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없다 우린 낚였어


이 펜 얼마전에 한바탕 언플로 유명해진거 알지?

내가 전에 일하던 사무실에서 등산배낭 하나 채울만큼 왕창 빼돌린 이면지에다가 박스째 사다쓰는 모나미 153으로 색칠공부하는 남자거든

곰곰 생각해보니 왠지 더 싸게먹힐거같아서 사봤지(가격대거리비)

장점은,

얇은 대롱이 아니라 펜 몸뚱이 전체에 잉크를 저장해서 오래 써진다는거

근데 탱크가 어쩌고 존내킹왕짱이라고 설레발질 자랑질 하는것과 달리 미쯔비시 유니볼을 비롯해서 이미 이런펜 많다

게다가 10년쯤 전에 판촉용으로 엄청나게 유행하다가 고질적인 볼 빠개짐으로 망해버린 세라믹펜도 있잖아

안에 어떤 섬세한 신기술이 들어있는진 알 도리가 없지만 난 좀 민망했다

나보단 니가 더 잘 알거야

그 다음으로는 필기감.

이거랑 비슷하거나 혹은 경쟁하는 몇몇 펜들이 공통적으로 띄는 추세가 보통 유성 속기펜에 감히 도전하려는 미끌흐물텅인데, 얘는 그와 다르게 사그락거리면서 종이를 긁는 맛이 있다

얼핏 만년필비슷한 기분도 들고, 나처럼 열정을 앞세워서 하얀 종이위를 질주하는 개발악필의 손움직임에 약간의 저항을 가하여 보다 신뢰감있고 정갈한 글자를 만들어주더라

이정도로 장점 끝

다음부터 단점이다

일단, 잉크가 구리다

정말 구리다

존나 개구리다

유성잉크가 비싼 일제라서 사용하지 않았다느니, 점도없이 질질 흐르는 수성잉크의 단점을 신개발 대롱형 첨두부를 통해 보완했다느니 하는 뒷얘기를 막 흘리더라?

그러니까 여기다가 유성 또는 중성잉크를 넣어서 만들게 되면, 단가가 올라간다는 말이 되겠지?

근데 새고 번지는건 둘째 치더라도, 마른 다음에 금방 색이 바랜다는 더 엄청난 단점이 있다

모닝글로리측에선 천원이라는 마지노스러운 가격을 양보할 수 없는 메리트라고 여기고 있겠지만, 그 이점을 포기하더라도 내생각엔 유성잉크를 담은 세번째 리비전을 내놓는게 더 좋을 것 같다

종이의 표면마감이나 펄프상태등에 따라 다르긴 하되 아무튼 쓰고나서 바로 퍼지는 잉크때문에 획이 뭉툭해지는건 차치하더라도, 마르자마자 누리끼리하게 톤이 가라앉는건 왠지 이면지 여기저기에 노래가사랑 과자이름같은거나 끄적대는 나로서도 참기가 힘든 부분이다

검은색만 이런 증상이 생긴다는게 불행중 다행이랄까?

그리고 왠지 나한테만 이런게 걸리는건가 싶은데, 검은색이랑 파란색 사서 열심히 쓰다가 어느날부터 검은색만 잉크가 줄줄새고 쓸때는 안나와서 버리고 마하펜Ⅱ라는앨 다시 샀는데 얘가 또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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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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