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의 팔일편 중간쯤에 나오는 얘기다
생전에 이미 디테일로 악명이 높았던 공자가 어디 사당에 제사지내러 갔는데 뭐 할때마다 번번이 물어보고 확인받아서 했었댄다
어디한번 보자면서 벼르던 해당 에피소드의 악역캐는 물론이고 따라갔던 제자들도 벙쪄서 있는데, 그중에 누가 왜그러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공자 답하길, 예절은 법칙이나 절차 그 자체가 아니라 아니라 묻고 삼가하는 태도에 담겨있는 것이다라더군(!!!주의!!!뜻만 살려서 내맘대로 각색했음!!!)
그러니까 예절Art, Manner, Courtesy이라는게, 상황과 장소와 때와 상대에 따라 같을 수가 절대 없는것이고 입시공부처럼 달달달 유형별로 암기하는 대응도 유효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깊은곳에 담긴 진실함의 우러나옴이, 그리고 그것이 상대의 마음에 닿는것이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말이 되겠다
이거 보고 불편했었냐?
허리를 깊이 숙이고 정수리마저 보였지만, 그렇다고 꼭 굴종이나 상하위계의 정립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일본의 방식대로 고개를 숙여주었을 뿐이다
옆동네 열도의 그것과 거의 호환이 가능한 방식으로 전통이 내려온 덕에, 각자의 무의식이 처참하리만치 무감동하게 예의범절에 길들어버린 우리나라 누구들처럼 등이 둥글게 굽거나 얼굴에서 엄숙함이나 정중함 이외의 불순물이 배어나오는 모습이 아니라서 나한테는 아주 흐뭇한 장면이었다
상국의 지존께서 고개숙여 인사를 올린 대상이 하필이면 일본사람이라서 특히 더 그런거겠지만. 아 정말 이 정황이 너무 복잡해서 한갈래 말로는 풀어 설명하기 힘들고 마인드맵이라도 풀어봐야겠는데 하여튼 이거보고 불끈한 사람이 있다면 예절교육 다시 받자