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을 기르는 왕


홍대앞에 있는 어느 명함집에서 이양반의 도록을 처음 보았다

거기 사장누나랑 놀러온 누나랑 일하는 아이가 >>ㅑ>>ㅑ섹시해~ 라길래 기다렸다가 받아서 봤더니, 섹시하진 않았지만 또다른 강영호들이라 자평하는 99종의 생생히 추출한 사진들은 온통 가슴이 두근거리게 만드는, 그리고 마주선 영혼을 뒤흔들어 다짜고짜 생각에 젖어 스토리를 떠올리게 만들 강렬한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다

이해를 돕기위해 작가본인 및 함께했던 주변인들의 도록 앞뒤에 자리한 이빨들도, 마음과 머리에 뭐가 자리잡게 되어 난 달라, 흥이라는 자의식을 안고는 있으나 근본적으로 똑같은 군상들의 인간관계와 자원교환의 매개만을 목적으로 이바닥에 거리낌없이 매립되는 평이한 오브제들의 그것과 일단 격을 달리하고 있으니 비록 엇비슷하게 허영과 범절로 마무리는 되었을망정 그저그냥그렇게 소비되고 끝나지는 않으리라

최소한의 주의도 없이 흥과 허영에 도취되어, 그러니까 멍한 의식과 제정신 못차린 상태로 예술매체의 관측을 포함하는 삶을 살아가는 이 씬의 된장들은 눈밝고 민감한 누군가가 옆에서 잡고 말해주지 않는 한 눈치챌 수 없을 여러가지 자취 중 내 주목을 끈 첫번째는, 대체로 얼굴만이라도 정면을 향하긴 했지만 가끔 다른짓도 하는 작가의 몸(의 밖으로 격하게 뛰쳐나와 아우성치는 가공의 성격, 자세, 장면, 사건)과는 달리 카메라만은 항상 거울과 작가와 우리를 같은 자세로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도록 앞뒤의 해설과 거기서 짤막하게 발췌하여 전시장 내부에 적어놓은 글귀중에 뚜렷하게 적시하진 않았지만 으레 알아보려니.. 하는 의도로 생략된 것일터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나한테 만큼은 풀어 설명하기는 힘드나마 의미깊.....아씨바 못쓰겠다


그건그렇고 엮여 출판된 공상소설 99 : 드라큘라 사진관으로의 초대의 공동저자를 비롯한 다른이들이 쥐어짜낸 호평과 찬사로 시종일관 나불대는 와중에, 강영호는 2분법과 무의식 원형에 대해 아주 집요하게 주장하고 있더라

(아마)주자와 라이프니츠가 대변하는 2분법 이데올로기야 망상을 비롯한 생활 전반에서 나도 아주 요긴하게 활용하는 도구이고, 근데 역작용에 대해 나같은 잉여들이 (지금처럼)물타기를 하고 자빠진 시대인지라 뭐 별로 모르겠다만 4년쯤 전에 아서 C. 클라크라마는 3의 사고를 한다 는 선언스러운 망상을 줏어읽고부터 적어도 보름에 한번씩은 알람처럼 되새겨 생각하는 사소한 편집을 겪고있는 터라 그게 뭐 대단하다고?라는 되바라진 태도가 자꾸 튀어나온다

남-여-중성, 공-수-중립, 신화-전설-역사, 陽-陰-合, 이거-저거-나머지, 카메라-거울-작가자신 등등의 셋이 함께하는 구도를 일단 내놓으셨지만, 진정한 3極의 관념일리가 없잖아

참고로 유년기의 끝은 반쯤 읽다가 친구 줘버렸고 라마시리즈는 이번 방학중에 살거다

그 다음,
원형이 어쩌고 하셨는데, 자라날 꿈나무들을 위해 조셉 캠벨이라는 이름정도는 흘려줘도 좋았지 않았을까?

아무튼 그랬다고




장소는 성곡미술관
근데 홈페이지에 이거 안올라가있다
24일까지 하는것 같드라
뻔한거지만 개관시간이 10시부터 18시니까 가볼거면 잘 맞춰가라
참고로 니가 에지간하지 않은 한 20분이면 다 들여다보고 지겨워서 나올거다
19일 빼고 토요일 16시에 작가님 나오셔서 거울보고 사진찍기도 하고 춤도추고 사인회랑 질의응답시간도 있다더라
보러가고 싶으면 일단 http://photo.naver.com/galleryn/74
검색하면 뉴스쪼가리 몇개 또 나온다
입장료가 5000원이고 마스크어쩌고하는 다른전시도 같이 볼 수 있는데, 보고 또봤다가 내용이 뒤섞여서 악몽이라도 꾸든지 아니면 대가리에 과부하걸려서 골빈된장으로 퇴화할듯한 두려움에 사진만 보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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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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