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smelody

정리 2009. 2. 2. 17:09

이것은 길고 두툼하다

어떤 형태는 없지만 그러한 모양과 부피가 있어 구름을 미는 바람처럼 꿈속을 노니는 용처럼 부유하며 흔들린다

이것의 끝없이 길고 긴 몸통은 때로 고무처럼 탄력있게 튀기다가 진흙뻘처럼 묵직하게 빨아들이고, 쇠망치처럼 다가와 부딪는 듯 하더니 어느새 다정히 속삭이며 말을 걸어온다

이것은 천둥과 벼락처럼 투쟁하는 쇠와 가죽을 품에 아우르며, 겁많은 아이들도 달래어 무대위에서 춤추도록 꾀어낸다

이것은 낮고 거대하지만 큰북처럼 험상궂은 표정을 짓지 않아 모두가 다정히 느끼며,

무엇보다 탁하고 둔한 듯하나 가장 선명하고 날렵하다

이것은 새나 피리처럼 발랄히 노래 할 지언정 결코 경박하지 않으며, 어릿광대인양 쉬임없이 반복하여 움직이되 매 순간 다시 태어나듯 항상 상쾌하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를 둘러싸고 다스리지만 어느한때 오만히 내려보는 법이 없기에, 기꺼이 따라 움직이고 주목하도록 만드는 매력이 있다

나는 이러한 속성을 지니는것을 댄스뮤직의 베이스멜로디라 부른다

배웠다하는 모든이들이 베이스라인이라 말 하지만, 그것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선형의 모습만을 표할 뿐 은근하고 음탕히 율동하는 이것의 속성을 외면하는 명명이라 주장하고 싶다






베이스는 율동의 이데아에 대해 꽤나 근접한 어떤 표상이다

우리의 영과 육은 이것에 공명한다

이 특성을 이용하여, 춤이라는 현상의 전송과 공유가 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패턴이 어느정도 이상으로 복잡해지면 반응을 멈추고 생각에 돌입한다

어떻게 분절하고 해석함이 마땅한지를,

그 이전까지는 리듬에 속했으나,

앞으로는 멜로디의 영역에 접어든다

베이스의 움직임이 복잡해질수록 직관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워진다

그리고 충분히 단순한 패턴에 대해 먼저 한발짝 물러서서 관찰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흔하지 않다

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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