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하고 충만한 자각은, 견딜 수 있는 동안에는 대체로 의식에 시원하고 화끈한 연료로 작용하여 일용할, 그리고 주변에 유익하게 파급시킬 수 있는 의지와 활기를 공급한다

그러나 어느순간 그것은, 순식간에 나(혹은 내가 아는 나 외의 모든 것)를 불사르고 마는 천연덕스런 성령의 불꽃이 되어 시치미를 떼고 잔해없이 쓸어가고 만다

릴케가 천만 다행으로 스러지지 않은 채 돌아와 기록으로 남긴 바로 그 천사의 강인한 본질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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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행함과 이룸은 어쩌면 필요나 상황에 쫒기어 대안없이 저지른것의 뜻하지는 않았던 결과가 전부일지 모르겠다

그중에 가장 커다랗고 강한 것마저 놓고보니 잔꾀나 굵은꾀가 아닌 자신에 대한 돌봄에서 비롯한듯 보이니 말이다

밝고 강한이는 자기 내면의 유난하게 나약한 패배감을 극복하고자 그처럼 일어선 것이고, 유쾌함과 언변과 매력은 날때부터 따라붙은냥 지긋지긋한 일상을 지우고 좀 살아보려다 운좋게 이끌어낸 재능이 아닐까?

특정개인의 인격을 향한 고귀와 위대따위의 사후판단은 그저 피상의 치열했던 반작용만을 통한 가정이고, 오히려 그들은 특별히 민감하고 혼란하는, 더 알고 더 느낀만큼 더 휩쓸리고 더 마모당하는 혹독함의 우선된 먹이였을 것이다

견딜 수 있는 고난은 나를 보다 강하게 단련하여 견딜 수 없을 나중의 후속으로 인도한다

인문학, 사랑, 자의식, 삶. 그리고 즐거움은 서로 반응하고 서로 위로하는 공생의 중독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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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제를 잃은자는 신을 뇌까린 후에 잠시 망설였다가 무릎을 꿇거나 고개를 쳐들고 저주하거나, 드물게 두가지를 반복한다

이 지경에 처하지 않은 둔한 자들은 그러한 양태의 덜떨어짐을 거룩하다 느끼고 겉보기 행동만을 따른다

얘네가 매니아다

그들 외의 나머지에 대해서, 현재까진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다

사는동안 용감하고 아름다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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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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