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땐가 덜컥 집어들었다가 아직까지 괴롭힘을 당하듯이 못 벗어나는 주의주장이 몇 있다

오늘 얘기의 실마리는 그중에 유목민이 본 세계사라는 책이다

떠돌이와 붙박이를 대립항으로 전제한 채 그바닥의 일방적인 공감대를 논박하는 걍 뭐 별거없는일본스러운 내용이다

나는 요걸 읽음으로써 중앙아시아에 피고지던 씨족과 정권들이 시대마다 어떤 이름을 자칭하며 어떻게 해먹었는지를 알게 되었고, 저자의 논리에 대한 동조의 경험으로써 이같은 태도를 다른 분야에까지 들이대어 뭐가됐든 우열의 프레임으로 판가름하기엔 세상이 너무 미묘하다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었다

어찌됐건 까대며 스트레스를 푸는 소장파스러운 논조인지라 흠집내고 씨부렁대는거 좋아하는 이른바 대한민국의 인터넷 민주화세력의 한마리로서 재미도 있었고 말이지


누가 정했던 옛 테제를 완전히 엎지는 않으면서 거기다가 자기 사사로운 감정을 덧붙이고 여건되면 선동까지 감행하는 밉상스런 태도를 수정주의라고 불러보자

내 얄팍한 수정주의는, 정주민과 유목민 두가지의 유형에 더해 화전민패턴을 추가한다

이들은 떠돈다는 면에서는 유목민과 같지만, 생산능력보다 큰 소모량을 정주민의 쌓여있는 재화를 약탈함으로써 벌충하거나 기르는 가축들을 통해 토양을 말리는게 아니라 들어간 지대의 모든것을 손수, 사실 정확히는 불을 이용해서 몽땅 분해하여 고갈시킨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달리 말하면 얘네는 불을 키우는 유목민이라고 볼 수도 있고, 생산력과 소모량의 비율로 따져야 하겠다면 유목민보다 더 유목스러운 무대책의 망종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쓰는거보다 만드는게 더 많아서 주저앉아 모으고 쌓는 버릇이 든 부동산정주민과 능력은 없는 와중에 저효율로 잔뜩 쳐먹느라 남에거 빼오는 앵벌이로 연명하는 현대모비스개미유목민이 또 있는것에서 더 나간게 익스트림레버리지의 풋좆밥화전민이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말대로 잉여생산의 근간이 되는게 농업이고 이것의 태동시기와 역사를 생각한다면 유목타입이 정주민보다 먼저인건 맞는것 같은데, 그러나 화전민이 유목민보다 더한 쌍놈에 열악한 처지라곤 하지만 이게 셋중 제일 나중에 생겨난 삶의 양식인것 같다


또 생각해볼게 있다

이번에는 사는 모습에서 기질이 얼마나 거칠고 화급할지에 대한 유추를 해보자

내가 극동의 고도로 문명화된 제후국 대한민국에서 수도인 서울메갈로폴리스의 백성이므로 역시 정주민부터,

이들은 1년주기로 계절이 오고감에 순응하며 작물을 가꾸고 거기에 곁들여 고기거리도 키우고 도자기도 빚고 시도 쓰면서 살아왔다고 한다

머릿수 제일 많은 중남아시아 뙤놈들의 경우 60진 갑자수까지 개발해서 여가를 즐겼을 정도다

게다가 순전히 뭐 팔아먹자고 지어낸 이슈인 디지털노매드라는 말이 표상하는 그대로, 지깟게 돌아다녀봐야 와이파이 잡히는 도성의 범위 안일 뿐이고 이것마저도 계절과 유사하게 규칙적인 주기를 따른다

얘네가 쓰는 픽시바이크나 아이패드나 나일론백팩같은거 죄다 농업정주문명의 끝물쯤에서 발생한 공장시설이 없으면 만들지도 못하지

그러니까 어딜봐도 제일 널널하고 게으르다는게 포인트다

이들을 표징하는 키워드를 부동산과 수비와 보존이라고 해두자



그리고 다음으로 유목민은, 자리잡아 오랜 세월동안 해먹어도 지장없을만큼 기후가 온화하며 지력이 좋은 동네는 아무래도 다 정주민들이 차지하고 있을테니까 그보다는 좀 살기 빡빡한데를 넓게 잡고 돌아다닐거 아니겠냐

보다 대범하고 굳은 성향이겠지만, 이걸 느긋함과 같은 뜻이라고 할 수는 없지

풀이 줄어들면 하늘한번 보고 후딱 커맨드 띄우자는 결정을 해야하고, 자는 사이에 다른 부족이 쳐들어와서 다 죽고 털릴지도 모르니 의심이 많고 서슴없으며 지구의 공전주기따위 알바아니다

그러니까 이번 경우에는 방랑과 줏어먹기가 키워드다



세번째로 화전민.

가축이랍시고 보유한게 비교적 작은 덩치에 병 잘 안걸리고 빨리 크는 용이점밖에 없는 돼지새끼나 치킨이나 개새끼정도밖에 없고, 알량한 작물이래봤자 몇알 수확도 안되는 주제에 밀림지대의 왕성한 식물들이랑 뿌리배틀 붙이면 백프로 빨려죽을 재래종 귀리나부랑이밖에 없다지?

이딴것들을 한시즌 바짝 키워서 버텨야 하니까 생태계고 애니미즘이고 조상신이고 나발이고간에 일단 불붙여서 먹이기 좋게 분쇄한다

살만하니까 멸종않고 버티나 싶지만, 그런데 그 어마어마한 에너지의 태반(진짜 그냥 짐작인데 열이랑 연기로 흩어지는게 못해도 70%를 넘을거같다)이 철거에이전트 불의 차지로 날라가잖아

(우리같은 )정주민의 중학교수준쯤 될 의무교육의 기반도 제공받지 못하고 그렇게들 살고 있겠지만 얼마나 억울하겠냐 무슨 불의 확장된 표현형인것도 아니고

또 사람이 사람아닌 다른것들이랑 구분되는 증거중에 제일 위력적인게 불이라니까, 어찌보면 이들 화전민의 삶이야말로 인간의 전형성을 가장 순수하게 보여주는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하여 화전민의 키워드는 혼돈과 파괴와 망가이다



이딴 뻔한 소리를 깔아놓은 이유는, 이제 남아있는 용두사미를 요 몇달간 바라보며 내가 엮어 생각한게 요것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경제학과를 다니다 말았고 원론책이나 경제신문 분석기사같은거 이제 읽어봐야 기억도 안나고 이해도 못하는 쓰레기지만 그런 척은 여전히 하고싶은가 싶다

돈은 돈을 버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투자은행과 사설 펀드같은 핫머니는 솥에 담긴 국물에 자기 피와 살을 섞어넣어서 평가가치를 불리는(그리고 가끔 빵빵할 때 지혼자 먹튀로 환전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장부의 숫자와 부가가치를 )늘리는 방향이라는 면에서 정주민 매트릭스의 일부로 기능한다

결국 의욕이 실물생산보다 앞서나가게 되어 인플레이션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그걸 또 당연한걸로 합리화하고 프랙탈도형처럼 구멍 뻥뻥 뚫어가면서 부피만 늘어나다가 내파하거나 자빠지는 회사도 주기적으로 발생시키고 있다

생물이건 사람이건 법인이건 먹으면서 한편 싸는걸 지속하고 그러기 위해 순환고리의 한 단계를 점하며 거기에서 벗어나지 않는것이 살고있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갓나온 뜨끈한 똥을 바로 먹고 그 똥이 다시 나온걸 친구입에 집어넣고 친구가 창자로 세탁해준걸 다시 내가 삼키고 그것도 모자라 내일 싸기로 예정됐으니까 미리 먹은셈 치자고 끝도없이 퉁치고 있으면 어떡하냐

꼴에 또 똥이 똥인건 알아가지고 저쪽에 고스란히 있는 안똥들을 죄다 찾아내 합류시켜서 더욱 거대한 똥순환 생태계를 이룩하잔다

요런것이 신자유주의다

그리고 이러는 새끼들이 바로 도시속에 기생한, 정주민 누구보다도 정주민스럽고 심지어 자기가 사람인줄 아는 씨발화전민 족속들이다

봉이 김선달이 마냥 좋은건줄만 알고있었지 요놈들아?

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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