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전해지는것 중 가장 아름답고 그럴싸한 신화에 따르면, 제우스의 벼락에 쪼개어지기 전 우리 인류의 옛 모습은 지금 두명에 해당하는 만큼씩이 붙어있는것이 한 단위였다고 한다

무슨 뿔이 나서 우리를 분리하셨는지, 누가 알까?

그렇기도 하지만, 너와 내가 주지하고 있다시피, 양성생식으로써든 단위생식을 통해서든 번성하는 모든 지구의 생물은 흐트러진 군체로써 한 종을 이루는 것이며 낱낱의 인자들은 때가 오기 전에는 보통 자신이 유리된 조각임을 깨닫지 못 한다

나의 밖에있던, 나를 시작할 때에 내 일부가 아니던 무엇이 나도몰래 안으로 스며들어와 미풍처럼 요령좋게 가장 중요한곳에 자리를 잡는것이, 일반적으로 그 첫단계이다

그 조각의 생애 처음 맞이하는,

이를테면 사랑이리라

그러나 그때까지는, 자각이 날카롭거나 어떤 예지같은걸 못하는 범골인 이상 그저 좋고 말 뿐

심지어 스스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채 착상하기도 전에 내쫒는 사례도 있다

그리고 길지않은 시간이 흘러, 들어온 물질이 갑갑하거나 지겨워져 안에서 용틀임을 치다가 탈출이라도 하는 순간, 그것이 이제 나의 조각이 된 줄로만 알았고 이물질이 주는 내부의 충만함에 전율하던, 그러나 이제 이물질을 잃어버린 조각은 비로소 외면할 필요가 있던 진상과 조우한다

그 때에 달해서야 그리움과 목마름을 경험하여 비로소 알 수 있다

그가 떠난게 아니라 나의 일부가 강제로 분리당한 사건이다

지배종족의 농간으로 어미에게서 떨어진 우리집 작은 강아지가 내 손길에 파르르 떨던 그 때에, 아아 그 아이는 무엇을 느끼게 된 것일까

필시 그것은 오로지 각자의 꿈꾸는 안에서만 작용하는 허구이고 그리고 욕심이라고 할법한 것이리라

모두가 하나같던 시절에 대한 향수

낭만적이고 숭고한, 아름답고, 헌신과 희생을 연상케 하며, 한편 가련하고 무려 착하다고까지 세간 회자되는 가치는, 절대 틀렸다고 본다

그리고인식은, 탐심이다

우리는 존재함을 느낄 수 있는 나의 밖에 모든 것을 원하고 그것에 끌린다

알아보고 상응함은 곧 그것을 원하고 일부에서 나아가 그 전체와 나를 합하고 싶은 그냥 그렇게 뻔하고 당연한 욕망이다

희망차고 허망한 오늘의 밤.

여전히 이상적으로 충족받지 못하리란걸 아는 나의 외로움은 그러나 만에하나의 다행으로 바라보며 가장 사랑할 무엇과 다시 만나게 된다

우리것과 달리 주술의 빠짐없는 배치가 꼭 필요한 아리안어족의 문법처럼, 이제 주어의 자리에 나를 두고 마침표에 앞선 목적지에 그를 두도록 하자

오가는 쌍무의 관계는 이루지 못 할 지언정, 입으로 규정하고 고개를 마주 끄덕여 문장을 성립함이 실패할 망정, 나는 끈기있게 전하리라

동사인 사랑을

우주를 허무를 채우고 있지만 그러나 색도 촉감도 무게도 부피도 없는 유일한 움직임을,

우리 조상들의 몸이 갈라진 이후 명멸해왔던 수없이 동일한 그들처럼,

역사 이전의, 둘이 하나이던 태고에 스스로 오롯하게 자족하던 그것들처럼,

실체가 없는 착란이며 착란의 계약이거나 한쪽의 열망에 대한 방조적 피동에 불과하다 해도, 바치는 정성에 마주 미소지으며 팔벌려 받아주지 아니하고 어느날 미련없이 자리를 놓아두고 떠나신다 할 지라도, 어쩌면 여백에 대해 꾸미어 추측하고 이름을 짓는 형이상학의 삽질일지도 또 모른다만, 그리고 또한 나의 순수한 욕망이 방향을 틀어버리는 허탈한 귀결도 있을 수 있으나, 총소리처럼 나를 충격하는 기쁨이 나를 보다 편케함을 이미 알고 있으니 고개를 들고 뚜벅뚜벅 나는 전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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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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