 소리는 구별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반응성이 아주아주 약간 무딘 대신 밑바닥저음이 보다 풍부한 오디오테크니카의 PRO700이나 소니의 V700DJ같은 헤드폰이 더 유리하다*3

그 외에 특별히 언급할만한 사항은 헤드폰의 무게인데, 실제로는 다른 동급/동류의 헤드폰들 평균에비해 100g정도 무거울 뿐이지만 머리에 오래 쓰고있거나 목에 건채로 다닐때의 체감무게와 피로도는 거의 두배정도가 되는듯하다

한편,  DH1200이 헤드폰 이어폰 스피커를 통틀어 지금껏 가장 오랫동안 내옆을 지켜줬던 물건인지라 어쩔수없이 나는 이놈소리에 길이 들었고 이놈은 내 음악에 길들어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헤드폰을 앞으로 이어질 다른 헤드폰들의 평가에 대한 기준으로, 그리고 반찬없이 쌀밥먹는듯한 무착색적 착색으로 유명한 진리의 베이어다이나믹 구형 DT880과 스탁스한테 한끝차이로 뒤지는 순결한 AKG K501둘에 더해서..... 하여간 이유는 없으니 닥치고 ER4PS까지의 셋을 가끔가끔 기준의 기준으로 삼아 비교를 진행할 생각인데, 이곳을 찾아온 분들이 궁금해할 헤드폰들의 소리에 대해 가능한 이해하기 쉽고 객관적인 설명을 제공하고 싶지만 이러한 한계로 인해 내 개인적인 레퍼런스의 소리를 들어본적이 없는 분들이 어쩌면 막연히 느낄것도 같아 미리 양해를 구한다

울트라존 DJ-1 New
별로 안좋다

음량이 일단 작고 그렇다고 소리가 맑거나 깨끗도 못한데 무엇보다 온쿄 pci90의 비리비리한 출력에서 기인하는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강력하고 제대로된 헤드폰앰프로 확실하게 구동시켜봤자 다른 헤드폰들도 그만큼 더 좋아질테니 소용없는 짓

대역밸런스도 단순 감상용으로 쓰기엔 무리가 없지만 시끄러운 곳에서의 djing을 위해서는 너무 가볍다

그리고 울트라존에는 DJ-1 PRO라는 상급기가 하나 또 있는데 예전에 잠깐 들어본 바로는 그놈역시 (최소한 dj에게만큼은)쓸모없다

게다가 울트라존이 자랑하는 구라음장 S-Logic도 막상 들어보면 별 존재감도 없고 오히려 djing에는 없느니만 못한 듯

화룡점정으로 왼쪽과 오른쪽의 소리가 티나게 차이나기까지 한다(y자형 이어폰이나 선이 한쪽으로 들어가는 헤드폰은 어느정도 이런 현상을 감수해야한다지만..)

젠장 이걸 왜샀을까

---2009년 8월 5일 추가---
양쪽의 음량편차는 아무래도 전에 쓰던 온쿄 pci90이나 rca-3.5스테레오 직결케이블의 문제인듯 하다

다른데다 연결해서 다시 죽 들어봤는데 그만큼의 차이가 없더라(체감할만큼의 차이 없음)

울트라존 미안~ BLS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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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간 현재 정식가격은 (무려)17만원쯤 된다

겉모습이 약간 다른것 외엔 똑같으리라 추측되는 HFI580과 자매제품 680, 780도 조만간 구해서 비교해봐야 될듯하다

---2009년 7월 7일 추가---
다시 들으며 곰곰 생각해보다 이전의 결론이 틀렸음을 알게되었다

본 헤드폰의 소리는 결코 탁하거나 흐리지 않다

좀더 무게중심이 낮고 두툼한 소리에 귀가 적응이 되어있어서 아무래도 힘이 좀 약하고 소리가 작은 DJ-1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던것 같다

다시 마음을 비우고 들은 DJ-1의 소리는, 여전히 dj의 도구로 쓰이기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인상이지만 그냥 듣는데 쓰기에는 어떤 손색이나 하자도 없었다

베이스는 빠르고 단정하고 똘망똘망하되 S-Logic으로 인해 미약한 메아리(둥~ 또는 두웅~ 하는 소리가 둥~웅~처럼 들린다)와 함께 울려나오는듯 독특한 느낌이 들고, 중역과 고역은 경쾌하고 까실거리고 시원하다(소녀시대의 제시카목소리같다)

조만간 지금 쓰는것보다는 소리도 크게나오고 도토리키재기나마 힘도 센 dac이나 헤드폰앰프를 장만하려고 하는데 기분과 취향에 좌우되지 않고 뚜렷하고 확실한 차이와 성격을 파악할 수 있게되리라 기대한다

그리고 몇일전에 골든이어라는 곳에서 측정한, 아마도 똑같으리라 추측되는 자매제품(HFI580)의 주파수응답곡선에 의하면 맨 아랫부분 약간의 대역만 조금 부풀어있고 그 외에는 플랫에 준하는 특성을 보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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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7일 추가---
대체 왜그러는지 이해가 안되는데, 들리는 소리크기가 작은만큼 볼륨을 더 올려줘도 이상하게 클럽안에서 소리가 잘 안들린다

진동막이 우글거리며 나죽네 비명지르고 소리보다 디스토션이 더 많이 들릴 정도까지 올려도 아무튼 안들린다

베이스 말고 그 바로 위에 미드베이스의 육덕이 모자라서 그런가도 싶지만, 얘보다도 저음이 적거나 약한 7506이나 심지어 px200도 비트매칭을 위해 들려야 하는 소리를 말썽없이 잘 전해줄 수 있다는걸 생각해보면 분명히 뭔가가 또 있다

그리고 참고로 턴테이블바늘을 만드는 오토폰이라는 회사에서 라인업확충을 위해 다른곳도 아닌 울트라존의 oem제품을 내놨고 얼마전에 국내에도 드디어 ba트랜스듀서타입 이어폰인 E-Q7의 뒤를 이어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랬을 것 같지도 않지만 만에하나 튜닝해서 뭘 바꿔봤자 기본이 어디 가겠냐

운좋게 헤드폰 사기전에 이걸 먼저 읽어버린 dj가 있다면 제발 울트라존과 오토폰은 사지마라

그냥 듣는데만 쓰기 위해서라면 오히려 적극 추천을 하고 싶지만 위에 밝힌대로 클럽같은데서 써먹는덴 애로사항이 만발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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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K ST-PR400
청음매장에서 20분쯤 한번 들어보고 마침 헤드폰을 망가뜨린 dj친구에게 뽐뿌넣어서 사게한 후 틈틈이 듣고있다

잠시 6만원으로 떨어졌다가 현재 8만원으로 팔리고 있으며, 가격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몹시 훌륭하다

dj용답지않게 보컬을 비롯한 중음역의 소리도 상당히 제대로 나와주고 아무튼 전반적으로 장르 안가리고 쓸만한 헤드폰인데 돈은 없고 음악은 잘듣고싶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게다가 휴대용 mp3p같이 허약한 기계에 물려도 아주 빵빵하고 크게 울어주는 기특함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같은 가격대에서 적수가 없는 아웃도어용 헤드폰이라 할만하지만, 백인 대가리크기에 맞춘듯한 헤드밴드의 요다현상은 답이없다

그런데 소리의 측면에서 다시 짚어보자면 감상용으로 훌륭한만큼, 엄밀히 따져서 djing용 헤드폰으로써의 전문성은 약간 떨어진다 하겠다

그리고 베이어다이나믹의 DJX-1이라는 헤드폰과 모양이 똑같은걸로 보아 같은곳으로 oem을 넣은모양인데, 어디선가 찾아본 사용기를 통해 짐작해보건대 소리는 그게그거인듯!

혹시나 하고 방금 두 헤드폰을 모두 판매하는 사이트로 찾아가 공시된 제원표를 봤더니 차이가 크더라

이놈도 어떻게 한번 구해서 직접 들어봐야 되겠다 ;ㅅ;

---2009년 7월 7일 추가---
다시 빌려다가 들어봤다

10분남짓 중요하게 생각하는 파트만 골라듣고 바로 돌려줬지만 그동안 친구가 디제잉에 사용하면서 어떤 변화(번인)가 생겼는지, 내가 처음듣고 얼핏 느꼈던게 어떠한 특성으로 인한 것이었는지를 깨닫기엔 충분한 시간이리라 생각한다

음량은 역시나 옛날의 기억처럼 무척 컸다

몇dB정도나 차이가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좌우지간 엄청 크다

내가 갖고있는 헤드폰중 비교적 출력이 약한편인 울트라존의 DJ-1보다 두배 크다고해도 맞을듯

아마 음량측면에서만 보자면 젠하이저의 HD-25와도 자웅을 겨룰 수 있을것같다

음질과 음색은 예전의 기억과 다르게 혼탁하고 퍼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내가 쭉 사용하던 테크닉스 DH1200에서 느꼈던 뿌옇게 흐려진듯한 소리가 떠올랐으며 평범하게 그냥 듣는데 쓰는것보다 가혹한 환경*4일 수밖에 없는 클럽에서의 디제잉으로 인한 결과라고 본다

그리고, 특히 낮은 저음의 반응이 무척 둔하고 뭉툭한게 인상적이었는데 원래 이런놈인지 짧은 기간동안 빡세게 노화되어 생긴 증세인지는 모르겠다

참고로 dj용 헤드폰들의 입력허용수치*5가 대충 3000에서 3500mW정도 되는데 어디서 얼핏 듣기로는 연속해서 96시간인가동안 저만큼의 신호를 받아야 유닛이 빠개진다는 의미라고 하지만 그보다 낮은 압력의 신호를 1시간씩 반년동안 지속적으로 집어넣어도 마찬가지로 망가지거나 고장날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본 헤드폰의 유닛은 저렴한 가격에 걸맞게 허용한도수치가 500mW이다

신호강도를 정확히 측정하며 얼만큼의 음량일 때 몇와트의 신호가 전달되는건지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아마 왠만큼 힘이 강하다고 하는 헤드폰앰프도 오버로드 직전까지 최고로 증폭시켰을때의 출력이 기껏해야 1000mW어치를 넘지 못할거라고 본다

그리고 조용한 곳에서 듣는다면 귀가 어지간히 망가진 사람이 아닌 한 그 1/3도 못되는 볼륨도 견디지 못할것이다

무슨말이냐면 그냥 혼자 듣고 노는 목적에서 이가격에 이만한 헤드폰을 찾기 힘들것이라는 주장은 물론 변함없지만, 헤드폰 몸뚱이의 기계적인 단단함이 아닌 소리를 내는 유닛의 내구성이나 스태미너측면에서는 내가 좀 실망을 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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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막 PHX
옛날옛적 꼬꼬마시절에 운좋게 좋은놈을 중고로 구해서 잘쓰고 다니다가 역시 뿌셔먹었다

사진을 찾아보고 짐작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소니V700DJ나 테크닉스DH1200같이 묵직하고 두툼한 회색 플라스틱재질로 만든 헤드폰들에 비해 밴드의 늘어나는 곳과 관절부위가 많이 허약하다

옛날에 쓰던놈이라 가물가물하지만 당시 함께쓰던 DH1200에 견줘 손색이 없었던것 하나는 분명히 기억이 난다

특히 저음역 소리가 통통 튀거나 혹은 가래떡처럼 쫄깃거리는 느낌이 아주 괜찮았는데 지금 다시 들어보면 평가가 약간 바뀔것도 같지만 구할수만 있다면 한번쯤 들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그런데 지금 미국에서 69달러, 영국에서 45파운드, 일본에서 12000엔에 팔고있는데, 일본도 약간 폭리지만 이런 중저가보급형 헤드폰을 우리나라에서 21만원이나 받아쳐먹는건 대체 뭥미?


오디오테크니카 ATH-PRO700LTD
두어달쯤 썼다는걸 중고로 업어왔다

전 주인이 최소한의 몸풀이는 해뒀으리라..

뒤에붙은 LTD는 한정판이라는 의미이며, 제원표에 따르면 PRO700보다 아주약간 성능이 좋지만 실제 청음에서의 주목할만한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중에 여건이 되면 또 비교해보긴 하겠지만 일반 PRO700 사용자나 구입희망자들은 큰 의미를 두지말고 같은 제품이라 간주해도 무방하겠다

그리하여 가망없는 좆ㅋ망ㅋ헤드폰 울트라존 DJ-1을 저리 던져놓고 DH1200과 번갈아가며 닥치는대로 들어봤다

별점 반개차이로 PRO700LTD의 판정승

퍼지지 않고 단단하면서 은은한 양감도 놓치지않는 고품질 저음이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고음역에서 귓구멍을 샥샥긁는 심벌/하이햇의 간사한 찰랑거림이 처음 한두곡을 들으며 느낀 전반적인 특징이다

그러니까 높은 고역대에서는 뚜렷한 착색이 있다는 말이다(영어권 제품소개 페이지를 뒤지다 "Clear, well-defined treble, rich bass response"라고 써놓은걸 찾았다)

아울러 보컬과 각종 기타등등악기류는 물론이고 심지어 음색의 구분이 쉽지않은 저음역의 킥드럼이나 베이스기타, 사인파 퓨어톤을 연상케 할만치 담백하게 뿜어낸 롤랜드x0x계열 신스드럼에서 마저도 듣는사람을 헤벌레하게 만들 애매하고 불순한 총체적 화장끼가 느껴진다

한참 여자보컬 하우스를 듣다가, 문득 큰맘먹고 에블린매장에 들른 노처녀에게서 어제와 다른 압박감을 느끼는 상상을 해봤다. 아 취한다

이점과 관련해서 상당히 많은분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는데, 사실 착색이란건 보컬에서만 존재하는게 아니다

헤드폰도 좋아하는 몇몇 씹덕잉여일본애니 애호가들 사이에서 오디오테크니카의 벛나무헤드폰이 이른바 야동폰*6으로 이름을 높이고 있지만 사실 헤드폰이나 스피커등에서 드러나는 착색이란건 (여성의)목소리 외에도 멜로디악기와 퍼커션종류의 음색, 공간감의 형성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개념이다

아무튼 얘말고 대부분의 다른, 그리고 오디오테크니카말고 다른회사에서 만든 20만원 내외의 올라운드형 밀폐형헤드폰과 그중에서도 특히 dj헤드폰의 불가피한 취약점인 중/고음역 톤의 색감에서 설득력이 조금은 있는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중/고음역에 성분이 흩어져있는 보컬 및 멜로디악기의 맑고 윤기나는 톤과 그로인해 얻게될 듣는 즐거움, 대편성 오케스트라까지 섭렵하진 못할망정 그래도 여러종류의 소리가 함께 뒤섞여 나올때 구분해서 들려주는 해상력등이 글러먹은 와중에 그래도 듣다보면 괜찮더라

물론 대놓고 맞비교한 DH1200이 더 먼저 나온 구식 기술력의 결과물이고, 아마도 3년넘게 dj믹서의 우악스런 출력을 받아가며 너덜너덜 맛탱이가 가려는 중이라 소리가 많이 탁해진듯한 기분인걸 감안하고 싶지만 그래도 기본실력은 어디안간다

그 다음으로 dj헤드폰으로써의 평가를 감히 내려보자면, 위의 ST-PR400과 마찬가지로 단순 감상의 목적으로써 좀더 유리한만치 약간은 덜 전문적이고 덜 적합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환경이나 상황의 엄격함이 녹음실등에서 적확한 소리의 확인을 위해 사용하는 모니터링헤드폰만큼은 안되겠지만, dj가 일하는중에 사용할 헤드폰이 본래소리를 지맘대로 왜곡하는 특성을 보인다면 아무래도 dj의 선곡과 eqing(상황과 음악에 맞춰 대역밸런스 고르게 하기 내지는 일부를 크게 강조하기)에 알게모르게 영향을 끼쳐 어떤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

그 문제라는게 예를 들자면 실제 원곡의 소리가 이러하고 거기에 숨어있는 작자의 의도는 저러한데, dj는 소리의 왜곡으로 인해 그것을 오판할 수 있다는 말이다(변죽좀 쳐야겠다. 이와같은 논리에 의해 나는 펑션원도 싫다)

dj헤드폰은 단지 무슨소리가 나오는지 참조하고 박자를 맞추기 위해서만 사용하는게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자기 마음대로, 자기 마음가는대로 음악을 들려주어 다함께 즐겁도록 하는것이 무엇보다 우선이고 중요한 dj의 임무이자 존재이유이고 곡을 만든사람의 속셈이나 음악과 음향의 완결성에 대한 추구는 그 다음이거나 쓸모없는 짓이지만, 뭐가 어떻더라도 혼자 듣고 좋아할것이 아니라면 재생되어 들리는 소리의 정확함은 우리가 항시 추구하고 고민하며 지향해야 할 중대한 화두이다

헌데 과연 이 헤드폰을 사용하는 수많은 dj들이(2년전엔 DH1200이 유행해서 너도나도 사용했었고 요즘은 PRO700이 유행임. 내가 본 클럽dj중 2/3가 이걸 쓰더라) 이런 상황과 사정을 감안해서 자신의 감각과 신념을 정확하고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내생각엔 그렇지 못하다

그리고 사실은 그럴 필요도 없고 생각할 가치조차 없는 일일는지 모른다

하여간 잔말이 많았지만, 어쨋든 좋은 헤드폰이다

거리의 힙합간지를 위해 사셨든, 소신있게 댄스뮤직이나 혹은 모든종류의 좋은 음악을 듣기위해 사셨든, 혹은 당신이 dj여도 좋고 앞으로 살 예정이라도 상관없다

이 헤드폰은 충분보다 넘치는 성능의 훌륭한 제품이고 당신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좋은 친구이므로 내가 뭐라든 대충 무시하고 목적에 맞게 잘 사용하길 바란다

단 니가듣는 소리는 가짜다

---2009년 8월 1일 추가---
결국 클럽에 들고나가서 한타임 디제잉에 사용해봤다

dj믹서의 헤드폰 출력단에서는, 내가  집에서 컴퓨터용 인터페이스 한둘과 휴대용기기를 통해 들으며 다른 몇종류의 비슷한 헤드폰에 비해 많다고 느꼈던 저음량이 더욱 심하게 늘어났다

이 헤드폰을 처음 연습과 플레이를 시작했을 그때부터 사용했다면 다른 헤드폰으로 디제잉을 하려했을 때 킥드럼의 타격과 베이스의 율동을 들을 수 없을것이고, 어젯밤의 나처럼 다른 헤드폰만 줄창 쓰다가 이놈으로 바꾼 상황이라면 느닷없이 쏟아지는 베이스의 물량에 당황해서 헤드폰볼륨을 올렸다 내렸다 하다가 박자가 어긋나겠지....

한정판이라길래 고생고생해서 손에 넣었건만 정말 매번 실망만 하게 만드는 헤드폰이다(사실 오테헤드폰은 아주 최근에 나온 레퍼런스급 두셋을 제외한 전부다가 이렇게 골치덩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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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Sony MDR-V700DJ
한시간전에 중고로 사와서 비교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다짜고짜 결론부터 토해놓자면 그래도 꼴에 돈값이나 겨우 채우는 성능은 됐다만 하우스건 뉴에이지건 팝송이건 채 10초를 못듣고 한숨만 푹푹 내쉬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제쯤 그렇게 몇곡 듣느니마느니하다가 상자속에 도로 박아놨으며, 다시 들을일은 없을것같다

이후 몇일간 한가한 순간마다 이 헤드폰에 대해 궁리해보고 남은 느낌에 따르면, 소니의 V700DJ는 감상용이 아닌 관상용 헤드폰이랄까?

있어보이는 힙합스타일을 위해 이순간에도 덥석덥석 낚여주시는 전세계 청년들의 경우를 예로 들 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란것이 지금 내가 주장하고픈 이야기이다

앞으로 얼만큼의 세월이 흐르고 우리의 심미안과 기술력이 얼마나 진보하더라도, 이보다 더 아름다운 헤드폰은 절대 출현할 수 없을것이다!(그리고 이어폰씬의 현존하는 전설인 MDR-E888도 아울러 언급하고 싶다, 이 두놈 정말 의식이 녹아내릴 정도로 아름답다!!)

그리고 dj용 헤드폰 디자인의 이정표를 세운 역할이랄까 싶은 부분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다

아시다시피 dj장비의 중심인 턴테이블과 믹서는 다른데 쓰던 물건을 대충 줏어다가 활용하는것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심지어 요즘 유행하는 랩탑디제잉의 컴퓨터도 원래는 게임사무용이다)

턴테이블은 그당시의 주된 음악매체인 판을 그저 재생하기 위한 물건이었고, 믹서도 녹음이나 연주를 위해 여러가지 악기의 소리를 섞는 용도에 불과했지만 마침 여럿이 모여 쉬임없이 나오는 노래를 함께 즐기는 상황에도 적절히 써먹을만해서 채용되었다는 말씀이다

그처럼 dj의 헤드폰 역시 처음에는 그냥 감상용으로 나온걸 아무거나 갖다가 쓰던 와중에 좀더 그 목적에 적합토록 이런저런 조건들을 붙여 새로 만들어내던것이 오늘날에 와서는 당당한 헤드폰의 서브장르가 된것이지

내가 방안에 앉아 홀로 골똘히 추측한바에 의하면, 일단 dj가 사용하는 헤드폰도 세대라는 기준으로 구분이 가능하며 그 세대를 나누는 근거는 우선 디자인이다


잘 모르겠지만 최초 1세대는 몇줄위에 언급한대로 대충 갖다썼던 다른 목적의 헤드폰이라고 치겠다


그리고 2세대는 다음과 같다 - Stanton DJ PRO2000, Pioneer SE-DJ5000, Numark PHX


그 다음 3세대 - Sony MDR-V700DJ(하급기 500도 포함되며, 300은 컨셉이 다름), Pioneer RP-DJ1200

여기서 씬의 이후 방향이 결정된다


3.5세대 - Pioneer HDJ1000, Technics RP-DH1200

내가 3세대로 분류한 두놈은 소니쪽의 제품을 대놓고 베낀 디자인이다

딱 느껴지는 인상에서 독자성이나 자신감이 다소 희박하여 어차피 다 내맘이지만 또한번 임의로, 과도적 세대로 분류하였다


4세대 - Audio-Technica ATH-PRO700(하급기 500도 포함), Denon DN-HP1000(하급기 700도 포함), Allen&Heath XD-53

똑같이 소니가 새로이 내놓은 dj헤드폰 디자인의 패러다임에 속해있는 처지이긴 하지만 헤드폰 목의 기계적인 움직임이나 이어컵 스폰지의 내부넓이가 넓혀진등의 편의사항에 해당하는 몇가지의 사소한 개량이 이루어진것을 첫번째로, 그리고 4세대로 분류된 헤드폰들이 같은 금형을 토대로 만들어졌다는 특성을 두번째의 근거로 삼아 따로 분류했다

관심이 있어 사진이라도 찾아봤거나 직접 사서 비교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있는 내용이리라....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것은, 데논과 알렌히스에서는 최소한 오디오테크니카의 금형만큼은 그대로 갖다썼으며 인클로저 외부의 장식만을 약간 변형시켰을 뿐이라는 사실이다

게다가 크기나 무게는 물론이고 음향스펙마저 똑같이 적혀있음도 또한 알게 되었을텐데, 막상 들어보면 가격차이만큼에 해당하는 명백한 음질적 우열(XD-53 ≥ HP1000 >> PRO700 ≒ HP700 > PRO500)이 느껴지긴 하지만 어쨌든 들어간 유닛도 같은 공장에서 oem방식으로 사소한 튜닝만 달리하여 공급받았으리라 추측된다(근데 외국에선 값이 비슷OTL)

어쩌면 전부 다 oem일지도 모른다아마 소리도 다 똑같을거야OTL

그리고 당연히 마찬가지로 데논의 700은 오디오테크니카의 500과 크기, 무게, 음향스펙이 똑같이 나와있다

---2009년 8월 5일 추가---
그런데  전시해놓은곳에 놀러가서 다시 봤더니 똑같은줄로 기억하고 있었던 알렌히스 XD-53헤드폰의 관절부 모양이 다르다

부랴부랴 집으로 기어들어와서 다시 사진을 찾아보니, 돌아가는 목부분은 하급기인 오디오테크니카의 PRO500과 데논의 HP700에 들어가는것과 같은 부품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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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 AKG K181, Pioneer HDJ-2000, Dr. Dre Monster Beats OE

앞으로의 디자인경향이 어디로 흘러갈지 궁금하게 만드는 제품들


...지금까지 없던 정보를 모아서 정리하겠답시고 블로그를 시작했지만 정말 별짓을 다하고 있다

내가 여기저기서 좆밥이라고 욕먹는게 일리가 있는듯도 하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구나

그나저나 위의 논리에 등장한 헤드폰들이 어떻게 생긴건지 사진이라도 봐야 이해를 하든 반박을 할 수 있을것이다

나중에 한가한 시간에 차차 링크할것이고, 궁금이 급하면 직접들 찾아보도록 해라

하여튼 이제 소리에 대해 논해보도록 하자

소니 V700DJ의 음질은 한마디로 정말 한심하다

당연히 막무가내로 쑤셔박고 뽀개는 강성의 소리인데, 적어도 나는 그러한 측면에서조차 어떠한 매력이나 쾌감이나 전율 또는 기쁨을 얻지 못했다

어차피 밀폐형인데다가 주로 써먹을 음악장르도 그렇고 더군다나 거세게 몰아치는 외부의 소음에 저항하며 dj의 귀에 그것과 다른 소리를 전달해야 하는, 그러니까 음색이나 음질같은건 일단 제껴두고 소리를 강력하게 뿌려주는 목적이 최우선이긴 하지만 그래도 심했다

크고 강한소리도 나름대로 형편없지만 저중고 전 대역에 걸친 뉘앙스나 약음의 표현이 아주 좆같다

베이스는 멍청하게 뻥딱뻥딱대면서 중역대의 민감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함부로 침범하고, 더 윗부분의 쇳소리는 찬란함이나 차가움, 찰랑거림, 번쩍거림같은 몇가지 미덕을 과감히 외면하며 시종일관 혼탁하고 날카로운 태도로 소중한 나의 귀를 공격했다

그러니까 절대 감상용으로는 쓰지 말도록 하자

하지만 클럽에서의 디제잉에만 쓰려한다면 적극 추천한다

위에 적혀있는 오디오테크니카의 PRO700에 대한 글중에 보면 "퍼지지 않고 단단하면서 은은한 양감도 놓치지않는 고품질 저음과 높은 고음역에서 귓구멍을 샥샥긁는 심벌/하이햇의 간사한 찰랑거림"이라는 대목이 있는데, 조용한곳에서 차분히 니가 좋아하는 팝과 힙합이나 가요따위를 들을때의 만족감은 하늘과 땅차이의 간극을 보이겠지만 그 대신 요놈의 명목상 용도가 아주 시끄러운곳에서 필요한 소리를 챙겨듣고 조정하기위한 도구임을 감안한다면 그때의 결과는 오히려 비슷하다

한쪽이 푸짐하고 보들보들한 베이스와 섹시하고 명확하게 들려오는 고음처리를 통해 외부소음을 뚫고 니가 필요로하는 박자의 신호를 들려준다면(마치 사진에서 특정 오브제에만 채도나 외곽선보정을 가하여 주목도를 높이려 하는것과 같다), 다른 한쪽은 다짜고짜 부수고보는 더럽고 묵직하고 강력한 베이스와 양철술상을 스뎅젓가락으로 후려패듯 멀쩡한 음원도 클립핑난것처럼 들리게 하는 더 강력하고 아울러 탁하기까지 한 무차별고음으로 임무를 무사히 완수하는 차이정도라고나 할까

차마 듣다가 기분나빠질까봐 얘네끼리 번갈아 맞비교하는 절차를 진행할 마음이 들지 않지만 음량이나 대역밸런스도 대략 비슷한 수준인것 같다(테크닉스 DH1200보다는 분명히 좀더 우악스럽고 좀더 묵직했었다)

하여간 그냥 듣기만 하는 목적이라면 다른걸 알아보도록 하고, 좋은 헤드폰이나 이어폰 많이 갖고있으면서 디제잉용으로만 대충대충 막굴릴놈을 따로 구하고자 한다면 유닛 망가지기 전이나 후나 똑같은 소리가 나온다는 의미에서 고장문제에서도 자유로운 이놈을 사자

소코에서 정해놓은 소매가는 16만원 근처지만 짭션이나 ㄱ마켓같은곳에 중국에서 넘어온 병행수입품을 9만원아래로 팔아먹는 분들이 계셨던것 같으니 잘 찾아보도록


데논 DN-HP1000
오디오테크니카의 금형공유 내지는 oem일게 뻔해서 다른애들 다 제쳐놓고 일단 PRO700LTD와 맨투맨 맞비교질중이다

음색이나 소리의 개성적인 면모에 대한 분석은 좀더 많은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첫곡 들으면서는 두놈 소리가 똑같은것 같아서 당황했는데 시간이 지나가며 차이와 정체가 서서히 드러난다

무엇보다 중고로 사온 HP1000이, 판매자님의 말에 따르면 노래 서너곡어치밖에 안돌린 신동급인지라 이른바 완성단계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100시간어치는 신호를 넣어줘야 어느정도 가닥도 잡히고 서로 공평도 하며 그와중에 나도 객관적인 평을 할 수 있게될 것 같다

그러나 사실 길들이기의 효능을 인정은 하지만 그다지 큰 영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므로 대충 한시간쯤 번갈아가며 들어보고 평을 내려보도록 하겠다

너무 복잡해서 그냥 배다른 형제인 오디오테크니카의 PRO700LTD만을 비교대상으로 삼았는데, 생긴것관 딴판으로 얘네들끼리의 소리가 가장 크게 차이가 남을 일단 알아두길 바란다

우선 고음역의 쇳소리에 대해서.

역시 오테는 오테랄까.. 데논의 제품이 오디오테크니카에서 oem(오디오테크니카 딱지를 달고나온 대부분의 헤드폰이, 사실은 이름을 밝히지 못하는 다른 공장에다 하청줘서 만든거라는 누구나 아는 비밀도 있다. 혹자는 그중 하나가 크레신이라고도 하고....)으로 만들었건 어쨌건간에, 당당히 자기네회사 이름으로 내놓은 헤드폰인만큼 철저한 Brand Identity관리가 이루어졌다

위에 PRO700LTD항목에서 언급한 하이햇같은 쇳소리의 묘한 촐싹맞음이 PRO700LTD로 들을 때마다 바로바로 인식되었다는 말이다

다른 부분이나 다른 대역은 몰라도 이것만큼은 정말 자다깨서 바로 들어도 티날정도로 확연히 다르며, HP1000의 소리는 차라리 소니의 V700DJ나 울트라존의 DJ1의 소리와 더 닮았을 지경이다

음량은 HP1000쪽이 전반적으로 약간 더 크게 들린다

스펙에 따르면 HP1000은 일반형 PRO700과 성능이 같고 뒤에 LTD가 붙은놈은 느끼지 못할정도로나마 그보다 소리가 커야 되는데(그러니까 PRO700LTD가 더 소리가 크거나 최소한 똑같아야 되는데) 뭔가 기분이 알딸딸하다

그리고 소리가 큰것에 더해서, HP1000에서 나오는 중저음/저음쪽의 타격감이 더 세다

그 힘에 뭍혀서 덜 느껴지지만 반면에 PRO700LTD의 저음부는 보다 깊고 낮은위치에서 마치 물컹하고 찐득거리는듯한 느낌으로 들려온다

어느정도냐면 듣다가 느끼해서 콜라라도 마시고 싶을정도?

아니, 그것보다는 차라리 대역밸런스니 뭐니하는 거시적인 특성은 우선 제쳐두고 모든 대역의 소리에 걸쳐서 HP1000이 상대적으로 푸석푸석하게, 또는 건조하게 들린다고 하는것이 보다 타당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때의 "푸석함"의 반대개념이라 할 수 있는 "촉촉함", 또는 "영롱함" 이라고 부르는 특성은 다름아닌 오디오테크니카만의 독보적인 개성이 아니던가!

그리고 이에 대비되는 HP1000의 무표정함은, 다시말해서 보다 더 모니터링적 성향에 가깝다는 뜻이다

때문에 이대목에서 한번 더 언급하게 되는데, PRO700LTD의 소리는 정말정말 유별나다(다들 알다시피 오디오테크니카는 정말 희한한 음향업체다. 어떻게 이런걸 만들 수 있을까?)

내가 확신하는데, 지금까지 여기서 다루었던 헤드폰들은 물론이고 앞으로 등장하게 될 다른 제품들 전체를 아울러 소리를 들어보았을 때, 물론 회사에 따라 그리고 가격대로 짐작이 가능한 성능에 따라 각기 다른 톤과 느낌이겠지만 분명히 PRO700LTD만 저쪽 멀리에 동떨어진 듯 요상한 소리를 내주고 그밖의 다른 헤드폰들끼리의 차이는 그에 비하면 별게 아니다

참고로 어디서 누가 플랫한, 리니어한, 평탄한, 밸런스가 맞는, 혹은 좀 다른 관점에서 올라운드형인.. 따위의 표현을 구사하는걸 보았다면 대충 비슷한 뜻으로 간주하며 맥락을 이해할 수 있으며 이 부분은 발음체 유닛의 응답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밝혀둔다

그건그렇고 오테가 기교는 있는대로 부려놨는데 결국 해상도는 HP1000이 훨씬약간 더 좋았더라능..십덕십덕...

아무튼 이상과같은 차이로 인해, 선입견이나 플라시보이기도 하겠지만 HP1000의 소리가 더 안정적이고 풍부하게 들린다

한마디로 더 좋다

아무튼 이제 심하게 못난애 괴롭히는 무의미한 비교평가는 이정도로 접고, HP1000하나만을 두고 본 본격 분석을 이제 들어가도록 하겠다


소니 MDR-7506

음악 듣는걸로만 쓸거면 사지마라


젠하이저 : HD25
요놈은 본 비교기의 맨 마지막에 등장하게 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졸라 비싸자나

하지만 공강시간 컴퓨터실에서 들어간 시코장터에 엄청나게 싼 매물이 올라왔고 그시점에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음악과 스캔만화와 야동멀티미디어를 보다 넉넉한 공간에 용도별로 분류해두고 쾌적하게 즐기려는 생각으로 사려했던1.5테라 하드디스크의 총알이 마침 모여있었............

그러니까

..........당장 오늘밤 뭔갈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처럼 발기했지만 그보다는 일단 이것저것 들어보며 쉬어야겠다
처음 샀을땐 앗싸 드디어~ 했었다

근데 몇일안가 또 느닷없이 등장해버린 아래 코스의 MV1덕에, 의미가 바랬다(상대가 안됨)

더듬어보니 이걸 산 날로부터 벌써 한달이 지났구나

그동안 짬짬이 들으며 파악은 대강 했으니 하여간 정리해본다

무엇보다 우선해서 언급하고 싶은 이야기는, 본 헤드폰은 디제이가 쓰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휴대용헤드폰의 최고 베스트셀러인 PX200나 심지어 이어폰(처음 이어폰을 사용하는 dj를 발견한건 대략 4년쯤 전이었다. 스크래칭의 간편함을 위해 임시로 이어폰을 그냥 쓰는 경우를 뺀다면 국내에서는 반년쯤 전부터 모 클럽dj가 이어폰으로 디제잉을 하고 있다)같은걸로도 얼마든지 잘 할 수 있지만,

그러므로 관점을 음악 감상자 겸 헤드폰오덕으로 한정하겠다

이제 소리에 대해 얘기해보자

이전까지 내가 모아왔고 들었던 다른 dj용 헤드폰에 비했을 때 가장 먼저 드러나는 차이는 중저음역의 부실하거나 깔끔한 특성이었다

맨 아래 바닥부분의 베이스는 비슷한 수준 내지는 약간 더 강조된 수준이며, 따라서 킥드럼과 베이스라인이 빚어내는 박력이나 웅장함의 측면에서 오히려 더 강력하고 충실하면서도 저음역에 중고음이 먹혀들어가서 탁하거나 두텁거나 멀리들리는 현상이 느껴지지 않는다

절대적인 수준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대략 40만원 윗쪽에 자리잡은, 꾼들이 레퍼런스라고들 부르는 헤드폰들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균형감이 느껴진다

한편, 실제로도 그런건지 측정이 구라인지 외국의 모 헤드폰사이트에서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10000Hz쯤에서 상당히 높은 피크가 보이는데, 좌우지간 치찰음도 샥샥 잘 쏟아지고 시원상쾌한 소리가 그 결과로써 뿜어져나오니 베스트장르는 드라이한 디스트톤으로 무장한 락과 메탈계열이 되겠다

물론 가장 시너지가 뛰어나다는 말일 뿐이고 최소한 내가 듣고있는 음악중에서 이 헤드폰때문에 맛이 상하거나 음악이 망가졌다는 느낌이 드는건 없었다

다만 중저음에 해당하는 약간 낮은톤의 양감이 부족한 이유로 인해 차분하고 푸근한 분위기의 발라드나 특히 우리나라 가요들중에 간혹 음량이 푹 꺼지는 느낌이 드는 노래가 몇곡 있기는 하더라

그리고 놀랍게도 울트라존의 DJ1과 거의 흡사한 대역밸런스를 보이는데, 저번주인가 청음매장에 놀러가서 진열된 HFI-580, 680, 780들과 맞비교해보니 역시 또 무척 비슷했다(여담이지만 비슷한건 비슷한거고 아무튼 580과 DJ1보다는 HD25가 더 투명하고 깔끔한 한급 위의 소리를 낸다. 오래 비교대조를 해봐야 확실한 결판이 날테지만 잠깐 듣기로 680은 막상막하였고, 780은 오히려 더 별로였다)

어쨌든 진동막의 넓이나 인클로저의 용적이 절반쯤밖에 안되면서도 덩치는 사실 의미가 없는거라고 몸으로 역설하듯 심각하게 강력한 면모를 보이며, 저음역의 힘과 공간감같은 몇가지 부분에서는 차라리 더 좋았다

나한테 중고로 내놓은 전 주인께서는 영화감상용으로 썼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가격이 문제다

이베이와 아마존에서 나오는 HD25의 평균가격은 130달러 정도로써, 약간의 성격차이를 감안하고 하여간 실력으로 맞짱을 떠봄직한 데논의 HP1000과 거의 같은 수준이며 그냥 만만하게 하나 사다가 음감이건 디제잉이건 혹은 밖에서 쓰고다니거나 영상촬영 오퍼에도 사용하고 녹음실에서 마스터링에도 써먹을 수 있을 정도로 좋은 헤드폰인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5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책정이 된걸까?


코스 MV1
아시다시피 본 벤치마크의 최초목적이 DJ헤드폰이라는 어느정도 매니악한 장르 안에서의 비교품평이었지만, 의욕을 앞세워 어쩌다보니 와꾸가 엇비슷한 다른 헤드폰들 까지도 포괄하게 되었다

니가 지금까지 모른것처럼 혹은 아는바대로, 코스는 국내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헤드폰업체이다

그리고 회사 자체가 이바닥 오덕들이 한때 열광했던 KSC시리즈 클립폰과 2웨이 무빙코일방식의 KDE250으로 꾼들한테나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형편인지라 국내의 dj중에서 이걸 쓰는 사람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외국에서도 상황이 비슷하더라

하여튼어쨌건 개인적으로 몇년 전부터 '저것들 언제한번 사고를 칠것같단말야..'라면서 주시하고 있었고(KDE250으로 정말 쳤다), 몇일 전에 벤치마크의 기준을 딱 충족해주며 괜히 맘에들었던 코스의 유일한 제품이 중고로 떴길래 또 낼름 집어왔다

운좋게 본 헤드폰을 구하여 몇일간 들어본 소감에 따르면, 헤드폰제조사 코스는 내 개인적인 추측 그대로 독자적인 기술력과 고유의 개성을 지닌 저력있는 업체였으며, 미국기준 소매가 120달러의, 플래그쉽으로써 다른 유명한 업체의 그것에 비해 무척 가격이 저렴한 MV1은 (적당하지만 또 아쉽기도 한)수입마진이 붙은 22만원의 국내가격이든 박리다매등으로 거품이 없다시피 한 120달러의 미국가격이 기준이든 아주 충분한 가격대 성능비를 지닌 훌륭한 헤드폰이었다

아무튼.

식순에 의거, 본 헤드폰의 소리에 대해 논해보자

하지만 그에 앞서서 본 헤드폰의 독특하고 놀라운 사운드를 구성하는 3가지의 특징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하겠다


하나. 높은 임피던스Impedance*7와 낮은 효율*8
대체로 헤드폰이 고급 고성능 고가격으로 넘어갈수록 임피던스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그러나 효율은 큰 상관관계가 없는 편)

저렴하고 대중적으로 아무렇게나 쓰는 수준에서 대략 30~40옴(dj헤드폰도 이정도에 머무름), 비싸지면서 슬슬 올라가다가 100옴 근처에 여러놈들이 포진해있고, 또 슬금슬금 올라가다가 감상용이든 뭐든 300옴쯤 되는거 두셋과  그리고 특수한 목적으로 설계한 것 중에 600옴까지 가는것도 있다더라(일단 무빙코일방식만 놓고 하는 이야기)

그런데 MV1의 공칭 임피던스는 무려 250옴!

가격이 비슷한 다른 업체의 다양한 헤드폰들 전체를 놓고 보아도 무척 심한 수준이고, 이 글에서 비교대상으로 함께 나오는 헤드폰들로만 범주를 좁히면 특히 더 그렇다

그런데 코스 홈페이지에 제공되는 제원에 따르면 고급형이거나 풀사이즈라 부르는 몇몇 다른 헤드폰들과 임피던스와 변환효율이 똑같이 나와있다

그러니까 다 똑같은 유닛알맹이를 갖다가 아주 사소한 튜닝만을 제각기 가해서 집어넣었다는 의미이고 MV1만 특정한 목적을 위해 높은 임피던스로 공들여서 만들었다기 보다는 얘네가 원래 이렇구나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하여간 세번째 특성과 함께하여, 포터블로 쓰기에 굉장히 불편하다


. 금속을 증착시킨 진동막
보통은 헤드폰패드의 가운데를 보면 천이나 스폰지, 철망등으로 유닛(진동막)이 가려져있다

진동막이란게 약간 빳빳한 비닐재질이고 뒤에 자석이 들어있는 만큼 모래알 속의 쇳가루나 담뱃재, 귀지따위의 자잘한 오염으로부터 그것을 보호하고 일부의 경우 미처 다스리지 못한 소리의 거칠음을 약간이나마 순화해주는 역할도 하는데, 이 헤드폰은 특이하게 유닛이 보이도록 드러나있으며 앞을 플라스틱망으로 막아는 놨지만 면봉정도 굵기의 가느다란 막대기로는 건들 수 있을만치 구멍이 성기게 되어있다

그래서 들여다 봤더니, 코스헤드폰의 진동막이 알루미늄티타늄을 증착시켜서 만든거라는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진짜 주방용 호일같이 생긴게 붙어있더라

스피커중에 가끔 트위터를 비닐이나 헝겊종류같은게 아니라 알루미늄이나 티타늄같은 금속으로 만든게 있는데 아무래도 비닐보다 금속이 더 딱딱하고 무거운만큼 상대적으로 거칠고 날카로운 음색이 난다고 한다

그리고 금속을 덧씌운 MV1의 진동막도 기본적으로 그러한 성향을 드러냄을 알 수 있었다

그러한 성향이 어떤거냐고?

내가 그동안 모아서 들어왔던 애들이 끽해야 패면서 길들인 똥개라면 이놈은 야생 삵정도?

존내 사납드라

그건그렇고.

효율이 낮은만큼 앰프볼륨을 아주 많이 올려줘야 하며 머리에 쓰지 않고 그냥 나오는 소리를 들으면 저음역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가벼운 소리가 나온다(세번째 항목 참조)

한편, 유난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비교적 낮은 편인 효율에 대해서 고민 해보다가 금속이 비닐이나 플라스틱보다 아무래도 무거운만큼 똑같은 게인을 넣어줘도 자석과 코일의 힘이 대애충 엇비슷한 수준인 이상 진동막을 잘 움직여주기가 상대적으로 힘든것이 여러가지 이유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 진정한 밀폐형의 구조
지난시간에 우리는 헤드폰이 개방형과 밀폐형의 두가지 종류로 나뉜다고 배웠다(?)

근데 한술 더뜨는 제대로 밀폐형이 또 여기 있었고, 알고보니 드디어 유행을 탔는지 계속 출시되고 계속 잘나가는 인이어커널타입 이어폰과 특성이나 맥락을 같이하더라

가격이 좀 높거나 드물게 잘만든 경우가 아닌 대부분의 중저가 커널타입 이어폰은 보통들 쓰는 헤드폰이나 개방형 이어폰에 비해 저음역대가 더 충실하거나 과다한 경향이 있는데, 귀에서 빼고 나오는 소리를 들어보면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저음이 적게 들리기도 한다는 것까지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MV1의 패드는, 일반적인 밀폐형 헤드폰들처럼 그냥 유닛의 뒤가 막혀있고 좀더 빡빡하거나 가죽종류를 덧씌워 바람이 새지 않도록 만든 패드로 귀를 감싸는 정도가 아니고 패드가 귀 주위로 흡반처럼 달라붙어서 유닛에서 귀까지의 통로마저도 능동적으로 밀봉해주는 그런 구조이다

머리에 쓰고 양쪽에서 누르면 고막에 압박감이 전해질 정도랄까

이로인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단순히 밖의 소리를 막아주고 나가는 소리를 줄여주는 밀폐형의 실용성으로 끝나는것이 아니다

이 헤드폰에 들어간 유닛의 저주파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빈약함을, 소리가 어디로 새거나 휘돌아치지 않도록 만든 엄격한 통로를 통해 바로 고막을 향해 들이미는 방법으로 보상하여 보다 큰 음압을 확보하고, 특히 무지향성이며 양감이 중요한 저음역이 엄한데로 삐져나가서 소실되는 현상을 최소한으로 억제하여 전반적인 음감의 만족도 측면에서 비교할만한 다른 회사의 헤드폰들과 엇비슷하거나 보다 뛰어난(리니어 내지는 이상적인 플랫에 수렴한다는게 아니라 묵직하고 든든하다는 의미임) 대역밸런스와 음질을 빚어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모든 밀폐형이 모든 개방형에 대해 지니는 한편의 유리함이자 특색이기도 하고 대개의 헤드폰제작자들이 수준이상 고가의 밀폐형헤드폰과 커널이어폰을 설계하며 어김없이 꾀하는 음향적 꼼수이자 돌파구이기도 하지만, 본 코스MV1의 진기한 패드구조로 인한 밀폐성의 특장점은 다른 어떤 헤드폰들보다 극대화되어 드러난다

다시 말해서, 유닛만 따로 쓸일이 있을리가 없기도 하지만 코스의 고급형 헤드폰들에 들어가는 유닛을 따로 떼놓고 보았을 때 전반적으로 다른 업체에서 채용한 것들에 비해 힘도 약하고 중고음역에서만 삐약거리는 어이없는 응답특성을 보이는 대신에 그걸 도련님버프튜닝으로 만회했다 이말이지

따라서 소리가 착용상태에 아주 크게 좌우된다는 꽤 심각한 단점이 있다

광대뼈나 귀 주위의 구조가 비범한 사람이거나, 긴 머리카락을 정리않고 그냥 머리에 얹어서 패드와 측두부 사이에 소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경우, 그리고 이걸로 음악들으면서 뭘 먹는달지 노래라도 따라부르느라 턱이 움직이고 귀주변이 뒤틀리면 소리가 바로바로 변해버리게 된다.

헤드뱅은 말할것도 없고,

나도 집에 가져와서 몇초간 고심끝에 고른 첫곡을 들으며 한쪽 유닛이 고장났거나 내부단선이라도 생긴줄 알았었으니, 몇 안될 이놈이나 이놈이랑 패드가 똑같은 코스제품을 샀던 분들도 처음에 식은땀좀 흘렸었을게다

그래서 아웃도어에 좀 그렇다..........

.............................하여간 조심하자

큰일났다

이 헤드폰에 대해 어디부터 어떻게 묘사하고 나의 어처구니없는 마음은 또 어떻게 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누가 이 헤드폰을 단 한마디로 표현해달라고 한다면, 나는 반칙이라 말해주고 싶다

먼치킨도 괜찮지 않을까?

일단 휴대기기의 수준에서만큼은 엉겨볼 여지가 없을 250옴이라는 높은 임피던스와, 턱이 움직이거나 머리가 흔들리면 바로 소리에 영향을 주는 완전밀폐형 패드구조, 그리고 얘말고 여기 줄줄줄 나온 다른 헤드폰들도 마찬가지지만 하여튼 무게가 상당히 묵직해서 목과 어깨에 부담을 준다는 것까지 포함한 단 세가지의 아쉬운 부분만 제외하면 이 헤드폰에 약점은 없다

한편, 외국의 어느 리뷰사이트에서 몇가지 엇비슷한 가격대의 헤드폰들과 이놈을 비교리뷰한 글을 저번주엔가 찾았었는데, 폴란드였나 핀란드어라서 내용까진 귀찮았고 제일 큰 폰트로 박혀있는 단 한마디만 번역을 시켜봤더니 영어로 Heavyweight더라

그리고 어제 dj장비매장에 들러 미국에서 290달러이고 약간은 어이없게도 국내에서 43만원이나 되는 파이오니어의 HDJ2000과 비교를 해봤다

비교에 사용한 기기는 파이오니어 CDJ1000Mk3(dj용 cd플레이어. 별거없다)와 데논 DN-X1700(dj믹서. 프리앰프 내지는 헤드폰앰프의 대체품으로 사용이 가능하며 얘를 비롯해서 최근에 발표되는 제품들중 상당수는 dac기능도 들어있다. 데논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고 하는데 집중해서 들어보니 소리가 확실히 좋긴 좋드라)

그리고 코스의 완승

HDJ2000 나오기 전까지 dj헤드폰의 장르 안에서 가장 베이스로 먹어주는 헤드폰이 육덕하고 푸짐한 오디오테크니카의 PRO700과 좀 심하게 소리를 주저앉힌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묵직한 AKG의 K181이었는데, 꼴에 신상이고 비싼몸이라고 HDJ2000이 걔넬 간단히 격퇴하는 기염은 뿜었지만 완전밀폐형 구조를 통해 흘러나가는 베이스를 알뜰하게 긁어모아 내미는 MV1의 똥파워는 당해내질 못하더라

이제 위에 정리한 희한한 특성중 세번째를 다시한번 읽어보자

본래의 모자란 저음특성을, 바람샐 틈조차 허용않을 정도로 귀 주변을 완전히 가로막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이얘기다

오랜만에 다시 이어서 쓸라니 기억이 안나네 하여튼 뽐뿌만 읽은 채 무턱대고 지르기엔 많이 불안도 하겠지만 뭐 어쩌겠냐 나는 숑가는 중이다

대신 임피던스가 워낙에 높기도 하고 제대로 밀착시키지 않은 상태에서는 베이스가 실속없이 훌렁훌렁 다 도망가버려서, dj믹서의 헤드폰출력을 최대로 올려놔도 음량등이 다른 원래 dj들 쓰라고 만든 헤드폰들만 못한다

일단 파이오니어의 DJM800에서는,

최소한 헤드폰출력단이라도 그보다 더 좋고 강한 dj믹서가 있다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만 아쉬울 따름


피아톤Phiaton MS400
그럭저럭 나쁜건 아닌데 좀.......


울트라존 PRO650
위에있는 DJ-1을 2년가까이 푸대접하다 의외의 부분에서 놀라운 실력을 발견하고 수소문하다가 마침 친구한놈이 갖고있는걸 생각해냈다

몇일간 빌려서 들어보니, 일단은 밀폐형이라는 공통점이 있긴 하지만 그거빼곤 지향점이 완전히 다르다

시큰하고 앙칼진, 통틀어 뭐라고 정리하기 힘들게 미묘한 윤색이 가해진 미드하이의 톤은 DJ1과 일단 같은 맥락이라고 하자

다만 아무래도 가격대가 있어서인지 PRO650쪽이 듣기에는 훨씬 더 좋더라

하지만 어디까지나 더 만족스럽고 더 많은 쾌감을 준다는 것일 뿐이지, 더 정확하거나 더 사실에 가까운 소리라고는 못하겠다

울트라존(과 그라도)에게 스튜디오모니터링과 같은 기준으로 가하는 평가는 어떻게보면 언어도단이랄까?

이거 개발한 사람들에게 왜 니네 헤드폰에선 이런 미원맛같은 소리가 나는거냐며 욕하거나 심지어 상급기로 갈수록 소리가 점점 더 현실감이 있어지네효~라고 설레발질을 쳐주면 아주 기분나빠할 것 같다

하여튼 머리에 쓰고 플레이를 누르자마자 비현실적인 어떤 기분이 들었었다는 말 외엔 딱히 신통한 설명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리고 음색 외에 다른 여러 헤드폰들에 비했을 때 뚜렷하게 드러나는 그밖의 차이가 있다면 뭐니뭐니해도 울트라존 특유의 공간감을 자아내는 S-Logic이 있겠다

확실히 머리통 안쪽이나 귀가 붙어있는 주변에서만 떵떵거리는 다른 헤드폰과 달리 울트라존의 공간감은 약간 앞쪽으로 쏠려있는듯 한 느낌이 난다

안면과, 시야에 들어오는 그보다 약간 앞쪽으로 열린 공간이 울트라존이 그리는 무대의 영역이라고 하면 상상이 될까?

소리가 엄밀한 측방에서 귓구멍을 향해 찌르고 들어오는게 아니라, 약간 아래로 치우친 앞에서 일단 귓바퀴를 때려주고 깔때기의 밑바닥 대롱으로 액체가 모여서 흘러내려가듯 귓속으로 빨려들도록 설계한 구조적 효과라고 하더라(참고로 최근에 다른 업체에서 새로 발표하고 있는 최고급 헤드폰들의 거의 대부분이 뒤늦게인지 하여튼 이같은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얼핏 들었을 때 신기하기도 하고 때론 더 광활한 공간을 연상할 수 있게 함은 물론이지만 적어도 비슷한 가격과 성능의 타업체 헤드폰과 비교했을 때 딱히 공간이 더 넓어지거나 음원의 방향을 더 정확하게 그려주는건 아니었다(그런데 뭐가 다른건지를 잘 못느끼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리고 소리가 나오는 방향을 독특하게 설계한 것 말고도 전 대역에 걸쳐 좀 부담될 정도로 소리를 메아리치고 울렁거리게 느껴지도록 하는 잔향감이 S-Logic효과의 또다른 기반기술인데, 이게 무대공간의 확장이나 라이브녹음의 현장감과 아련함을 더해주는 기능과 함께, 가수랍시고 tv나와서 노래하고 앨범도 찍어내는 사람들에 비해 아무래도 성량이나 톤이 못할수밖에 없는 그밖의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도 노래방에서 에코 빵빵하게 넣어주거나 목욕탕에서 씻다말고 흥얼거릴 때에 훨씬 윤택하고 감칠맛나게 들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달콤하고 여린 여성이나 아이의 목소리는 일반적으로 더 달콤하게, 중후하고 믿음직한 남성의 목소리는 보다 기름지게, 꺼끌거림과 사나움이 미덕인 락이나 메탈의 보컬은 격정과 호전이 한층 더해진 소리로 바뀌어 들리게 된다

개인적으론 아무래도 제일 나중 세번째에 언급한 락보컬의 힘을 강조해 주는것이 가장 효과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피아노나 디스트먹인 기타톤, 어떻게보면 사람목소리와 구조적인 발성방식이 같은 금관악기등을 비롯한 기악 내지는 반주의 소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타악기에 대해 말해보자면 하이햇, 심벌, 크래쉬같은 드럼셋의 쇳소리를 아주 맑고 개운하게 변색시켜주는건 물론이고 거기에 더해서 탐탐이나 킥드럼의 충격감도 훨씬 더 강렬하게 내뿜어주고 있으니 결국 다른사람들 얘기 그대로 가장 뛰어난 매칭을 보이는 장르는 락과 메탈이 되겠다

끝으로, 나만 혼자서 울트라존소리의 가장 뛰어난 부분이라고 느끼는건 베이스기타의 음색이었다

아마도 울트라존의 헤드폰들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저음이 많은편에 속할테지만 오히려 다른 업체의 dj헤드폰에 비해서는 좀 덜했던 DJ-1은 물론이고, 어쨌든 플랫한 응답특성은 아닐망정 DJ-1보다는 거시적으로 좀더 평평할 PRO650도 마찬가지로 베이스기타의 소리를 아주아주아주 농밀하고 고운 격정으로 내뿜어준다

전파계 여자보컬이나 소프라노도 아니고, 플룻이나 바이올린이나 하다못해 피아노정도나 되는 우리가 인식하기로 여성적인 성향의 맑고 깨끗한 악기소리들 다 제쳐놓고 난데없이 투박한 몸뚱이로 흙바닥 위를 꿈틀거리는 베이스기타의 소리를 예쁘다고 하면, 과연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일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근데 또 그렇게 양도 그리 많지않고 예쁜주제에 신기하게도 무겁고 굵직한맛은 또 한층 더하더구만

하여튼 정리하자면, PRO650은 올라운드였다

모든 장르를 다 무표정하고 한결같이 들려주는 모니터링계열의 밋밋한 소리가 아니라, 모든 장르를 공평히 다 재밌게 들려준다는 의미에서의 올라운드다

그중에 좀더 알맞는 소리는 락이나 메탈이나 혹은 디스코나 하우스같은 아무래도 좀더 흥겹고 무뇌스러움에 보다 밀접한 음악이고, 애호가들은 대편성클래식이나 재즈에서도 적절하고 훌륭하다는 얘길 하지만 난 안그랬다

실제로 그쪽 음악들도 마찬가지로 독특하지만 특별한 하자나 아쉬움이 없이 나오고 똑같이 즐겁긴 했지만, 각각 특정 스타일이나 장르를 장기로 삼은 헤드폰들과 걔네 나와바리에서 겨루기엔 너무 이거저거 잘하는건 많지만 그중에 딱히 빼어난건 없는 오지랍이었다(이래서 한번 더 올라운드)

내 개인적인 상황을 설명하자면, 대편성클래식이나 실황녹음을 들을때엔 Ergo Model2를, 힙합이나 하우스같은걸 들을땐 Denon HP1000이나 Koss MV-1, 뉴에이지나 독주곡같이 수가 적은 개개의 악기를 차분하게 즐기고 싶을 땐 AKG K501만 사용한다

심지어 불살르자죽어봅세인생뭐있냐쇼바를올려라며 내달리는 메탈곡을 풀볼륨으로 돌려놓고 짜릿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에도 MV-1이나 Beyerdynamic의 DT880을 쓰고있을 정도니, 비록 들어보려고 빌렸고 몇일뒤에 돌려줘야 하는 남의 물건이긴 하지만 특성화된 성향으로 자기 주전공에서 용과 범처럼 날뛰는놈들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PRO650의 처지가 진정 가련할 따름이다










*1 모니터링Monitoring
스피커나 헤드폰에서 나오는 소리의 왜곡이나 착색Coloration을 최소화하여 녹음된 본래의 소리가 가능한 그대로 나오도록 한 것

조미료를 안넣고 만든 음식처럼 재미없고 밋밋한 소리가 나오지만 그 대신 음악의 유형(장르)에 따라 어떤건 좋게들리고 어떤건 형편없어지는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으며, 지맘대로 소리를 변형시키지 않으므로 정확한 소리를 듣고 확인해야 하는 녹음스튜디오에서 사용한다

좀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소리를 즐기는게 아니라 소리가 나는지 안나는지, 소리가 난다면 어떠한지에 대해 확인한다는 맥락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그러므로 dj용 헤드폰도 클럽에서 음악틀다가 한가하게 다른거 들으면서 헤롱거리기보다는 어떤곡인지, 박자가 어떻게 찍혀있는지 확인하기위해 사용하는 것이므로 넓은 범위에서 (dj)모니터링이라고 부르곤 한다

전부는 아니지만 akg나 소니가 이러한 경향이나 용도의 제품을 다수 내놓았으며, 베이어다이나믹의 경우 한둘정도를 빼고는 모두 모니터링적인 성격을 띈다(실제로 많이들 쓰더라)

반대로 오디오테크니카, 울트라존, 젠하이저 세 회사는 모두 각자의 철학에 따라 적절히 왜곡 혹은 정제한 소리를 내는 헤드폰을 만들고 있는데, 특히 오디오테크니카는 이러한 개성이 무척 심하여 애호가들의 호불호가 격하게 갈리는 편이다


*2
(나는 )이런걸 숏베이스라고 부른다

베이스기타의 숏베이스 주법이랑은 다른거야

편을 굳이 가르자면 akg와 베이어다이나믹, 오디오테크니카 밀폐형 모니터링 a라인의 소리는 빠르고 단단한 숏베이스쪽이고 젠하이저와 보스는 펑퍼짐하고 느슨한 롱베이스라고 할 수 있다

관련하여 한마디만 더 덧붙이자면, 요즘들어 담백하게 절제되고 기민하게 반응하는 숏베이스를 구사하는, 그리고 거기에 보조를 맞추어 대역간의 양적 밸런스를 가능한 평평하고 넓게 정돈시켜 일견 밋밋하고 무표정하게 느껴지는 성향의 스피커와 헤드폰, 이어폰이 부쩍 많이 출시되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에 대하여 모니터링적인 소리가 최근 오디오계의 전반적인 유행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은 기술이 발전해서 그런다


*3
일반적으로 북을 비롯한 Acoustic악기의 소리는 어택순간의 최고점을 지나 점차 음압이 줄어들면서 동시에 주파수가 낮아진다(참조)

스틱의 재질과 무게와 굵기와 칠때의 강도, 북의 직경과 깊이, 북면의 재질과 두께와 단단하거나 질긴 정도, 통의 재질(밀도)과 두께와 무게와 단단한 정도등에 따라 북소리의 표정은 천차만별의 변화를 보이며 이중에서 특별히 각종 댄스뮤직에 삽입되거나 일반적인 포맷의 락밴드 드럼셋에 포함되는 킥드럼(샘플)에 대해서만 얘기해보자면 약 100Hz에서 150Hz사이의 어디쯤에서 가장 소리가 커졌다가 점차 잦아든다

실제 어택은 그보다 훨씬 위의 500Hz~1000Hz쯤에서 찾아야 된다고 하지만 들어보면 알 수 있듯 존재감이 사실상 없으므로 당신이 드러머나 엔지니어이거나 또는 자타공인의 권위있는 사운드디자이너가 되고싶은게 아니라면 무시하자

참고로 전자음악을 듣다가 중간에 삐융~삐융~ 하는 느낌이 들지만 막상 진지하게 들어보면 톤이 그렇게 높지는 않은 소리를 발견할 수 있을텐데, 어쿠스틱북소리에 비해 거의 1000Hz쯤에 달하는 어택순간의 소리가 더 많이 들어가있어서 뒤로가면서 묵직하게 내려앉지만 첫인상이 촉새같고 높은듯 들리는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싸이트랜스나 프랑스계열 일렉트로팝, 흔히 레트로나 복고적이라고 평하는 종류의 전자음악에서 이런소리를 즐겨 사용하므로 궁금하면 찾아다가 열심히 들어보도록

얘기가 잠깐 옆으로 샜는데 하여튼 대략 100Hz아랫부분의 울림은 킥드럼의 어택에 비해 외부소음의 간섭을 덜 받는 경향이 있으므로 그 결과 다소 늦고 희미하기는 하지만 은은하게 고막을 압박하는듯한 극저음의 울림을 이용해서 박자가 찍히는 순간을 미루어 짐작하는것도 가능하다 ← 디제이로서의 경험에 바탕한 견해이며, 음향학적 이론이나 실증이 뒷받침되지는 않았음


*4 dj헤드폰을 급노화시키는 가혹한 환경
1. 외부소음이 존내커서 거기에 지지않도록 우격다짐으로 볼륨을 키움
2. dj믹서의 헤드폰단에서 나오는 저급한 신호(클립핑을 비롯한 갖가지 신호의 왜곡과, 그보다 수백배 해로운 전기-직류-노이즈)
3. 둘 이상의 음악을 동시에 재생시켰을 때 두배보다 더 심하게 유닛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같은이유로 그냥 공연장보다 클럽에 설치된 스피커가 더 빨리 노화되거나 더 자주 망가지고 보다 큰 내구성을 요한다. 게다가 dj들의 무식도 스피커와 앰프의 혹사에 크게 기여함)


*5 입력허용수치(허용전력-전류)
영어로는 Input Power, Power Handling등으로 표기한다
보통헤드폰은 500mW정도, 어쨌든 좀 비싸면 간혹 2000mW까지, 디제이용은 이제 최소 3000mW부터, 밸런스드아마츄어유닛으로 만든 이어폰은 200mW내외이고 무빙코일로 만든 이어폰은 20mW정도


*6 야동폰
T옴니아말고 임마


*7 임피던스Impedance
옛 현인이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랬다
전자가 흘러가면 전기라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글쎄 전기가 통하는 도체 안에 뜨내기처럼 흘러가면 끝일 전자만 있을리가 없으니 한방향으로 우루루 가는길에 뭐가 걸리적거릴거라 이말이지
그 걸리적거리는걸 일단 저항이라고 불러보자
가만있자... 귀찮군 나머진 나중에


*8 효율
전기적 음향신호를 소리로 바꿔주는(Transducing) 효율이다
단위나 공식은 관심없고, 하여간 일정한 세기의 전기적 음향신호가 들어갔을 때 출력되는 소리의 크기를 뜻하며 뒤에 dB SPL(Sound Pressure Level)단위가 붙는다
숫자가 클수록 효율이 좋거나 힘이 세다고 보면 맞겠고, 자석의 세기가 강하거나 코일을 많이감을수록, 그리고 큰 차이가 있나 싶지만 진동막이 가벼울수록 높게 나올것이다
안티들의 잔말이 없다면 일단 높은게 좋은거다
하지만 그놈의 이론에 따르면 적절한 수준 이상으로 출력을 너무 강화시키면 음질의 열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한다
옛날기기와 신형끼리의 성능에서, 특히 공연용 대규모스피커의 씬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항목인데, 그러므로 우리는 ufo를 주우면 된다(...)
나 혼자서만 그냥 효율 또는 변환효율이라고 부르는데, 음향기기 제작사에서 제공하는 제원에는 보통 감도Sensitivity, 입력감도, 음압감도, 능률 등으로 표기한다
신호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해서 소리를 뽑아내느냐 뭐 그런 맥락일거다

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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