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상의 요소들로 이루어진 구조에 따라서 너는 직접 노래를 만들거나, 아니면 누가 별 생각은 안하면서 그저 듣던대로 어떻게 잘 뽑아냈거나 곧잉이 개념원리 베껴쓰듯 착실하게 조합한 노래에 대한 분해질을 할 수 있게되었다

이제 완성된 노래를 몇곡 갖다놓고 어떻게들 만들었는지 간단하게 한번 펴보는 순서로 넘어간다

존내 뻔하게 잘만들어서 유명한 노래만 엄선해다가 뜯어봐야 전형성, 대표성, 당대성, 최적성등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지.....만 칸칸이 나눠읽기 편하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만 골라서 할거얌ㅋ

자 맨 먼저 애니메이션 세일러문의 오프닝인 달의요정 세일러문부터 보겠다


0:03 - 시작
0:07 - 전주
▷     
▷     
0:20 - 1절
▷        
  미안해 솔직하지 못한 내가 지금 이 순간이 꿈이라면
▷          살며시 너에게로 다가가 모든 걸 고백할 텐데
0:34 - 2절
▷          전화도 할 수 없는 밤이 오면 자꾸만 설레이는 내 마음
▷          동화 속 마법의 세계로 손짓하는 저 달빛
0:48 - 후렴
▷          밤하늘 저 멀리서 빛나고 있는
▷          꿈결같은 우리의 사랑
1:01 - 3절
▷          수없이 많은 별들 중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는 건
▷          결코 우연이라 할 수 없어 기적의 세일러문
1:15 - 종주
▷     
▷     
1:27 - 끗


자 이렇게, 전주랑 종주는 일단 제쳐두고, 2줄씩 4덩어리가 있잖아

아무튼 가사 1줄 = 라인 = 1개의 작은악구 이렇게 땋악 보이지?

제대로 할라면 작은악구를 구성하고 있는 4개의 마디단위까지 분할해야 맞지만 음절이랑 구문이 죄다 마디 사이에 걸쳐있어서 이대로는 무리고, 지금 우리가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으니까 
일단 이대로 보덩가 성에 안차면 악보를 봐라

그리고, 작은악구 2개가 모여서 큰악구 1개니까 2줄의 가사는 큰악구 하나어치가 되겠구나도 생각할 수 있지?

또 다음에, 첫번째랑 두번째의 절이 가사의 운도 같은 구조를 띄고 연주도 그대로 반복하는 꼴이니까 각각 1절과 2절인거다

근데 이 노래 BPM이 140이야

템포가 원체 빨라놔서, 이렇게 절 2개=큰악구 2개=작은악구 4개 에 해당하는 양이 한덩이로 뭉쳐있는데도 들으면서 별로 지루하지 않고 실제로 보편적인 미드템포의 보편적인 절 하나의 단위이게 마련인 큰악구 1개어치랑 시간이 비슷하단 말이지

아니 꼭 그래서인건 아니지만 아무튼 그래서 미안해~ 부터 ~저 달빛 까지의 2+2줄 내지는 얘네들 뒤에 번들로 따라붙은 후렴까지를 포함한 6줄어치가 이 노래에서의 관습법적인 1절이 되시겠다

그리고, 세번째는 앞에 둘이랑 전혀 다르지?

절이 앞에서 두번의 주기에 걸쳐 어쩌고저쩌고를 깔아주고 쿨탐 차니까 냅다 나타나서는 워우워우워~ 하잖아

그러니까 세번째의 밤하늘~ 부터 ~사랑까지가 후렴이야

그러고 나서는 세번째의, 그러나 2절이 나타나는 차례인데, 이번에는 통반복 없이 작은악구 2줄로만 이루어졌고 이거 뒤에는 곡을 끝내는 종주가 또 작은악구 2개만큼 나오게 된다

근데말야

여기까지 네덩어리의 배치를 보면 --후렴- 이런 식으로 같은것의 반복을 한번 한 후에 얘네에게 대응하는 다른게 나왔다가 그 다음에는 처음거랑 같은 형태인게 다시 등장하잖아

이같은 배치를 AABA포맷이라고 불러

쫌만 비약하면, 아니 사실은 시나리오의 진행양태인 기승도 이거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다AABC는 기승전병

하여간 이런 식으로 맞추는 방법이 구조의 규모와 상관없이 앞으로 존나 자주 나올거다 그러니까 내가 밑줄 깔아논건 전부 계속 기억하고 있어라

근데, 이 90초 남짓한 만큼이 사실 완성된 노래의 앞부분 절반이거든

그래서 이 TV프로그램 오프닝용 버전을 마무리하는 종주가 원래의 3분짜리 풀버전에서는 가운데를 앞뒤 대략 반으로 분할하는 간주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풀버전도 듣고 넘어가보자 기왕 하는김에 일본어 원판으로 가는거야 그리고 완전판을 들으면서 뒤에 더 달려있는 나머지 분량은 어떤 순서로 짜여졌는지도 주의깊게 보는거다

참고로 이것들은 본방당시 한국과 일본의 주류 대중음악에 쓰이던 세션과 편곡의 트렌드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중의 하나다

흥미가 돋는다면 어디서 어떤식으로 다른 선택과 해석이 각기 이뤄졌는지 꼼꼼하게 대조해서 교훈으로 삼는거다

어후 막 그냥 듣고듣고 또들어도 감동이 끝없이 샘솓는다 뭐 이런 아름다운 노래가 다있냐 아무튼 이제 다음곡으로 개구리왕눈이 간다



0:01 - 시작, 전주
▷     

0:15 - 절 1 
작은악구 1개
로 확 제낌

▷          개구리 소년 (빰빠밤) 개구리 소년 (빰빠밤)

0:22 - 선후렴 1 
역시 작은악구 1개로 서둘러 후렴으로 어음을 넘김
▷          네가 울면 무지개 연못에 비가온단다

0:30 - 후렴 1
아아아 날 가져요 으아아아 슬퍼;ㅅ; 아아아앜 슬퍼!!!!작은악구 2개+마디 1개

▷          비바람 몰아쳐도 이겨내고
▷          일곱번 넘어져도 일어나라 

0:46 - 절 2 
언제 그랬냐는 듯 또 확 다시 시작
▷          울지말고 일어나 (빰빠밤) 피리를 불어라 (빰빠밤)

0:54 - 선후렴 2
오빠씨발 빨리빨리!!!
▷          삘릴리 개굴개굴 삘릴릴리 삘릴리 개굴개굴 삘릴릴리

1:01 - 후렴 2
아아 되었느니라 Ang 헉헉퍽퍽 오늘은 더 못해
▷          무지개 연못에 웃음꽃핀다



이제 색깔 보면 뭔지 바로 감잡지? 뭐 이런 초고속으로 아름답게 조루하는 노래가 다있냐 (2) 오랜만에 쳐들으면서 얼마나 감동빤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혹시 가사 사이사이에 내가 싸놓은 염이 마치 글자처럼 보일지도 몰라 하지만 기분 탓입니다 이번에도 원판을 같이 한번 들어보고, 참고로 이거는 멜로디의 형태가 꽤 차이나고 템포의 격차도 커서 느낌이 다를거다

그리고
개구리니까 다음은 케로로 행진곡ㅆㅂ



0:04 - 시작 - 원 투 원 파이어
0:07 - 전주

▷ 8     

0:10 - 후렴

▷16         케로 케로 케로 케로 힘차게 케로 케로 케로 나가자
▷16         우리 앞에 있는 모든 시련들 겁낼 필요 없다

0:24 - 
, 브리지
▷ 8      

0:28 - 브리지
▷14         케로로 소대 오늘도 출동을 하네

0:33 - 절 1

▷16         큰맘먹고 세차하면 비오고 소풍가면 소나기
▷16         급하게 탄 버스 방향 틀리고 건널목에 가면 항상 내 앞에서 빨간불


0:47 - 
, 브리지
▷ 8        

0:51 - 후렴

▷16         케로 케로 케로 케로 힘차게 케로 케로 케로 나가자
▷16         우리 앞에 있는 모든 시련들 겁낼 필요 없다

1:04 -
, 브리지
▷ 8       

1:08 - 브리지

▷14         다섯 개구리 모여서 공명을 하네

1:14 - 절 2

▷16        
 힘들어도 밝은 얼굴 웃어봐 우린 내일이 있어
▷16         세상 일이 힘이 들고 지쳐도 우리 모두 모여 하나 되면 해낼 수 있어
▷ 8         이 세상에 두려운 건 없어 너와 함께면


씨부랄 뭐 이딴게 다있냐 (1) 간단할줄 알고 동요급 애니송부터 시작할랬더니 아이고 잘도 만들었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하나 있거든?

후렴이 1절보다 먼저 나오잖아

애초에는 이 후렴이란 파트가 절 뒤에 따라붙는 용법밖에 없어서 Chorus의 번역어를 한자로 합성할 때 뒤後자를 붙인건데 이게 앞에 있다고 하니까 일단 적잖이 어색하군?

하여간 후렴이든 Chorus든간에 이런게 앞에 튀어나와 있는 유형은 보통 후크송이게 마련이다

보다 일반적인 구성으로, 예컨대 소위 말하는 1절-후렴-2절-후렴-브리지-후렴-후렴의 정석 순서로도, 절과 후렴의 대비를 있는대로 벌리면서 전체적으로 존내 잘 만들면 후크송이 가능하기는 해

그러니까 음............ 맨 앞순서로다가 야심차게 내밀어놓은게 후렴인데 후크송이 못되면 좆나게 망한 노래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그리고 참고로 단 한명이라도 있을지 모르는 순진한 사람을 위해 부연하자면, 후크Hook라는 말은 유난히 간단하면서도 강력하게 잘 뽑힌 Chorus와 이것의 멜로디를 지칭하는 업자용어야

갈고리가 콱 걸고 안뽑히듯이 계속 기억에 맴돈다는 그정도 맥락인지 뭔지 한댄다 

후크와 후렴이 반드시 일치하거나 어느 한편이 다른쪽의 완전 부분집합이 되지는 않는다는데, 그 말도 맞지만 대개 보면 갈고리에 귀가 꿰이는 일은 후렴을 듣는중에 더 많이 겪게 되더라고 나는

그건 그렇고 현실에서 더 흔한 상황을 보자면, 선후렴이나 미들에잇따위 주의깊게 활용하지도 않고 절파트는 하는듯마는듯 가수마저 딴데 쳐다보면서 부를 정도로 밋밋하게 때우면서 후렴으로만 승부하는 그런 전략이 눈에 띈다

내 알기로 이 속성을 지구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구현한 가수가 원더걸스다

멤버중에 노래 제대로 부르는 애가 없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라도 그 당시 후크송이 아니고서는 마땅한 승부수가 없었으며 여지없는 대성공을 거두면서 후렴부분 외의 다른 파트는 씨발 명색이 노랜데 랩같이 무미건조하고 랩은 또 아닌 그런 병신스러운 면모를 아주 명백히 드러내줬지

물론 인간이 아니어서 인간의 필수요소인 지와 예가 부재한 박진영정도나 돼야 감히 그같은 날림을 실천할 수 있고, 그 외의 다른 작곡가들은 아무리 기획이 후크송이라 해도 노래의 전반에 걸쳐 골고루 정성을 들이는 편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어쨌건, 이 사실을 기억에 새기기 위하여 후렴으로 뻥하면서 시작하는 전형적인 후크송의 사례를 대충 몇 꼽아볼테니, 만약 이 얘기를 지금까지 전혀 모르다가 여기와서 읽고 처음 알았다면, 새삼스럽게 전부 다시 한번씩 들어보도록 해

꼭꼭꼭 한번(이상)씩 차분하게 다 들어준 후에 진도 나가는거다!
 


 강수지 - 시간속의 향기 

 원더걸스 - 노바디 


 손담비 - 토요일밤에 (참고로 
TV쇼에 쓰는 구성은 뻘쭘하지 말라고 앞머리 시작단계에 절을 두었음)

 주석 - 정상을 향한 독주 


 양수경 - 사랑은 차가운 유혹 


 신신애 - 세상은 요지경 


 지누션, 엄정화 - 말해줘 

 코요태 - 순정 

 이상은 - 담다디

 Cee Lo Green - F you 

 
BEP - BBP 


그런데 두번째와 세번째에 더해서 네번째까지 셋만이 팔리던 당시 후크가 어쩌고 하던 마케팅이슈를 활용하는 한편 까였기에 그 외의 다른 노래가 여기 껴있는데 대해 일부 반발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후크송이네 날로먹기네 음악성이 희박하네 뭐 그런 비난행위를 주고받고 공유하는 놀이문화의 개념도 없었던 시절에 그저 다들 좋아하며 평론가 좁병신들도 몰라서 낙인을 못찍고 넘어갔던 그런 노래도 있고, 마지막 예는 니네 상식을 벗어나지?

그래도 어쩌냐 내가 보기에 얘네들이 취한 절차랑 시나리오가 지극히 상통한데 이중 일부가 오피샬한 후크송 기획이니 나머지들도 후크송이랑 다를게 없는거지


그리고 괜히 엄한노래 골라봤다가 좀 짲응이 났으니까 도로 내가 좋아하는걸로, 일단 넘어간다

개똥벌레 GO!!




시작, 전주
16            
16              
0:17 -
 4
0:19 - 절 1

▷16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 수 없네
▷16          저기 개똥 무덤이 내집인걸,
0:36
▷16          가슴을 내밀어도 친구가 없네
▷16          노래하던 새들도 멀리 날아가네.
0:53  - 후렴
▷16          가지마라 가지마라 가지말아라
▷16          나를 위해 한번만 노래를 해 주렴,
1:10
▷16          나나 나나나나 쓰라린 가슴 안고
▷16          오늘밤도 그렇게 울다 잠이든다.
1:27 - 간주
▷16             
▷16             
1:44 - 절 2
▷16          마음을 다주어도 친구가 없네
▷16          사랑하고 싶지만 마음뿐인 걸,
2:00
▷16          나는 개똥벌레 어쩔 수 없네
▷16          손을 잡고 싶지만 모두 떠나가네.
2:17 - 후렴
▷16          가지마라 가지마라 가지말아라
▷16          나를 위해 한번만 손을 잡아 주렴,
2:34
▷16          아아 외로운 밤 쓰라린 가슴 안고
▷16          오늘밤도 그렇게 울다 잠이든다,
2:51 - 후렴 일부 확장
▷16         
 울다 잠이든다, ( 2마디)
▷ 8          울다 잠이든다.


앞에 애니송 세곡과는 다르게 큰악구 2덩이씩, 딱 두배 규모의 파트로다가 큼직하게 분할된걸 알 수 있다(요즘식 관점으로는 가지마라 파트가 선후렴)

그리고 케로로 행진곡에서 2절의 끝 2마디만 그대로 한번 반복한 것과 유사하게, 이 노래에서도 끝에 울다 잠이든다 부분을 되풀이 하느라 뒤가 늘어나 있잖아

막상 세보기 전에는 인식하기 힘들지만 이런 곡이 적잖게 있더라고

아무튼 이러한 유형도 확인을 했으니, 이번에는 머리를 좀 써서 복잡하게 짜맞춘것도 봐주자

미국식 개드립으로 지구의 2011년을 정ㅋ벅ㅋ해버린, 포챈여신 Katy Perry여사의 Firework다



0:07 - 시작, 전주(이 뮤비보고 찍은 시간임. 걍 음악파일로는 몇초씩 다르다)
0:15 - 절 1
Do you ever feel like a plastic bag, drifting through the wind wanting to start again?
Do you ever feel, feel so paper thin like a house of cards, one blow from caving in?
0:31
Do you ever feel already buried deep? 6 feet under screams but no one seems to hear a thing
Do you know that there's still a chance for you 'Cause there's a spark in you

0:46 - 선후렴
You just gotta ignite, the light, and let it shine
Just own the night like the 4th of July

1:01 - 후렴
'Cause baby you're a firework Come on, show 'em what you're worth
Make 'em go "Oh, oh, oh" As you shoot across the sky-y-y
1:17
Baby, you're a firework Come on, let your colors burst
Make 'em go "Oh, oh, oh" You're gonna leave 'em all in awe, awe, awe

1:32 - 절 2
You don't have to feel like a waste of space You're original, cannot be replaced 
If you only knew what the future holds After a hurricane comes a rainbow
1:48
Maybe your reason why all the doors are closed So you could open one that leads you to the perfect road 
Like a lightning bolt, your heart will glow And when it's time, you'll know

2:03 - 선후렴
You just gotta ignite, the light, and let it shine
Just own the night like the 4th of July

2:19 - 후렴
'Cause baby you're a firework Come on, show 'em what you're worth
Make 'em go "Oh, oh, oh" As you shoot across the sky-y-y
2:34
Baby, you're a firework Come on, let your colors burst
Make 'em go "Oh, oh, oh" You're gonna leave 'em all in awe, awe, awe

2:50 - 브리지
Boom, boom, boom Even brighter than the moon, moon, moon
It's always been inside of you, you, you And now it's time to let it through-ough-ough

3:05 - 후렴
'Cause baby you're a firework Come on, show 'em what you're worth
Make 'em go "Oh, oh, oh" As you shoot across the sky-y-y
3:21
Baby, you're a firework Come on, let your colors burst
Make 'em go "Oh, oh, oh" You're gonna leave 'em all in awe, awe, awe

3:36 - 브리지 겸 종주
Boom, boom, boom Even brighter than the moon, moon, moon
Boom, boom, boom Even brighter than the moon, moon, moon


신경이 마구 쓰이길래 운율까지 표시해봤다

벼래별 노래들을 다 들어봤지만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모음울림을 갖다맞추는 노래는 첨봤어 씨발.....이지만 가사 라임을 이지경까지 처절스럽게 짜맞춘 정성에 못지 않을 정도로 노래의 구조도 존나리 정통완벽완판우등생케이티페리스럽게 있는기교 없는기교 다 투입한 측면을 내가 높이사서 번거로움 무릅쓰고 건들어봤다

영문법 말고 초급 영문학이랑 실용음악 작곡이론 두 과목에 한해서, 다른 보조교재 없이 이노래 하나만 열라게 파먹고 가르치고 훈련시키는 걸로만 거의 한학기를 채울 수 있지 않나 뭐 그런 생각까지 든다

예를 들어 상상마당같은데서 하는 약간 심화된 취미수준의 DAW프로듀싱 커리큘럼에서, 구조 뒤엎어서 어색하지 않은 다른 순서로 한번 맞춰보기, 다른 기성곡 적당하게 골라서 이 노래가 취한 순서대로 재배열하고 서로의 선곡에 대한 결과물을 들어보기, 그리고 똑같은 절차와 얼개로 자작곡도 만들어보기, 소녀시대가 레터맨쇼에서 했던 거랑 김완선이 열린음악회 나와서 했던 것처럼 중간에 엄한거 브리지나 으로 삽입해보기 등이 있겠지

아무튼간 대충 봐서 이중모음 내지는 장모음으로써 의미상 연관성있는 근처에 같거나 가까운 형태의 모음이 존재하거나, 영어 작시법에서 본래 맞춰주기로 약속한 자리에 버젓이 박혀있는, 그럭저럭 길고 무겁다 싶은 모음은 몽땅 이탤릭으로 처리를 해줬다

다만, 일상의 대화에서도 잘 들리지 않고 문맥상 주된 의미가 주어지지도 않을 전치사나 접속사 나부랭이들은 이 노래에서도 역시나 후딱 짚고만 넘어가고 대강 다 약박에 얹혀있기에 내가 알아서 제외했으니 글자가 누워있는 자리만 힘줘서 읽으면 된다

그리고 사실 이새끼들이 작사할 때 레알 노린 대목은 주로 선후렴에서 주우욱 늘여읽는 모음 몇개랑 브리지하고 후렴자리에 반복되는 몇군데인데, 앞엣거는 이탤릭에 더해서 볼드까지 해놨고 반복구는 볼드만 걸어놨다

한마디로 볼드없이 이탤릭만 돼있는 부분은 대략 써놓고 보니까 영어 어순상 얼렁뚱땅 마침 강박에 올라탔거나 명목상으로만 장음으로 늘어지는 정도, 볼드만 돼있으면 걍 강조 겸 반복, 굵으면서 누워있는 글자는 의식하고서 목아지에 힘 빡 준채로 혀뿌리 뒤로 삼키고 입천장도 들어올린 채 묵직하고 강하고 길게 와악~! 짖듯이 발성해야 하는거다

정말 엉뚱한 이딴걸 왜 했는지도 싶지만, 가사에 별 의미를 두지 않은 채 땐쓰땐쓰를 위한 룹이 반복하는 EDM, 그리고 뉴에이지니 뭐니 하는 기악곡의 셈여림과 리듬도 결국 이것처럼 가사가 붙어있는 노래랑 이런거의 원형인 시까지 거슬러가며 근원 및 유사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하는거거등

천만 다행히도, 그리고 약간 아쉽게도 (경상도말을 제외한 )현대 한국어에 성조나 억양이 명시적으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리듬에 대해 감잡을 실마리 몇가지를 우리는 놓치고 있다

그래서 좆멍청한 랩찔이들은 오늘도 주구장창 어말어미 모양이랑 음절갯수를 무감동하게 찍어맞춰 채우는걸로 라임이 어쩌네 으스대며 그러는 한편으로 머리쓰지 않아도 흉내가 가능한 코스튬이랑 스와깅이나 일삼으며 본토 흑형을 기리는 형국이지

그나마 깨우쳐서 존내게 연구해온 선구자랍시고 랩으로는 버벌진트 정도가 있고 가수는 이소라가 손꼽을만 한데, 이양반들은 뭐랄까 동병상련이라고 해야하나 마음깊이 어딘가가 여러바퀴 꼬여있는 것 같아서......어후 이게 그렇게 힘든 일일까?

그런 의미에서 무까끼하이 한번 듣고 찬양댓글 남겨드리자 나는 귀찮아서 안했엉

딴소리 다했고 구조얘기 쫌만 하면서 다음글로 간다


위에서 후크송 얘기하다가 정석구조가 어쩌고 했었던거 기억나냐

1절-후렴-2절-후렴-브리지-후렴-후렴 이라고 했었지

진짜 딱 이렇게 만든 노래가 있기는 있는건지 의심스럽다만 보컬강좌나 실용음악 작법같은거 얘기해논 자료 찾아보면 꼭 서로 베낀것처럼 저 순서를 언급하더란 말이야

왜 이얘길 또 꺼내냐면, Firework는 
이른바 정석구조라는 배치를 한단계 더 발전시킨, 그래서 음대 실용과에서 오래 묵어있느라 좀 맛탱이가 간 교수님들이랑 소방차나 조영수나 김창환같이 실전에 능한 형님들이 짐짓 감탄좀 쌔릴듯한 구조인것 같아서야

뭔가 보자고

일단 Firework의 구조는 위에 펴논 것처럼 1절-선후렴-후렴-2절-선후렴-후렴-브리지-후렴-브리지

여기서 절과 후렴의 가운데에 낑긴 선후렴은 앞뒤 구멍모양을 맞춰주는 어댑터로써의 역할 말고는 볼게 없으니 지금처럼 개념질할 때에는 없는셈 치....고 싶다 내가

딱 이름부터가 후렴에 종속되는, 후렴을 예비하는 뭐 그렇잖아?

아무튼 앞부분 알맹이는 대략 동일한 개념이되 절에서 후렴으로 넘어가는 단계의 가운데에 쿠션을 하나 배치하는 기교를 발휘했다는 얘기다

덕분에 약간은 복잡해졌지만 이정도는 보통 사람들도 긴 생각 없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범위의 안이니까, 다채로움이라는 더 큰 장점을 획득한거다

다만 여기서 딱 한걸음만 더 복잡해지면 더이상 가요가 아니게 된다

어쨌든 그렇다 치면서 노래 시작한지 70%정도 지난 후 나타나는 일단락의 브리지의 이후를 보자

참고로 이 노래로 디젱을 굳이 해야겠다면, 너무 급하지도 너무 늘어지지도 않고 
가장 적절하며 무리없는 큐포인트가 브리지구간인거 알아둬 이미 아는놈은 아는대로 넘어가고 모르면 기억하는거다 깔짝대지좀 마

그러니까 나올거 이미 다 나왔고 그거 골라다가 재탕하면서 시간채우느라 중요성이 아무래도 덜하고 집중도 안되는 후반의 설거지를, 위에 얘기한 정석순서는 -브리지-후렴-후렴의 순서로 처리한다잖아

브리지로 일단 한번 끊고, 그냥 막 정줄놓은 채 계속 반복반복시켜도 무리가 없게 마련인 후렴을 2번 쓰는거지

좋은거같다

근데 이 노래는 그걸 한바퀴 틀어서 -브리지-후렴-브리지로 만들었네?

씨부랄 근데 대단하다고 구라는 잔뜩 쳐놓고 해석이 뭐 이따위로 옹색하냐 화성진행을 분석할줄 알아야 읽을사람 이해를 하건말건 음악가간지 뿜어대면서 퉁명스럽게 잘난체를 하는건데 아놔 숫자 세는거 말고는 능력도 없고 아무튼 후렴이 ONE MORE TIME 나오려니 했는데 뜬금포로 방금전에 들었던 브리지가 다시 나오니까, 맨 뒤 설거지멤버 셋으로 한정하면 -브리지-후렴-브리지ABA가, 그리고 범위를 한칸 앞으로 넓혀서 2절에 딸려있는 후렴까지 네덩어리로 계산하면 -후렴-브리지-후렴-브리지로 ABAB, 혹은 -후렴-브리지-후렴-브리지AB로 교대하는 구조가 성립하게 된다 이말씀이야 어휴 너무 걱정마라 나도 딱 니네만큼밖에 모르는 주제에 이런거 다 느끼고 정리할 용기까지 냈으니까 누구나 할 수 있는거야

그리고 또다른 구획나누기를 통하여 노래 전체를 1절-선후렴-후렴-2절-선후렴-후렴-브리지-후렴-브리지의 AAB구조로, 세번째 덩어리를 방금전 보았듯 ABA라 치고 앞쪽의 주인공들은 -선후렴-후렴으로써 ABC 인걸 감안하여 다시 또 색칠을 해보면, 1절-선후렴-후렴-2절-선후렴-후렴-브리지-후렴-브리지가 된다

그랑께 내 멋대로 무시하자고 했던 선후렴을 생ㅋ략ㅋ해뻐리고 이것들을 다시 볼작시면, AB-AB-CB-CABA-BCB-CABAB-CBC, A-BAB-CBC 등등 오만가지 개드립스러운 편먹기가 성립한다 이말이야

누가 뭐라건 나는 빗금치면서 영문장 독해하듯 저렇게 갈리워진 그룹별로 끊어들으면서 실제로 수없는 맥락과 암시와 의미와 전후상응과 음악적인 잔머리를 느꼈다


아니 근데 이게 뭐지 결론이 없네 여지없는 순환논증이군 에이 모르겠다 FAIL!

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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