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체라는 단어는 일단 싫고 시작하는 사람이다
아울러, 본질이니 실체니 컨텐츠Contents니 하는 단어도 꼭 필요할 때와 데가 있을리가 없다 생각한다
그래서 불안의 알맹이라고 한다
얼마 전 나는 불안하는것의 알맹이와 맞닥뜨릴 일을 겪게 되었다
무슨 불안인고 하니, 감당을 못하리라 견적이 딱 나오는 다량의 자유가 내게 주어진것에 대한 불안이다
내세울 것 없는 키며 얼굴이며 조건이되, 다년간 화류계 외곽에서 굴러먹던 경력으로 여자사람앞에서 쫄지만은 않았으니 가벼이 꼬시고 만나서 즐기는건 되려 수월하였던 터이다
거리와 일터에서 무채색으로 흐리게 오가던 처음보는 남의집 딸년들이 선명하게 시야에 잡히고, 그래서 가슴이 두근거린 감각이 2년만에 돌아오게 되었다
이게 뭔 병신같은 소리냐고 하지 말자
나는 무서웠다
한국음식이나 섹스나 음악같은건 몇달이고 몇년이고 아마 참아질 테지만, 이를테면 불가피하고 마음의 준비나 의미부여도 없이 담배같은걸 못먹게 되고부터의 몇주일 후 상태처럼 말이다
그 누가 이를 눈여겨 볼것이며 이해하고 납득을 해줄것인지 기대는 않는다만, 불특정의 수없는 눈들이 죄다 하룻밤 새에 다녀갈지도 모를 이곳에 고백을 남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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