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프레서의 기능과 역할을 내가 안잊어먹을라고 정리한다

이미 잘 알고계시는 분들은 비웃지말고 조언이나 해주고 가시면 고맙겠다

그나저나 요즘 이거에 대해 해골 안에서 이리저리 모의로 상상해보며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dj가 쓰거나 기타에 연결해서 쓰는 이런저런 기발한 이펙터들이 많이들 나와있지만, 컴프레서만큼 재밌지는 않더라

파이오니어는 글러먹었고, 혹시 그 외 다른 dj장비회사에 들어가 일하는, 경우상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미래가 나에게 다가온다면 기필코 내 힘으로 스윕필터Sweep-Filter와 컴프레서 두가지만 집어넣은 dj믹서를 상품화하고 말리라 → djm2000에 채용돼버렸다 orz



스레숄드Threshold

컴프레서가 개입을 시작하는 게인의 한도를 정함

나는 음악을 구성하는 소리를 두가지로 구분하는데, 순간의 타격음을 내는 소리(밀어낸 소리(과거시제). 그리고 다른 맥락에서, 각자 두드러지고자 서로 떨어지려 하는 소리)와 지속음을 내는 소리(끄는(진행형) 소리. 그리고, 서로의 공통점으로써 엮이어 합치고자 끌어당기는 소리)가 그것이다

문화권에 따라 관악기, 타악기, 찰현악기, 탄(발)현악기 의 식으로 소리내는 구조를 기준으로 삼는 유럽의 방식도 있고, 비슷하지만 그보다 세세하게 입을 이용해 바람을 불어넣는지 혹은 손을 이용해 만지거나 때리거나 주무르거나 한다는 구실로 더 복잡한 아랍의 방식(엄밀하고 삐딱하게 말하자면 고전의 유럽음악은 엄연히 아랍 음악체계의 반쪽짜리 복제판에 불과하다. 잘봐줘야 축약형 개선판)이 있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나무, 돌, (구운 )진흙, 동물의 유해 등등의 만드는 재료를 근거로 한 구분법도 사용한다더라

하지만 나는 dj이고, 규소칩과 구리회로를 통해 오고 가는 정처없음이 정체인 디지털신호(우리 분야에서는 그중에 MIDI, 양화 알고리즘, 신서사이징)의 치세인 21세기의 사람이므로 옛 방식 대신, 자의적으로 더 간편하게 그냥 두가지만 하겠다

아무튼 찰현악기나 관악기처럼 본래 지속음을 내기위해 고안해내고 발달시킨 악기들의 소리는, 그냥 주욱 이어진다

시간축을 따라 크기 혹은 양이 많이 변하지 않는 흐르는 소리가, 나와서 지나갈 뿐이다

각각의 소리들은 근본적으로 피치도 일정하고 음압의 울렁거림이 덜하며 화성에 따라 조화롭게 혼합하기도 편하다

온순한 소리이다

그 반대쪽에는 타격음이 있다

이것은 순간의 번쩍임이며 더없이 충동적이고 난폭하다

보이는 모든것을 나눠담아 구분하며 흔쾌해하는 천상 폭군이고, 구겨박힌 그것들을 거친 발구름으로, 이쪽면과 저쪽면이라는 이분법적인 자신의 깜냥이라는 틀 안에 뭉개담아 구속한다

제멋대로 다가와 크게 휘저어놓고, 언제 여기에 있었냐는 듯 자취를 감춘다

우리의 마음은 그 재빠르고 무책임한 파동에, 또한 사라진 이후 각자가 겪을 이별같은 상실감의 곤두박질에 속절없이 휩쓸리어 설레일 수밖에 없다(다시 또 만나리라..)

이러한 속성을 다이나믹레인지Dynamic-Range라고 부르자

물론 변태적으로 사려깊은 신서사이징을 통해 꼭대기를 거세한 타격음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에 대해 나는 머리잘린 삼손을 떠올린다

컴프레서는 바로 이처럼 기구한 난봉꾼의 뒷수습을 위해 개발된 기계다

그리고 스레숄드는 얼마나 잘라낼까에 대한 변수이다


어택타임Attack-Time

신호의 게인이 스레숄드를 넘어간 후 컴프레싱이 발동하는 지연시간

느리게 설정하면 최초의 피크가 그대로 통과하여 본래의 목적을 제대로 수행치 못할 수도 있다

ADSR윤곽에서 이야기하는 어택과는 일단 무관하다


비율Ratio

스레숄드에서 정한 수치보다 많아진 신호를 누르는 정도

1 : 1은 적용하지 않는 상태, 8 : 1부터는 사실상 완전한 삭감(Limit)으로 기능하게 된다

-1 : 1 과 같은 음수의 비율이 가능하기도 하는데, 이런 동작은 컴프레싱이 아니라 익스팬딩Expanding이라 하며, 스레숄드를 넘어간 피크는 오히려 더 높아지게 된다


릴리즈타임Release-Time

원래 신호의 게인이 스레숄드 아래로 다시 내려간 때로부터 컴프레싱이 해제하기까지의 지연시간


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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