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폰계에는 akg, 베이어다이나믹, 젠하이저라는 3대 메이저 제조사가 있다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 각 제품들의 전반적인 성능에 대한 평가등을 기준으로 단순화하면 3强 多弱이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으리라
더이상 훌륭할 수 없으며 그 누구도 침범치 못할 권위를 자랑하는(특히 젠하이저가) 이 세곳은 다시 또 각자만의 독특한 음색과 성향을 드러내고 있는데, 헤드폰에 돈질좀 했다는 분들의 평가에 구라를 좀 섞어 정리를 해보면,
투명하고 순결하고 우아하고 맑은 akg
다소 밋밋하고 텁텁하게 느낄수도 있지만 그로인해 도리어 공정하고 반듯한 정중동의 미학을 드러내는 베이어다이나믹
축축하고 그윽한 표현력과 비교를 불허하는 웅장함을 구사하는 젠하이저
와 같다
그리고, 정말정말정말로 본의아니게 베이스만 쿵딱대는 음악을 다루는 dj가 되었기 때문인지, 탐 요크가 노래하는 크립처럼 자신에게 허락되지 않은것에 대해 품는 흠모와 애증탓인지, 나는 저 셋중 akg가 왠지 끌렸더랬다
나에게 가장 먼저 다가온 akg의 느낌은 그랬다
그런데, 마치 정의롭고 공정한 모범생만 같던 akg가, 변했다
더이상 무감정한척 내숭을 떨고싶지 않은 듯, 요즘들어 발표하는 제품들은 예전의 아름답되 금욕적인 면모를 벗고 좀더 흥겹고 좀더 강력하고 좀더 편안한 소리를 들려준다
오디오테크니카와 베이어다이나믹적인 변절이 느껴진다는 어느분의 평가가 인상깊었던 akg의 최고급제품 k701이 그랬고, 경쟁사 젠하이저의 px계열 포터블헤드폰에 대항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k4xx계열 헤드폰이, 젠하이저의 히트작 mx9x시리즈를 잡기위해 발표한 비장의 k3xx계열 이어폰이, 그리고 내가 몇년째 힐끔거리고 있으며 음향 엔지니어를 위한 모니터링적 특색으로 정평이 난 k27x계열 스튜디오용 헤드폰에서 저음의 양만 늘렸다고들 하는 dj용 헤드폰 k181dj가 그랬다
계모모기업 하만카돈그룹에게 청승 고만떨고 제대로 돈벌어오라는 구박을 받아서였든, 청순한 생머리원피스 미소녀의 모습으로 모에화되었지만 실제론 팔등에 노란털이 숭숭 난 북유럽 바이킹의 후손 아저씨들로 구성된 akg 의사결정집단의 선택이든,
akg는 변했다
허리 꼿꼿이 세우고 조신하게 웃던 그 처녀는, 이제 필요한 때와 상황이라면 노출이 심한 의상도 망설이지 않을 것이며 조용조용 얌전한 목소리로 말하다가 노래방의 싸이키불빛을 본 순간 지금껏 들려주지 않았던 통쾌한 목청도 서슴없이 들려줄 것이다
공인 국민여동생 1호 문근영의 성인연기자를 향한 변신과 2호 김연아에 대한 각다귀떼의 속보이는 접근에 격분하는 옵빠들의 마음이 이랬을까?
걔네 둘한텐 별로 감정이입이나 애착이 일어나지 않지만, akg의 "난 더이상 소녀가 아니야!"라는 선언에는 어쩐지 서글프고 야속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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